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 가치투자 아버지의 미공개 글모음
벤저민 그레이엄. 자넷 로위 지음,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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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 자넷 로우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출간 2009.04.03

[서평]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자넷 로우 저 / 박진곤 역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벤저민 그레이엄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가치투자의 아버지이다. 손실을 피하고 원금 안정성과 적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철저한 가치투자와 장기투자 원칙을 남긴 인물이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이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 최고의 투자자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그가 남긴 많은 책들 중 <현명한 투자자>와 <증권분석>은 주식 투자자들이 꼭 봐야 하는 최고의 투자서로, 주식투자의 고전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런 위대한 투자자, 천재 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미공개 글들을 모아놓은 책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가 이번에 새롭게 리커버되어 출간되어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를 살짝 말하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기고문과 연설, 강의는 널리 인용되지만 자료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의 저자가 가지고 있는 그레이엄 관련 자료들의 사본을 얻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그리하여 저자가 여기저기 흩어진 채 정리되지 않은 그레이엄 관련 자료들을 모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투자와 경제 관련 분야에서 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의 모든 강의와 논문을 단행본으로 엮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알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것들만 선별하되 거의 편집하지 않았고 특히 가치 판단에 관한 부분은 그레이엄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한다. 그가 남긴 글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말했을까?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비즈니스와 금융윤리'에서는 <포브스>에 기고한 벤저민 그레이엄의 3부작으로 주식과 기업의 세계에 관한 불공정과 불균형과 기업윤리, 경영자의 책임에 대해 다루고, 2부, '주식과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와 투기, 가격변동과 가치의 부활, 주식의 미래, 적정주가수준 등에 대해 보여주며, 3부, '직업적 투자의 문제'에서는 과학적 증권분석, 미국 상원 은행 및 통화위원회 증언에서 주식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4부, '투자전략'은 뉴욕금융연구소에서 강의한 내용으로 총 10개의 강의를 접할 수 있고, 5부, '상품 비축계획'에서는 국제 상품비축통화를 위한 제안, 다중 상품비축 계획의 개요를, 마지막 6부,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인터뷰'에서는 그의 생애 말기에 이루어진 인터뷰를 담고 있다.


 

첫째, 좋은 주식은 좋은 투자다. 둘째, 가치는 수익력에 의존한다.

이 두 가지 정설 또는 완벽해 보이는 생각은 광적인 투자신조로 변질되고 이용되었다. 모든 투자자들이 투기자로 변하고, 상업대출과 월스트리트 대출의 상대적 중요성을 역전시키고, 완전히 비합리적인 가치평가기준과 뒤죽박죽인 회계관행을 양산했다. 우리가 처한 모순투성이의 불황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P. 28)

균형 잡힌 시각으로 장기적인 경험을 조망할 때, 우리는 소득과 대비된 자본이득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에서 또 다른 모순을 발견한다. 옛날 주식투자자들이 자본이득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는 말은 진부해 보인다. 투자자들은 거의 전적으로 안전과 소득을 위해 투자했으며, '가격상승'은 투기자들의 관심영역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노련하고 현명한 투자자들일수록 배당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가격상승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한다고 말할 수 있다. (P. 68)

내가 항상 믿듯이 여러분 역시 '가치접근방법'이 태생적으로 건전하고, 실용적이고, 수익성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 원칙에 충실해라. 그러한 원칙을 고수하고 월스트리트의 유행이나 환상 그리고 대박에 대한 끊임 없는 유혹에 빠지지 마라. 나는 가치분석가로 성공하기 위해 탁월한 재능이나 천재성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지성과 건전한 운용원칙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끈기와 확신이다. (P. 97)

요즘 코로나로 인해 경기는 불황인데도 불구하고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로 인해 주식시장은 활황이다. 그래서인지 인상적인 글이 있었는데 투자자와 투기자들이 모두 인기 있는 종목에만 집중하는 유행 때문에 중간 영역의 주식들이 독립된 확정가치보다 훨씬 싸게 팔린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 현명한 투자를 하려면 다르게 생각해 보면 된다. 인기 있는 종목에 따라갈 것이 아니라 중간 영역의 종목들은 안전마진이 소멸된 유망한 인기 종목과 달리 시장의 선호와 편견이 제공하는 안전마진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폭넓은 중간 영역에 속한 기업들이 오히려 미래 전망에 대한 예리한 선택이나 과거 기록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의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웬만한 투자자들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은 기본으로 한 권씩은 다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1949년에 출간된 <현명한 투자자>와 1951년에 출간된 <증권분석>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반백년이 넘도록 투자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것인지, 얼마나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서 나도 보고 싶은 책 목록에 적어놓고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 보았기에 이번 책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가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인물을 처음 만나는 책이었는데, 이 책이 가진 가치가 큰 이유는 나 같은 일반인이 하나하나 찾아 접하기 힘든 그가 남긴 많은 기고문과 연설문, 인터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활동한 시대가 꽤 오래되었기에 당시의 상황과 문제를 다루는 글들은 좀 난해하고 맞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오늘날에도 적용 가능한 핵심 원칙들, 문제가 되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내용들은 정말 많이 놀라웠다. 정말 과거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딱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들춰봐야 할 책이었다. 그의 인터뷰나 10개의 강의 내용, 청문회 증언, 진술 등을 통해 그가 어떻게 투자자가 되었고, 어떤 철학과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시선으로 기업을 바라보고 판단하는지, 어떤 원칙을 중시하며 투자에 임하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을 접할 수 있었고, 도덕적이며 매력적인 인간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구체적으로 그가 고수하는 투자 원칙과 일반투자자들을 위해 강조하는 것은 무엇일지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2021년 올해에는 <현명한 투자자>와 <증권분석>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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