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 - 직접 만나서 들은 여성 과학자들의 생생하고 특별한 도전 이야기
막달레나 허기타이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 / 해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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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 [막달레나 허기타이 저 / 한국여성과총 역 / 해나무]


이 책은 저자가 15년 동안 4개 대륙 18개국의 유명한 여성과학자들 100여 명과 만나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전세계에 많은 과학자들이 있지만 여성 과학자들만 다루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크게 생겼다. 저자는 전에 과학자들과의 대화록을 출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당시 인터뷰 대상자 명단을 추러놓고 보니 학술계의 고위직에 있는 여성의 수가 터무니없을 만큼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 교수가 거의 없는 이유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여성 학장이나 총장, 여성 노벨상 수상자를 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어 이런 점에 주목하면서 문제의 패턴과 원인을 찾아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유명한 여성 과학자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물리학자, 화학자, 생물학자를 비롯해 수학, 천문학, 공학 등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 약 100여 명에 이르는 유명한 여성 과학자들과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과학자 부부에서는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세 명인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거티 코리와 칼 코리, 일로나 뱅가와 조세프 발로를 시작으로 과학자 부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2장 정상에 선 여성 과학자들에서는 노벨상을 수상한 여성 과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3장 고위직에 오른 여성 과학자들에서는 대학이나 대규모 연구기관의 수장이 되거나 주요 고위직을 맡은 여성 과학자들을 다룬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공부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고, 초기 여성 과학자들은 대부분이 과학자였던 남편을 도와 급여나 직함도 없이 조수 역할을 하던 것이 전부였다. 공동 연구를 하여도 남편의 이름만 저자로 올려지고, 20년이 넘도록 남편의 조수로 일하고 남편이 죽은 뒤 연구를 계속하려 해도 허용하지 않아서 하고 싶어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1903년 마리 퀴리가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는데 이것은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주목받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여성들이 교수직이나 연구직과 같은 직업을 얻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당시 여성에게 배우기를 꺼려하던 남성들 때문에 여성은 대학 교육을 받는 것도 어려웠고 아무리 뛰어나도 대학 교수 자리를 얻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다 19세기 후반 여성운동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의 대학들이 차츰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 때가 본격적으로 여성 과학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때였다.


아무리 뛰어나고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도 시도조차 못하던 여성들이 어려움과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한된 역할에만 부당하게 배당되는 자신들의 삶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는데 있었다. 남성들과 같이 여성들에게도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모험심이 있었으며 더 의미있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이런 여성들의 계속된 도전이 세상을 바꿔 오늘날 예전에 비해 많이 평등한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노벨상 역사 113년 동안 여성이 과학상을 수상한 것은 총 16명 뿐이라는 사실은 다소 아쉽기만 하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다른 배경, 다른 전통과 환경을 가진 여성 과학자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각각의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그리 길지 않고 핵심만 간략하게 다루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여성 과학자들이 남성 과학자들에 비해 아주 미비한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에서 인정받기 힘든 이유와도 같다. 여기서 만난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직장이나 가정에서 여성에게 존재하는 여러 장벽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나 가족들의 도움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성이 다수인 사회에서 여성에게 존재하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대우, 환경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도나 중국 여성 과학자도 만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의 여성 과학자는 없어서 좀 안타까웠다. 우리 나라의 여성 과학자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하고픈 연구를 하면서 자유롭게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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