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다고 말해주세요
권나무 지음 / 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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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대에서는 음악가로서 교실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살고 있는 저자가 노래하고 가르치고 흔들린 일상 뒤에 고요히 써내려간 글들이 담겨 있다.
 
 
선배는 사람들이 책을 빌러가면 돌려주지 않는다고 했고
나는 사람들이 빌린 책을 갚을 때는
그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도
같이 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의 미안함은 가져야죠. 안전하게 자전거 하나 못 타는 세상 만들어좋은 게 우리 어른들인데요. 아이들 다치는 걸 걱정하시는 거라면 잘 알겠는데요. 안 다치게 잘 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스스로 안전하게 자전거를 잘 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할 일 아닐까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취향이 있어야 합니다. 취향은 선택입니다. 선택은 선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우선순위에 관한 직관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성적인 판단이자 주장입니다.

우리가 보편 감정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은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들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한다 해서 그에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멀어지지 않으며 다행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너는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너를 사랑하라. 그것이야말로 너에게 가장 큰 자유가 될 것이다.

당신의 자식이 이제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당신과 저의 부모로서 당신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그와 함께 저는 더욱 단호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저도 부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을 사랑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늘 가까이 두려 한다.

우리를 만나게 한 것이 착각이라면 떠나게 한 것은 오해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억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기억은 보통 사실 한 스푼과 오해 세 스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만 기억될 수는 없으니 어느 곳에서건 흔적이 남는 일이라면 용기로 시작해 책임으로 마쳐야 하는 법이다.

언어의 저울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오히려 값이 떨어지는데 애매하고 모호한 말들로 제값을 받아내려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에 대한 기만이다.

씨름을 할 때 힘으로 상대를 밀어내려고만 하다가는 순간적으로 힘을 빼버리는 상대에게 당하고 만다. 결국 내 힘이 나를 쓰러뜨리는 격이다. 나를 위압해오는 것들에 대해 압도적으로 유연할 수 있는 힘. 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야말로 진정 강한 힘이다.
 
  
✍오랜만에 읽은 산문입니다.
이책을 읽으면 든 생각은 자꾸만 나에게 다정하게 얘기하는 느낌이었고 저자는 호기심 가득히 질문하는 제자들과 그의 노래를 환하게 들어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아직은 다정하다고 말해주는 그낌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났을때는 고요하고 잔잔하게 그저 일렁이는 물결, 부드러운 곡선으로 흐르는 장면이 생각나는건 저자가 생각을 글속에 잘나타내주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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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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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탄생과 사랑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굵직한 순간 사이로 아이와 부모, 교육과 배움, 연애와 이별, 청춘과 노년, 정원과 농사, 독서와 여행, 고독과 관계 등 삶의 모든 순간이 이 한 권의 시집에 담겨있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 내가 잘못한 것이다 / 10만 명이 읽었는데도 세상 사람들에 /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책은 / 그냥 간식거리거나 쓰레기일 테니
 
자신의 두 발로 생존 배낭을 지고 / 한 걸음 한 걸음 묵직이 올라서던 / 심장이 터질 듯한 그 벅찬 길이 / 자긍심이 되고 그리움이 될 테니까
 
벌은 나에게 애 그리 한 걸까 / 실수로 자기 집을 밟은 적인 나를 / 죽이지도 쓰러뜨리지도 못하면서 / 일생의 단 한 방, 목숨의 침을 쏘고 / 왜 기꺼이 죽어가기를 각오한 걸까
 
시대가 변하고 모순이 변하고 적 또한 변해도 / 저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단 하나는 / 목숨 걸고 달려드는 작은 자들의 봉기, / 무장봉기라는 것
 
사람은 자신만의 /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 진정한 멋은 궁극의 자기 비움이고  / 인간 그 자신이 빛나는 것이니까
 
끝없는 열정과 시사한 재능을 함께 가진 / 시인의 성실성과 끈질김 때문에 / 다른 사람 천 년 쓸 글씨를 이미 다 썼다고, / 잉크가 조금씩 새고 매끄럽게 닳은 펜촉에 / 글씨가 조금 굵어진 것 말고는 진짜 만 년 간다고, / 백년도 못 사는 나를 바라보며 / 나는 만년필이다 위엄을 부린다
 
역사는 돌아서 보면 / 장엄하고 아름다운 연극이죠 / 선도 악도 어쩌면 하나의 배역 / 성취도 고난도, 승리도 패배도, / 하나의 낮과 하나의 밤이죠
 
얼마 전가지 우리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  / 선조들이 그렇게 살고 노동하고 저항하고 / 오늘 여기 코리아에 내가 서 있게 했다
 
그 더러운 이름을 내 몸에 담고 살 순 없다고 / 그들은 살아있어도 이미 죽어버린 자들이고 / 악의 칼잡이였으나 이미 내던져진 도구라고 / 진정한 복수는 다르게 살아 갚아주는 거라고
 
위로는 끝나버린 자의 것 / 더는 나아질 가망이 없는 자의 것 / 잉태와 소생의 힘이 고갈된 이들을 위한 / 나직한 탄식의 애도가 아닌가
 
죽은 내 어머니는 그랬다 / 사람은, 미움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고 / 인생은, 사랑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 곧고 선한 마음으로 끝내 이겨내야 한다고
 
지가 해보니께 나무는유 /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 죽여유 / 사람이 열 내고 하면유 나무가 죽어가유 / 사람이 죽은 듯 가면유 나무가 살아나유 / 귀한 나무일수록 무심을 좋아혀유
 
그 많은 사람 중에 / 내가 바라봐 주고 사랑해 준 사람이 없음을 알았을 때 / 내가 그 지옥이다
 
선하고 의롭게 살아온 이에겐 / 세상 끝에서도 친구가 기다린다네 / 좋은 동행자가 함께하면 / 그 어떤 길도 멀지 않은 법이라네
 
저주받은 시인이고 / 실패한 혁명가이며 / 추방당한 유랑자로 / 오늘도 멀고 높은 길들을 떠돌고 있지만, / 침묵 속에 아득히 잊힌 지 오래지만, / 누구도 나를 가련히 여기지 말라
나는 시퍼렇게 늙었고 /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고 / 나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으니
 
🔖오랜만의 시 속으로 빠져 봄날의 생동감을 만끽했다.
이시집은 하나같이 쓸쓸함과 서글픔이 묻어있다.
내가 이 시인의 시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언제 읽어도 먹먹해지는 아른함이 좋아서일 것이다.
무심한 돌 하나에서도, 풀꽃과 나무, 책과 만년필에서도 그 존재의 전혀 다른 빛을 비춰낸다.
많은 시속에서 지나온 길을 비춰주는게 같이 지나온 세월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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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고전에서 역사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 선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고전 읽기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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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고전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인물들의 상황 인식을 분석하고 그들의 선택을 추적하며, 책 속에 미처 담기지 않은 내면의 목소리를 상상한다. 또 쉽고 경쾌한 문제,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통해 독자가 고전의 내용을 재밌고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던 고전들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고,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고전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 재조명하기도 한다.
또 이책은 사람 이야기다. 사람이야기만큼 변주가 많은 이야기가 또 있을까? 귾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는, 그 순간을 연주자는 호흡으로 잇는다. 관객도 그 호흡으로 함께하며 젖어든다. 그렇게 하룻밤이 깊어지듯 고전은 역사를 얶어나간다. 신화에서 고대사까지가 이 책의 시간이다. 그 시간을 같이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천지 만물 하늘과 땅의 창조에도 인간과 같은 정체성을 부여하여 사연과 사건을 엮고 창조 과정을 풀어낸다. 신화의 메시지가 바로 우리 주변 인간군상들의 사연과 사건에 막춤으로 겹쳐 보이는 이유이다.

인간은 내면의 부끄러움을 감출 외부의 대상을 항상 가지고 있으며, 그 대상을 공격함으로써 부끄러움을 덮는다. 부끄러움이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꿈틀거릴수록 공격의 강도도 커진다.

<오디세이아> 24권 중 5~12권은 호메로스 편 '이상한 나라의 오디세우스'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에서 출발하여 고향 이타카까지 10년동안 경험하는 열한 번의 모험을 담고 있다. 모험 가득한 긴 여정을 뜻하는 '오디세이'라는 말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각 모험마다 오디세우스의 잔머리와 냉혈함이 지혜로 빛을 발하며, 타고난 역마살이 그 수명을 다할 때마다 그답지 않은 귀소 본능을 발동하여 신들까지 속인다. 감동한 신들의 배려를 받아 마침내 귀향으로 끝을 맺는다는 옴니버스 구조다.

<오레스테이아>는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의 이야기다.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연인과 짜고 남편 아가멤논을 죽이자 아들이 그 복수로 어머니를 죽인다는 막장 드라마. 예나 지금이나 소시민들이 쉽게 빠져드는.

<역사>는 헤로도토스가 바빌론에서 이탈리아까지,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이집트까지 당시의 '세계'를 일주하며 페르시아전쟁에 대해 신관들을 닦달하고 뱃사공을 붙들고 묻고 또 물어 수집한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변신 이야기>는 천지창조에서 시작해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 나아가 트로이전쟁 이후 아이네이아스를 통해 그리스에서 로마로 공간을 옮기니 뒤 아우구스투스의 대부인 카이사르까지 다루는 15권 128편의 대서사시다. 로마제국 버전의 <용비어천가>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업적이라도 꼭 거기에 그 영웅의 흠이나 미덕이 다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그의 말 한마디나 농담 한마디가 그의 진명목을 더 잘 드러낸다고 말한다. 원래 본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 법. 인간은 삶의 위기나 충격의 순간에도 본성을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에게 고조선을 멸망시킨 한나라 군주로 기억되는 인물, '중국역사의 아버지', 사성으로 일컬어지는 사마천은 <사기>에서 중국의 삼황오제 중 황제부터 당대인 한나라 무제까지 2천 년의 역사를 다룬다.

<열국지>는 격동의 550년 동안 출몰한 여러 유형의 인물군, 수백 명의 삶의 극적인 순간을 수백 편의 일화로 엮었다. 성공한 자, 실패한 자, 성공했으나 실패한 자, 실패했으나 성공한 자, 목숨을 잃었으나 영원을 얻은 자, 부귀를 얻었으나 명예를 잃은 자 등등. 크든 작든 우리가 인생에서 무언가 선택해야 할 순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200여 개가 넘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솓아져 나왔다.
 
 
🔖읽기 힘든책을 풀이하여 읽어주는 느낌?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책의 모르던 이야기도  해주고 역사도 같이 설명해주니 역사공부도 할 수 있고 쉽게 다가갈수 있다. 
가만히 읽어가다 보니 읽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같은 인물 같은 사건 같은 이야기, 같은 문장이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 다른 상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끼게 된나 보다. 그래서 고전인가? 동일한 외부의 자극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듯, 현재의 자극과 내면의 과거가 만나 빛을 발하듯 미래에 대한 통찰은 처지에 따라 느낌의 깊이와 방향이 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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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온
고승현 지음 / 99퍼센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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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미래에서 바라본 지구를 생명과 진화의 본질을 찾는 이야기다.
또 이책은  SF소설로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저항과 그것을 뛰어넘은 인류가 펼치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가 만들어낸 신과, 신이 되려는 창조물,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발버둥 치는 인류의 모습이 우리네가 살아가는 모습에서도 볼수있다.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거대한 음모, 그리고 음모 뒤에 감춰진 섬뜩한 진실을 만나게 된다.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체에 가까운 존재에게 처음으로 드러낸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은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 글자는 지난 선과 얇은 선 그리고 몇 개의 점과 물결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선들은 끊겼다가 만나기를 반복했어요. 점은 위와 아래, 옆 어디든 올 수 있었죠. 물결은 하나만 쓸 때도 있었지만, 세 개까지 늘어났어요. 가이아 문자와 전혀 다른 형태의 문자였어요.

해커들은 고객이 원하는 자료의 내용이나 출처까지 알려고 하지 않아요. 무언의 약속이죠.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소스를 빼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요. 그 이상의 호기심은 주제넘은 짓이라는 걸 모르는 해커는 없어요.

진정한 진실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과 진실을 숨기려는 사람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다른 것 같지만 한 몸이죠.

죽음은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아무도 빗겨갈 수 없지. 그래서 모든 인간은 현재에 집착하지.

자그마한 톱니바퀴가 있다고 칩시다. 그 톱니바퀴는 옆의 톱니바퀴를 열심히 돌리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톱니바퀴는 자기가 왜 그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냥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묵묵히 그 일을 수행할 뿐이지요. 자, 이제 톱니바퀴로부터 서서히 뒤로 물러나 보겠습니다. 톱니바퀴는 점점 작아지고 급기야 톱니바퀴는 시야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우리 눈에 나타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거대한 시계탑입니다. 톱니바퀴는 시계탑을 만든 사람의 야심 찬 계획을 절대 알지 못합니다. 그저 부속품으로 태어나 부속품으로 살다가 사라질 뿐이지요. 톱니바퀴에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말해줘도 톱니바퀴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가 시계탑의 전체 모양을 볼 일은 없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처음에는 우리가 속고 속이며 살아가는 현실이 커다란 거짓 속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통의 톱니바퀴라면 썩어 문드러질 때 까지 마주칠 일 없는 불가능한 이야기에 가깝기 때문이지요.

두려운 진실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아십니까? 증오입니다. 저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따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부당함이 저들을 움직이지요. 정의롭지 않은 세상이 저들의 유일한 적입니다. 어떤 종이든 어떤 사회는 집단에서 일어나는 불균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불균형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것이지요.

신은 왜 빛과 어둠을 창조했을까요? 사람들은 빛은 생명을, 어둠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어둠은 죽음이 아닌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의미한답니다. 생명은 아니 진화란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오루와 돌연변이  그리고 실패가 공존하고 있죠. 어둠은 실패한 진화를 숨기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파괴를 위해 존재한답니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불순물은 더 깊이 가라않고 새로운 질서는 그만큼 더 순수해지죠. 따라서 어둠은  건강한 생명의 필수적인 요소랍니다. 신은 불순물을 제거하려고 어둠을 만들었지요. 어둠이 빚어내는 음울하지만 황홀한 춤은 생명을 지탱하는 힘이랍니다.

밤과 낮이 순환하지 않는 시대가 오더라도 밤과 낮이 하루의 절반을 번갈아 차지했다는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지요. 1 더하기 1이 영원히 2인 것처럼 말입니다.

진실과 거짓이 뒤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감조차 잡기 어렵군요. 우리는 진실을 알고 있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답니다. 그리고 천 년 전 일어났던 불행한 일의 발단이 된 그 이전의 역사는 몇몇 단편적인 단서들 말고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지요. 그리고 그 단서들조차 역사가가 남긴 것이 아니라 이테온을 통해서 알게 되었답니다.

신들은 그들이 만든 최상의 창조물들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의 무한대를 볼수 있었으며, 기발한 생각을 느낄수 있었다.
미래의 생명과학이 나아갈 방향을 알수 있었으며 또 이책에서는 지구의 과거의 모습을 가져와 조금더 친숙하게 만들었으며 탄탄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지루할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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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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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가 튼튼한 구조로 공부를 설계하는 건 능력 밖의 일이기에, 실패한 공부를 집대성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이책은 오히려 무엇을 배울지 목적이 분명한 사람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학을 공부해서 당장 유학을 떠나려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통해 직업적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분들의 소용에 닿는 책도 아니다.
자신이 굼꾸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순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순간에 다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모든 공부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목표를 지닌 사람은 물론,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도.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직업으로서의 일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뭔가 할 일이 필요하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옳은 길을 되찾아 나오면 된다. 가야 할 길이 아니라면 아무리 멀리, 아무리 많이 걸어갔다 해도 미련 두지 말고 냅다 돌아 나오는 게 좋다.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많이 걸어간 것이 아까워서 계속 가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길을 너무 멀리 떠나와서 어디로 돌아갈지 알 수 없을 때는 그 자리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속 시원한 해결책이다.

자기 검열을 너무 많이 하면 나중에는 판단력이 흐려진다. 자기 회의도 가끔만 해야 자기 여민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질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별로 기대하지 않아야 부담이 없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대충 시작했다가 마음에 들면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지나 균형을 잡게 되면 무엇을 배웠건 그 분야에 관해서는 한결 깊어진 눈빛을 지니게 될 것이다.

책을 윤독으로 읽자고 하면 처음에는 조금 미심쩍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나 하던 돌려 읽기라니?' 하는 얼굴로 나를 본다. 하지만 윤독을 한번이라도 해보면 인원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함께했던 모든 사람다 200퍼센트  효과적이라며 좋아했다.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눈으로 책을 따라 읽으면 훨씬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ㅡ 헛되이 보내버린 이 시간 안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마지막에 가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의 본질적인 성과다. ㅡ (질 들뢰즈의 말)

어떤일을 시작할 때 결과가 너무 불확실해 보이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중간 중간 적절한 보상과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있어야 더 오래 공부를 즐길 수 있다.

시작은 미미해도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계속해 나가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경지에 도달하리라는 것. 이른바 공부에 스며드는 삼투압 효과를 기대해보자는 이야기다. 취미생활로 공부만 한 것도 없다. 그리고 언어의 세계는 끝이 없다. 공부의 최전선에 나서보기에 충분할 만큼.

독서는 책을 읽으려는 행위를 넘어서 인생을 배우려는 마음 그 자체다. 동시에 배우려는 마음을 북돋우기도 한다. 사람은 독서를 통해 정보처리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추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교양 속에는 사물에 관한 판단력이나 향학열 그리고 넓은 의미의 윤리관도 포함된다. 개인 신념의 근원이 되는 윤리관이나 이해력은 많은 책을 읽으면서 길러진다. 높은 독서력이 윤리관이나 이해력을 길러준다면 현재 윤리관이 무너지는 것은 독서력 저하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독서는 위험하다. 기존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관을 붕괴시키고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독서는 우리와 상관없을 수가 없다. 오히려 올바르게 가져야 할 기술이다.

ㅡ 인간은 움직이고 있는 몸을 나타내는 동사를 읽거나 단지 활발하게 움직이는 어떤 도구의 이름을 읽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하거나 달리는 것과 같은 마음 상태가 된다. ㅡ (프랑스의 문학 연구자 마리엘 마새<거울신경세포> 중)

내게 부족한 것을 채워서 남들보다 앞서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외부의 시선에 너무 휘둘리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행동할 뿐 정작 자신의 욕망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있다.
 
 
🔖이책이 나에게 온건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선물이다.
왜냐하면 나의 평소 생각과 추구하는 모습이 이 작가의 책안에 그대로 담겨있음을 알았다.
항상 무언가를 배우는 모습에서 그렇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노력하는 모습에서 더욱 그렇다.
이책으로 공부라는 단어의 무게에 눌려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 현재의 삶에 갇혀 더는 생각이 자라지 않는 사람, 공부를 평생의 놀이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하나의 든든한 외침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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