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짜임새가 튼튼한 구조로 공부를 설계하는 건 능력 밖의 일이기에, 실패한 공부를 집대성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이책은 오히려 무엇을 배울지 목적이 분명한 사람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학을 공부해서 당장 유학을 떠나려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통해 직업적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분들의 소용에 닿는 책도 아니다.
자신이 굼꾸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순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순간에 다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모든 공부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목표를 지닌 사람은 물론,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도.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직업으로서의 일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뭔가 할 일이 필요하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옳은 길을 되찾아 나오면 된다. 가야 할 길이 아니라면 아무리 멀리, 아무리 많이 걸어갔다 해도 미련 두지 말고 냅다 돌아 나오는 게 좋다.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많이 걸어간 것이 아까워서 계속 가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길을 너무 멀리 떠나와서 어디로 돌아갈지 알 수 없을 때는 그 자리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속 시원한 해결책이다.

자기 검열을 너무 많이 하면 나중에는 판단력이 흐려진다. 자기 회의도 가끔만 해야 자기 여민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질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별로 기대하지 않아야 부담이 없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대충 시작했다가 마음에 들면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지나 균형을 잡게 되면 무엇을 배웠건 그 분야에 관해서는 한결 깊어진 눈빛을 지니게 될 것이다.

책을 윤독으로 읽자고 하면 처음에는 조금 미심쩍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나 하던 돌려 읽기라니?' 하는 얼굴로 나를 본다. 하지만 윤독을 한번이라도 해보면 인원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함께했던 모든 사람다 200퍼센트  효과적이라며 좋아했다.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눈으로 책을 따라 읽으면 훨씬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ㅡ 헛되이 보내버린 이 시간 안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마지막에 가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의 본질적인 성과다. ㅡ (질 들뢰즈의 말)

어떤일을 시작할 때 결과가 너무 불확실해 보이면 피로도가 높아진다. 중간 중간 적절한 보상과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있어야 더 오래 공부를 즐길 수 있다.

시작은 미미해도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계속해 나가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경지에 도달하리라는 것. 이른바 공부에 스며드는 삼투압 효과를 기대해보자는 이야기다. 취미생활로 공부만 한 것도 없다. 그리고 언어의 세계는 끝이 없다. 공부의 최전선에 나서보기에 충분할 만큼.

독서는 책을 읽으려는 행위를 넘어서 인생을 배우려는 마음 그 자체다. 동시에 배우려는 마음을 북돋우기도 한다. 사람은 독서를 통해 정보처리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추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교양 속에는 사물에 관한 판단력이나 향학열 그리고 넓은 의미의 윤리관도 포함된다. 개인 신념의 근원이 되는 윤리관이나 이해력은 많은 책을 읽으면서 길러진다. 높은 독서력이 윤리관이나 이해력을 길러준다면 현재 윤리관이 무너지는 것은 독서력 저하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독서는 위험하다. 기존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관을 붕괴시키고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독서는 우리와 상관없을 수가 없다. 오히려 올바르게 가져야 할 기술이다.

ㅡ 인간은 움직이고 있는 몸을 나타내는 동사를 읽거나 단지 활발하게 움직이는 어떤 도구의 이름을 읽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하거나 달리는 것과 같은 마음 상태가 된다. ㅡ (프랑스의 문학 연구자 마리엘 마새<거울신경세포> 중)

내게 부족한 것을 채워서 남들보다 앞서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외부의 시선에 너무 휘둘리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행동할 뿐 정작 자신의 욕망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있다.
 
 
🔖이책이 나에게 온건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선물이다.
왜냐하면 나의 평소 생각과 추구하는 모습이 이 작가의 책안에 그대로 담겨있음을 알았다.
항상 무언가를 배우는 모습에서 그렇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노력하는 모습에서 더욱 그렇다.
이책으로 공부라는 단어의 무게에 눌려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 현재의 삶에 갇혀 더는 생각이 자라지 않는 사람, 공부를 평생의 놀이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하나의 든든한 외침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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