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다고 말해주세요
권나무 지음 / 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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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대에서는 음악가로서 교실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살고 있는 저자가 노래하고 가르치고 흔들린 일상 뒤에 고요히 써내려간 글들이 담겨 있다.
 
 
선배는 사람들이 책을 빌러가면 돌려주지 않는다고 했고
나는 사람들이 빌린 책을 갚을 때는
그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도
같이 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의 미안함은 가져야죠. 안전하게 자전거 하나 못 타는 세상 만들어좋은 게 우리 어른들인데요. 아이들 다치는 걸 걱정하시는 거라면 잘 알겠는데요. 안 다치게 잘 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스스로 안전하게 자전거를 잘 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할 일 아닐까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취향이 있어야 합니다. 취향은 선택입니다. 선택은 선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우선순위에 관한 직관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성적인 판단이자 주장입니다.

우리가 보편 감정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은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들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한다 해서 그에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멀어지지 않으며 다행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너는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너를 사랑하라. 그것이야말로 너에게 가장 큰 자유가 될 것이다.

당신의 자식이 이제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당신과 저의 부모로서 당신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그와 함께 저는 더욱 단호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저도 부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을 사랑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늘 가까이 두려 한다.

우리를 만나게 한 것이 착각이라면 떠나게 한 것은 오해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억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기억은 보통 사실 한 스푼과 오해 세 스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만 기억될 수는 없으니 어느 곳에서건 흔적이 남는 일이라면 용기로 시작해 책임으로 마쳐야 하는 법이다.

언어의 저울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오히려 값이 떨어지는데 애매하고 모호한 말들로 제값을 받아내려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에 대한 기만이다.

씨름을 할 때 힘으로 상대를 밀어내려고만 하다가는 순간적으로 힘을 빼버리는 상대에게 당하고 만다. 결국 내 힘이 나를 쓰러뜨리는 격이다. 나를 위압해오는 것들에 대해 압도적으로 유연할 수 있는 힘. 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야말로 진정 강한 힘이다.
 
  
✍오랜만에 읽은 산문입니다.
이책을 읽으면 든 생각은 자꾸만 나에게 다정하게 얘기하는 느낌이었고 저자는 호기심 가득히 질문하는 제자들과 그의 노래를 환하게 들어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아직은 다정하다고 말해주는 그낌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났을때는 고요하고 잔잔하게 그저 일렁이는 물결, 부드러운 곡선으로 흐르는 장면이 생각나는건 저자가 생각을 글속에 잘나타내주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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