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절망독서>라는 책제목을 보고 '절망'이라는 단어와 '독서'라는 단어가 관심을 끌었다. 인생에 있어 '절망'의 순간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경험이 적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절망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나 절망을 느낄 수 있고, 그 절망의 끝에서 작은 희망이 보인다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절망이라는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의외로 책을 통해 그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한번도 책이라는 것이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던 때였다.



사람들이 절망이라고 느낄 때는 어두운 고원을 홀로 걷는 괴로움을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깜깜한 밤길은 누구나 불안하고 외롭기에 동행이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동행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절망은 개인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에 '슬픔이여 안녕'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묘비에 '그 죽음은 본인만의 사건이었다'라고 했다. 절망은 늘 고독과 함께하기에 절망에 빠진 사람은 그 고독을 견디기 힘들고 자신밖에 그 기분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어두운 길을 함께 걸어주는 책을 읽으면 그것만으로도 절망이나 고독이 어느정도 치유된다고 한다. 나치스의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는 것은 그야말로 절망의 극치이지만 책이 구원이 된 예가 있다고 한다. '다하우 수용소의 괴테'라는 책의 저자는 네덜란드인으로 나치스에게 체포되어 다하우 수용소에 수가뫼었다. 수감자들이 가지고 있는 책이 한정적이긴 했지만 고전문학을 읽고 자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저자는 말한다. 절망의 순간에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아무리 좋은 충고이지만 절망에 빠진 당사자에겐 다른 사람의 충고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절망독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절망의 순간에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이고, 2부는 그런 절망의 순간에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기다리다', 카네티의 '또 하나의 심판', 카프카의 '변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 가네코 미스즈의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등을 추천하는데 <절망독서>에서 추천하는 책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절망의 끝에서 절망을 벗어나게 한 책을 만났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운에 개인차가 크다고 생각한다. 절망에서 벗어난 지금 절망에서 구해준 책을 읽어보면 특별한 뭔가가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다. 너무 평범하고 뻔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동화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 <절망독서>에 등장하는 책들이 절망에 빠진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런 책들이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주었던 책이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아마 누군가에게 행운이 따르기 바라며 저자가 이 <절망독서>를 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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