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 - 민중의 카타르시스를 붓 끝에 담아내는 화가 홍성담, 그의 영혼이 담긴 미술 작품과 글 모음집
홍성담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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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는데 작년 우리 나라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충격적인사건이 있었다. 21세기 시대에 정부에 협조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작품을 발표한 예술가에게 블랙리스트라는 딱지를 붙여 더욱 힘든 예술을 하게 했다. 하지만 숨겨졌던 진실은 밝혀지고 그 진실은 총을 뚫고, 칼을 뚫고 정의가 승리하게 된다.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는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예술로 표현하고 승화시킨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2014년 4월 16일 오전에 일어났던 '세월호' 사건을 그림으로 그린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얼마전 세월호가 인양되기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동안 작가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세월호의 아이들과 승객들의 표정과 몸짓은 참담하고 끔찍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캔버스에 그려진 세월호의 모습은 물에 잠기는 창가에 붙어선 사람들의 눈물과 외침이 보이고,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는 중 마지막 셀카를 찍거나 세월호 속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는 잠수부의 이야기, 그런 가족들을 눈물로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 등의 모습은 그림으로라도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현실이었다.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은 5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월호 사건, 폭력, 예술가의 사명, 파괴, 촛불이 그 파트 주제이다.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폭력의 사건을 주제로 한 '폭력'은 제주 4.3 사건을 비롯해 야스쿠니와 군위안부, 히로시마 원폭 사건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 폭력의 그림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자가 주인공이고 그 여자들은 대부분 임신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있다. 하지만 새생명을 잉태한 여자들은 폭력에 노출되어 잔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워야 할 모습이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역사를 비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무기라고도 할 수 있는 '풍자'를 풍자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정치가의 머리에 똥을 올려놓은 그림, 꼭두각시처럼 누군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을 풍자라는 그림, 삽을 첼로로 생각하고 연주하고 있는 정치인 등의 모습은 당시의 정치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예술을 예술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의 후원을 줄이거나 탄압하는 정치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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