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의 끝에서 - 제2회 나미콩쿠르 대상 수상작
마르셀로 피멘틀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주로 읽는 그림책을 무척 좋아하는데 가끔은 읽고 '이런 이야기가 있을 수 있나!'라는 감탄을 하는 책들을 만난다. <줄의 끝에서>가 그런 그림책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무슨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특이한 표지의, 검은색, 금색, 붉은색만 사용해서 특이한 표지의 그림책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해야 10여 페지이의 짧은 그림책이다. 게다가 그림책 안에는 글자가 전혀 없다. 그림만 있는 그림책으로 글자가 없지만 그림에서 이미 수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오히려 글자가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줄의 끝에서>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숲속에 살고 있는 동물인 듯 나무의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제목처럼 줄을 서 있다. '동물들이 왜 줄을 서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대사나 글이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100%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숲속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산다. 사슴, 거북이, 새, 악어, 호랑이, 원숭이, 뱀, 개미까지도 줄을 서 있다. 왜 줄을 서 있는 것이지? 한 장을 넘겨본다. 그래도 여전히 동물들은 줄을 서 있다. 땅에 살고 있는 동물도, 하늘을 날고 있는 동물도 모두 줄을 서 있다. 그런데 한 장을 더 넘기자 이번엔 줄을 서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크고 붉은 나뭇잎을 가진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남자가 붉은색 물감으로 동물들에게 예쁜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거북이의 까만등에 붉은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자 예쁜 격자무늬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미 그림을 그려준 아르마딜로와 호랑이, 개미, 나비의 몸에도 예쁜 색깔이 들어가 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그저 그림자로 보이던 동물들이 붉은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자 살아있고 생생하고 멋진 동물로 탄생했다. 물론 동물만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다. 나무에게도 멋진 모습을 그려주었다.

 

 

그런데 밤이 되어도 낮이 되어도 동물들은 여전히 줄을 서 있다. 왜 줄을 서 있을까? 이번에 동물들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만족해 한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행복해하는 동물들이 보인다. 이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동물들에게도 내려 동물들 몸에 그려진 붉은색 물감이 그만 물에 씻겨내려간다. 멧돼지의 그림도 지워지고 새의 그림도, 뱀의 꼬리의 그림도 그만 빗물에 씻겨 동물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원래대로 돌아온 서로의 모습을 보고 놀라워한다. 이번엔 그림을 그려줄 인간이 없다. 그렇지만 이번엔 붉은색 물감이 칠해진 큰 나무가 나타난다. 그 속으로 들어가면 전처럼 예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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