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오래된 역사는 아니지만 수십년 전의 역사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을 보면 호기심이 생긴다고 할까, 그나마 자료가 수백년, 수천년 전의 사람들보다는 많을 것 같아 가끔은 직접 찾아보기도 한다. 몇 년 전 미국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미국의 숨은 천재 수학자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던 존 내쉬는 잘못 된 시대를 만났는지, 냉전시대 소련(현 러시아)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학문 연구밖에 모르는 학자를 이용한 정부는 존 내쉬의 개인적인 인생과 삶보다는 오직 암호 해독에만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천재적인 수학자의 인생이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영화로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책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엔 또 한명의 천재가 등장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컴퓨터 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이라는 실존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독일군의 암호 '이니그마'를 해독하지 못해 전쟁은 독일의 승리로 보였다. 하지만 앨런 튜링이 만든 기계 덕분에 암호를 해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가 최근 영화로 만들어져 책까지 읽어보게 된 것이다.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한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형사 레오나드 코렐은 비오는 날 한 남자가 죽었다는 죽음의 현장으로 출동을 한다. 남자는 독이 든 사과를 먹다 죽은 것을 가정부가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다. 이 죽은 남자가 대학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급기야 죽은 남자가 동성애 수학자였고, 그런 동성애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십거리로는 딱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수학에 대해 알고 좋아했던 형사 코렐은 수학자 앨런 튜링에 대한 묘한 호기심이 생긴다. 왜 유명하고 저명한 수학자가 사과를 먹고 자살했을까? 그는 어떤 일을 했을까? 등의 생각에서 벗어나려 앨런 튜링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실제로 있었던 앨런 튜링의 자살 사건에서 시작하는 미스터리소설 형식이다. 세계2차세계대전 당시 매분 3명의 군인이 전사했다고 하는데 그런 전쟁을 멈추기 위해 자신의 수학적인 지식과 능력을 이용해 독일의 이니그마라는 암호 체계를 풀었다. 그런 앨런의 업적은 전쟁후 많이 묻히게 되고 지금에서야 앨런 튜링에 대한 것들이 영화와 책으로 나오면서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