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번지 파란 무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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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에 램프의 요정 지니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장난꾸러기 같은 도깨비가 있다.

혹부리 영감의 혹에서 노래가 나오는 줄 알고 금은보화와 혹을 바꾸는 도깨비는 착한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고 나쁜 사람들을 골려주기도 한단다.

또 도깨비는 우리나라 귀신 중의 하나로 사람들 생활 속에 가끔 나타나며 여러가지 동물이나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다. 그런 도깨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100여 년을 살아왔다. 그리고 최첨단 IT의 기술이 넘쳐나는 21세기에 나타났다. 물론 전설상의 도깨비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잘생긴 외모와 능력을 갖춘 로맨티스트로 말이다.

 

 


 

이름은 공윤후. 직업은 마술사. 하지만 인터넷 상에 그의 정체를 안다는 인터넷 블로그 개설자 '룸룸'이라는 사람에 의하면 그는 100여 년 전부터 살았다고 한다. 이름을 바꾸면서 말이다.

'공천옥'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지금 '공윤후'의 할아버지로 알려져 있다고 하지만 원래는 모두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깨비이기에 죽음이 없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할아버지 공천옥, 손자 공윤후이다.

공씨 집안은 대대로 마술사로 할아버지 공천옥은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독립운동까지 한 애국자이다.

   



 

공윤후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뭔가가 필요한 사람들,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사랑이든, 모정이든, 우애든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 공윤후의 업이다.

그러고 보면 공윤후는 도깨비의 임무를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머리에 뿔 달리고 무서운 도깨비의 형상은 일본의 '오니'라는 요괴이다. 우리나라 '도깨비'는 인간적인 모습 또는 동물의 친근한 모습으로 장난을 좋아할 뿐 모두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공윤후가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감싸주는 것은 당연하다.

마술사이면서 마술은 쓰지 않으면서 뭐든 꺼낼 수 있는 푸른 코트를 입고 다닌다.

아마 그 코트 안에 사람들의 슬픔과 아픔을 넣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줄 기회를 꺼내는 것은 아닌지. 마술이 아니라 '마법의 코트'를 입은 공윤후와 다른 도깨비들.

그들을 만나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공윤후에게는 활이라는 동료가 있다. 활에겐 사연이 있었고 우연히 공윤후의 동료가 되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주인이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404번지 파란 무덤>에는 공윤후같은 도깨비들이 나온다. '단풍나무', 갈색 고무줄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꼬마가 등장한다.

이런 인물들은 전설상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모아 등장인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단풍 나무와 상상력이 만나 '프란츠'라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적 허용과 같은 소설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꼭 푸른 옷에 푸른 얼굴을 한 도깨비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공윤후는 우리 주위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사람들을 관찰하고 자신을 믿는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며 도와주려고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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