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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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내가 죽었다.

늦은 나이에 만나 15년을 함께 살았다.

다른 부부들에 비하면 15년의  결혼생활은 짧다.

하지만 아이가 없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이 더욱 애틋했다.

 

구라시마의 아내 요코는 림프성암 4기였다. 말기의 암환자. 6개월의 시안부 인생이었다.

그런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유언을 보니 자신의 유년시절을 보낸 작은 어촌 마을에 유골을 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편지 한통을 받아야 했다.

아내의 유언대로 구라시마는 캠핑카를 타고 아내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평균수명보다 일찍 죽어버린 아내. 그 아내와 함께 간 장소며 프로포즈를 했던 곳을 둘러보며 아내 생각을 한다.

 

 

 

<당신에게>는 최근 상처를 당한 구라시마 이외에 4명의 남자들이 더 나온다.

다들 인생에 큰 실패를 맛보았거나 맛보는 중인 남자들이다.

구라시마는 여행길에 그들을 만난다. 서로가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여행길에 동참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기도 한다.

 

실패자들로 보이는 이 남자들은 각자 한가지씩 비밀을 가지고 있다.

제일 먼저 여행에서 만난 스기노, 두번째로 만난 남자들은 같은 회사 동료인 다미야와 난바, 그리고 난바의 소개로 만나게 되는 오우라 타쿠야.

이들에겐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들만의 비밀이 있다.

하지만 남자들만의 여행이란 묘한 것인가 보다. 이들은 구라시마와 짧은 여행에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자신의 무거운 짐같았던 비밀들을 이야기한다.

 

 

그들 다섯 남자는 모르는 타인 같지만 다 조금의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적이, 서로 만난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인연을 알지 못했다. 각자의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 인연의 끈도 밝혀지게 된다.

 

이 소설 <당신에게>는 잔잔한 소설이다.

격한 감정의 싸움이나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전혀 다른 전개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아내의 유골을 가지고 큰 위험없이 제날짜에 아내의 편지가 있는 우체국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네명의 남자(스기노, 난바, 다미야, 오우라)의 고민까지도 다 해결한다.

꼭 파도가 치지 않는 바다에 배를 타고 갔다 돌아오는 느낌이다.

 

 

큰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닌 잔잔한 소설이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면서 인연이 되는 것이다. 구라시마는 비록 아내의 유골이었지만 함께 여행을 하고자 했던 아내와 한 마지막 여행이었다. 이 여행으로 아내와 추억도 만들었지만 노후가 외롭지 않게 다른 인연도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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