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부의 남해 밥상
정환정 글.사진 / 남해의봄날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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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부가 남쪽 바다가 보이는 통영으로 이사를 온다.

서울 사람들이 서울 근교로 이사를 가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이렇게 먼 거리로 이사를 오는 경우는 많지는 않다. 물론 아내의 직장 때문에 통영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지만 서울에서 벗어나기는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이미 도시에 익숙해져 있으니까.

 

 

 

부부는 서울에서 통영으로 이사와 1년을 보낸다.

첫 겨울 통영의 시장에서 그들은 통영의 특별함을 발견하게 된다.

시장에서 상인들의 얼굴에서, 말투에서 경상도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정없을 것 같은 인상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 시장 상인들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말에 통영을, 경상도를 달리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대구와 굴. 시장에서 택배로 친정어머니에게 보낸 대구가 저자의 집으로 돌아왔을 온다.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주소를 잘못 적은 것이다. 돌아온 대구를 탕으로 끓여 먹으면서 이렇게 대구가 맛있었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제철 대구의 맛이었다.

 

술 안주로 먹는 굴전은 조리법까지 소개되어 있어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도전해봐도 좋을 것같다.

맛있어 보이니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바닷가의 봄은 찬 바람으로 늦게 오는것 같다.

하지만 남쪽의 봄은 향기로 먼저 온다. 봄이 온 것을 알리듯 피어나는 녹차잎. 두번 세번 우려 먹어도 맛이 계속 우러나는 하동 녹차, 알싸하고 40도짜리 독한 한국에서 몇없는 소주, 진도의 홍주.

아무리 교통 통신이 발달해서 주문해도 실제로 진도에 가서 마시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붉은 소주.

아삭아삭 부드러운 거제 죽순, 너무 빨리 커버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만 맛볼 수 있는 자연의 맛이다.

통영의 굴만큼이나 맛있는 전복까지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남쪽의 봄이다.



 

여름이 되면 남쪽은 바다가 있어 시원해 보인다.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으로 보물섬 '남해'를 들 수 있다. 남해엔 많은 볼거리도 있지만 마늘이 유명하다. 여름엔 마늘을 이용한 요리도 건강에 좋을 것이다. 남해와 함께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는 통영, 통영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갈 땐 '충무김밥'만한 것이 없다.

충무김밥을 먹어보았다면 통영의 갯장어회나 복국도 맛있다는 것. 이열치열의 뜨거운 통영의 맛을 보기를. 디저트로는 거제의 거봉으로 입속을 달달하게 만들어보는 것도 여름을 잘 나는 방법일 것이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들판의 오곡백과가 익어간다. 그런 가을엔 햅쌀이 제일일 것 같다.

지리산 자락의 구례에서 생산한 쌀로 바로 도정을 해서 먹는 밥맛이란 정말 형용할 수 없을만큼 쫄깃함과 햅쌀의 신선함을 맛 볼 수 있다. 반찬으로는 통영의 홍합이나 순천의 굴비가 어떨까 싶다.

홍합은 시원하게 국물을 내어 국으로, 굴비는 구이로. 이 둘만 있어도 밥상이 가을로 풍성할 것 같다.

 

그리고 가을엔 통영 욕지도의 고구마를 추천한다. 포실하고 노릇한 고구마를 바로 쪄 야식으로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시 겨울이 되었다. 이번 겨울엔 통영에서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첫번째 겨울에서 모르고 지나쳤던 그 맛을 찾았다. 바로 '물매기'이다. 남쪽에서는 이 물매기를 자주 먹는데 무를 숭숭 썰어넣고 시원하게 끓이는 국으로 먹는다. 겨울엔 이만한 국도 없다.

물매기의 생김은 못생기고 흐물흐물한 물고기로만 보이지만 맛은 시원하고 살은 쫄깃하다.

그리고 미역으로 반찬을 하고 미역국을 끓여 먹다보면 또 남쪽의 봄은 돌아온다.

 

 

 

이렇게 풍성한 밥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쪽도 볼것이 많으니 입을 즐겁게 하면서 눈까지 즐겁게 하는 남쪽으로 올 여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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