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 고종 황제의 그림자 연인
문준성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세기의 로맨스 중에 왕위를 버리고 연상의 이혼녀를 택하고 평범한 남자의 삶을 살다 간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영국의 에드워드 8세로 왕위에 오른 윈저공(퇴위 후)이다. 그는 왕이었지만 귀족도 아닌, 그렇다고 일반인도 아닌 두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과 결혼을 한다. 영국 왕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왕위를 포기하고 심슨 부인과 미국으로 가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동화같은 이야기다. 그 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불행하다, 행복하다 등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이희'라는 한 남자가 있다. 1년 전 쯤 아내가 왜인들의 손에 무참하게 살해당한 한 남자가 있다.

아내를 잃고 러시아 공관에 머물며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지만 무능력했다.

그에겐 너무나 많은 짐이 있었다. 힘없는 자신과 같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그는 열강의 힘을 이용하려 한다. 아내를 살해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의 힘을 빌렸고, 점점 커지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엔 미국이라는 나라의 힘을 빌려보려 한다. 그렇게라도 나라를 되찾고 싶었다.

자신은 일개 백성이 아니라 왕이니까. 왕이 백성을 구해야 한다.

 

 

 

미국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 제중원에서 일하는 브라운 박사의 딸 에밀리와 교제를 하기로 한다.

에밀리는 브라운 박사의 둘째 딸로 금발의 낯선 이방인이었다. 교제가 알려지고 아름다운 에밀리와 즐거운 시간도 잠시, 에밀리와 가족들에게 불행이 닥친다. 사고로 언니 메리는 부상을 입고 아버지 브라운 박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사건을 조사하던 이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을 노리는 암살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목표는 에밀리였다. 누가 암살을 시도한 것일까?

 

그 후에도 몇 번 에밀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이에 이희는 에밀리와의 교제를 그만두기로 한다. 하지만 에밀리를 위협하는 일은 끝나지 않았다. 차에 독을 넣어 독살하려는 사건이 발생하고 에밀리의 하녀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 일로 에밀리는 다시 이희의 호위무사인 권수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 이야기는 픽션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꾸며낸 이야기.

하지만 그 픽션 속에서 보는 사실은 참으로 슬프다.

나라를 잃은 왕도, 힘도 없는 나라도, 그리고 수많은 백성도 다 슬프다.

왕은 매일 같이 악몽에 시달리듯 잠을 이루지 못하고 혹여나 누군가 자신을 암살하려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사람도 믿지 못한다.

결국엔 이희의 가배(커피)에 독을 타는 사건이 발생한다. 독살의 음모가 계속 있었던 것이다.

독살에 연류된 사람들이 죽음을 맞게 된다. 이렇게 죽는 사람도 자주 보게 된다.

 

그런 불안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도 지금도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일이다.

의지할 사람도 없고 혼자 싸워야 하는 문제였다. 그는 한 나라의 왕이였으니까.


 

 

역사의 흐름은 이희에겐 시기적으로 불리했다. 믿었던 러시아는 러일 전쟁에서 패하고 일본은 미국과 협약을 맺어 다시 조선에게 2차 한일 협약을 강제로 맺는다. 국제적인 힘을 빌려 보려 헤이그로 특사를 보냈지만 실패하고 만다. 이제 이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것이 절망의 상태로 가고 있다. 그리고 연인 에밀리도 지켜주지 못하는 힘없는 남자였다.

시대를 잘못 만난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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