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인디 음악을 잘 모른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보니 TV에서만 나오는 가수들만 아는 편이다. 그런데 얼마전 방송에서도 인디음악인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도 좋고 연주도 잘해 노래를 듣기 시작했는데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동생에게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어느날 메일에 거의 300곡의 노래를 보내왔었다.

그때부터 인디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몇 번 들으면 질리는 전자음악과는 달리 계속해서 들어도 가사가 쏙쏙 들어왔다. 의외였다.

 

 

 

<당신이 들리는 순간>의 목록을 펼친 순간 아는 밴드나 가수들이 많아 빨리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내가 아는 밴드들도 있지만 모르는 밴드들도 등장한다. 아는 밴드들은 음악을 접했기 때문에 더 재밌게 글을 읽을 수 있고, 모르는 밴드는 호기심과 기대 반반으로 읽으니 더욱 관심이 생긴다.

 

 

 

저자가 생각하는 밴드의 이미지를 한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색달랐다.

오랜 경험과 친분으로 밴드들만의 색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자이기에 어쩌면 표현이 팬보다 더 정확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보드카레인- 풍경이 있다. 도시가 보드카 비에 젖는다.

옐로우몬스터즈-심장이 터지는 음악. 그러니까 폭동의 음악이다.

킹스턴루디스카-모호한 인간의 정서르르 모호하게 노래한다.

유발이의소풍-소녀풍의 재즈랄까.

훌-두근거리는 무한이 영 불가능하지는 않겠구나.

락타이거즈-시간은 고여있는 어떤 것이다. 이 밴드의 음악시계는 1950년대 어디쯤 멈춰 있다.

카피머신-세계를 베껴내는 능력이다.

지하드-웅장함.

가을방학-느닷없이 주어진 휴식같은 음악이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인디'라는 명찰이 딱 어울리는 밴드다.

 

 

 

전에 알지 못하던 밴드의 이름만 나열했지만 나머지 반은 이미 대중들에게 그 이름을 알린 밴드들이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TV광고까지 찍은 '십센치'와 '장기하와 얼굴들'이 그 예이다.

이젠 '인디'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벅찰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한때 오디션 열풍이 불었을 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많이 생겼지만 중고 신인가수나, 인디의 밴드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그곳에서 본 인디 밴드들의 이름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 '국카스텐'과'와이낫'이 그런 밴드들이다. 그리고 가끔이지만 아이돌이 다 차지한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하는 '옥상달빛'이나 '델리스파이스', '크라잉넛'등의 밴드들도 있다.



 

 

가끔 밴드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인디라는 '우물'을 떠나 대형기획사라는 '세상'에 나오지만 빛과 그림자는 분명하다. 얻은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이 책 <당신이 들리는 순간>에 수많은 밴드들이 나오지만 이들은 이미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소위 성공한 인디뮤지션들이다. 앨범도 몇 장 내고 콘서트도 하는 밴드도 있지만 책에 포함되지 않는 유명 밴드들도 있다.

 

꼭 홍대의 클럽이 아니더라도 거리에서 '버스킹'하는 밴드나 뮤지션들은 많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인터넷에서 알게된 인디뮤지션이 있다.

자신의 노래를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음악은 단순하다. 기타와 목소리 뿐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그 뮤지션의 음악을 1년이 넘게 듣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 음악의 장점은 쉽게 질리지 않는다. 

하루 반짝 음원 차트를 휩쓸고 지나가면 사람들의 감성에서 없어질 리듬이 아니라, 오래도록 흥얼거리고 듣게 되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아직도 나의 엠피스리엔 몇 년 전 음악들이 아직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