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즐거운 사라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이 낯설지 않았다. <즐거운 사라>. 1992년 작가의 소설은 음란물이라고 규정지어지며 작가가 감옥까지 가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곧 책은 "금서'가 되어 판매 금지된다.

당시엔 어렸기 때문에 책의 내용은 모른다. 당연히 지금은 판매금지가 되어 읽어보지 못한다.

 

작가는 자신의 판매금지 된 소설이 '해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 <2013 즐거운 사라>를 썼다고 한다. 보통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자식'라고 표현을 한다.

산고를 거쳐 나온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한명의 생명을 가진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자식'말이다.

작가는 그런 자식을 어두운 감방에 홀로 가두어 둔 심정일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그런데 읽다보니 작가의 고백서인지 일기인지 혼동이 될 만큼 작가 자신의 감정을 듬뿍 이입을 시켜 소설을 쓴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 역시 지금의 작가 자신의 모습과 같다.

그렇다보니 더욱 작가의 일기인지, 수필인지, 소설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

 

주인공 '나' 마광수 교수(전직)와 여자친구 루리, 루리의 친구 '사라', 이렇게 세사람이 중심인물이다.

나는 전직 교수로 '즐거운 사라'라는 책을 썼다 학교를 그만두었다. 여자친구 루리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자이고, 친구 사라는 묘한 매력을 가진 여자지만 아름다운 루리를 너무나 질투하고 있다.

그런데 루리라 없는 자리에서 나와 사라는 부적절한(?)관계가 되고 사라의 미에 대한 탐욕은 줄어들지 않고 급기야 자신의 밋밋한 얼굴을 성형하려고 한다. 그렇게 루리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친구 성형외과의 박창일을 소개해준다.

 

 

 

 

대강의 줄거리는 접고 이 소설의 두 주인공 '루리'와 '사라'로 대표되는 현대 여성 둘을 볼 수 있다.

'루리'는 선천적으로 아름다운 자연미인이고 주변에 남자들도 많다. 회사원, 소설가 등등 마교수 이외에도 여러명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남자들과 일명 '엔조이'라는 명목으로 자유연애를 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플라토닉 사랑'을 더 갈구하는 유형이다.

 

반면 너무나 평범하고 보통으로 생긴 '사라'는 루리의 화려해 보이는 남성편력을 보고 자신의 외모를 바꾸어서라도 화려해지고 싶다. 완전 서구형인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로 바꾸고 연애를 하려한다.

사라가 자신의 외모를 바꾸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처녀성을 버리는 것이었다. 그런 것은 이제 필요없고 새로운 '사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 두사람으로 대표되는 여성상을 비판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마교수'를 좋아하고 마교수의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사라가 자신이 상대적으로 루리보다 못생겼다는 생각에 성형을 하고 마교수에게 접근하는 것은 여자들이 성형을 하는 이유가 단순하게 남자에게 '사랑'을 받기 위함으로 비춰지는 것이 불편하다.

어떠한 성형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여자들이 성형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물론 최종적인 결과는 더 예뻐지기 위한 것이겠지만. 여자가 예뻐지는 것은 만족한다는 것이다. 남자의 사랑은 그 다음 문제이다. 단순하게 남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바라며 얼굴에 칼을 댄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그리고 루리는 완벽하게 아름답지만 유교 이념에 반하는 남성편력을 가지고 있다.

자유로운 여성상을 대변하는 것이겠지만 그런 자유로움 속에서 플라토닉 사랑을 원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있다. 에로스와 플로토닉이 공존하는 여자.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것일까?

 

그런데 여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소설엔 남자들이 '원하고 좋아하는'여자들만 나온다.

절대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들'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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