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여행법 - 딸과 함께 떠난 유럽 사진기행
진동선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내겐 '힐링북'이다.

한꺼번에 두가지를 다 만족시키다니~~ㅎㅎ 다 읽는데 시간을 많이 걸리진 않았지만 사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보고 또 보고, 자꾸 넘겨봤다.

 

유럽 여행을 갔다 와서 쓴 에세이같지만 철저하게 사진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여행사진이 있지만 어디서 뭘 먹고 어디 잠자리가 저렴하다는 내용이 없다.

유명 관광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오직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으로 떠난 유럽 10박 11일.

그것도 사진을 전공한다는 딸과 함께 사진가 아버지가 함께 간 '비즈니스'적(?)인 여행.

 

책에는 부녀 사이에 나눈 이야기 한토막도 나오지 않는다.

겨우 나오는 것이라곤 길에서 사진 찍는 딸에게 차조심하라는 말 한마디 뿐이다.

 

10박11일동안 렌트카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프랑스까지 강행군으로 사진을 찍고, 비엔날레 등 각종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사진은 계속 도시의 밤과 새벽, 달리는 차 안에서 흔들리는 풍경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인물 사진도 가끔 나오지만 몇장 되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검색해보니 여행가이드북으로 분류도 되어 있지만 그건 컴퓨터의 분류일 뿐.

책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여행가이드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실망할 것이다.

사진-여행을 빙자해 유럽의 먹거리나 사람들과 V자를 그리며 문화적 차이의 에피소드들은 전혀 없다.

(사실 책 속엔 현지인을 만났다는 것조차 한 줄 없다.)

오죽했으면 여행 동반자인 딸과의 에피소드도 없을까.

 

본분에 충실한 책.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뒷장을 보니 사진 선생님으로 사진 여행의 팁을 몇가지 적어두었다.

사진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겐 조금의 도움이 될 듯 싶다.

 

 

 
  

 

우리는 각자의 사진 인생을 살아가는 사진가이기 때문이다. 가급적 자시만의 길을 찾아 사진을 찍었으며, 함께하는 길에서도 서로 다른 시선과 시각에 충실하고자 했다.

'가장 사진적'인 것은 자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사진이미지다. 사진에서는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시선, 자시만의 프레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시만의 세상 바라보기가 곧 자기 사진이고 자기다운 사진이다. 나는 여행 내내 딸애가 그런 마음을 갖기를 바랐다. (p. 16)

 

"길 위의 사진은 모든 것이 허락된 사진"이라고.....

마음으로 담는 사진이기에 노출도 앵글도 초점도, 심지어 프레임까지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길은 흐름 속에 있다. 흐름은 사유의 연속이고 움직이는 피사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뭐라고 결정지을 수 없는 정신과 육체와 마음, 대상들 사이를 흐른다. 따라서 길 위의 사진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고, 완벽하게 초점이 맞을 수 없고, 노출은 물론 눈과 마음과 렌즈의 프레임까지도 떨리고 흔들릴 수 밖에 없다. (p.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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