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 사이 1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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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진짜 작가의 능력을 알고 싶으면 단편 작품을 봐야 한다고 한다.

단편은 짧은 분량에 기승전결과 스토리의 모든 것이 집약적으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작가의 필력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은 단편이든 장편이든 잘 쓴다고.

그렇지만 짧게 끝나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지만 이 책은 실망을 주지 않았다.

 

너무나 작가들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책을 받고 하루를 묵혀두었다.

총 16명의 유명 작가들이 책을 장식하고 있는데 추리소설 장르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이름은 들어봄직한 작가들이다. 하지만 나에겐, 특히나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하루의 고민 끝에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마이클 코넬리. 해리 보슈 시리즈로 유명하며 이미 해리 시리즈가 18권까지 출간되었다고 하니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다.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책은 모르겠지만 아마 영화 '링컨 차를 탄 변호사'라는 영화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 영화가 해리보슈 시리즈이다. 해리 시리즈는 이미 영화도 몇편이 만들어졌다.

 

'아버지의 날'은 해리보슈 시리즈의 한 부분으로 다 읽고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이미 미국 수사드라마의 소재로 나온 스토리였다. 그 전엔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로 비슷한 사건들이 뉴스며 신문에 보도되었다.

영유아를 더운 날씨에 차에 그대로 두고 내려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들 말이다.

이번에 해리는 영유아 사망사건을 맡는다. 그리고 해리보슈 답게 해결한다.

 

 

 

 

 

그 다음으로 읽었던 조이스 캐롤 오츠. 작가의 작품은 우연히 원서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한글판까지 읽어 보았다. '사토장이의 딸' 이 소설을 읽고 작가에게 흠뻑 빠져들었는데 이번 '밤과 낮 사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첫 남편'은 재혼을 한 부부에게서 어쩌면 일어날 수 있는 서로의 과거에 대한 의구심을 세밀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하고 있다. 리오나드는 여권을 찾던 중 아내의 과거 사진을 본다. 그녀의 첫번째 남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그런 사진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의심까지 하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좋았지만 최근에 리오나드는 정리해고 되면서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다.

 

'첫 남편'은 약 60페이지의 분량이다. 하지만 다 읽고나서는 '내가 작가를 잘 봤구나'하며 어깨가 으쓱해졌다. 남편 리오나드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 단편은 그의 심리변화와 묘사가 탁월하다.

약해진 정신력 때문에 판단력도 흐려지고 그러다 보니 전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작은 일도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 리오나드는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확신한다.

리오나드는 아무도 믿지 못하고 자신만의 환상에 사로잡혀 사람을 죽이고 만다.

그의 마음 속에는 두개의 자아, 지킬과 하이드 박사가 존재하고 결국엔 악으로 똘똘뭉쳐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이 모든 것을 오츠는 담담하게 리오나드의 시선에서 3인칭 시선으로 옮겨간다.

꼭 피가 낭자하고 사람을 죽이는 묘사가 자세히 나와야 잔인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든 잔학성은 묘사될 수 있다. 평온함 속에 잔학성이 숨쉬는 설정이야 말로 잔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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