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쓴 페이스북, 芝山通信
김황식 지음 / 나남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주말 아침, 급하게 외출을 하게 되었는데 무슨 책을 가지고 갈까 망설임도 없이 손에 잡히는(?)대로

가지고 나왔다. 나중에 가방에서 꺼내보니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고 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처음 봤을 때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초고속인터넷, 온라인, SNS, 스마트폰 등등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이제는 사람과 소통하려면 나의 온기와 내 손의 떨림으로 쓴 손글씨가 아니라, 누르기만 하면 되는 기계 자판을 빌려야 하는 세상이다. 건조하고 무의미한 기호들 속에서 '연필로 쓴'다니 이거 호기심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라는 낯선 단어가 그 다음에 눈에 들어왔다.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소통이 싫어서가 아니라 낯가림이 심해 사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마나 이젠 이런 종류의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가 되어 버렸다.

아쉽기도 하지만 세상이 변하가니 조금은 맞춰가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연필심이 종이 위에서 사각사각거리며 쓰여지는 소리가 더 좋다.

 

 

 

 

 

페이스북이란 매체가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글 속에서 통신수단이기 보다 마음을 나누는 장인 것 같았다. 짧은 글 속에도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족보다 손님이 우선인 어머니의 정책(?)에 7남매나 되는 가족 중 일부는 불만도 제기하였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우리가 우려우면 손님 오시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 복으로 알아라"라고 하시며 거부하셨습니다. 구걸 온 거지에게도 손님이라 부르도록 엄명하신 분입니다. (p.27)

 

대가족에 가난하지만 토닥거리며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식구'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다.

게다가 '어머니'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들을 연상케한다.

그런 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자랐기에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싶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5월과 같은 화사함을 바라기보다는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면서 안으로 침잠하는 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p.33)

 

어제가 한글날이었습니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정한 5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p.56)

 

이 책의 초반부에는 저자의 국무총리직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봉사활동이나 업무적인 것에 관한, 전반적인 나라의 이야기들이 중심인데 6월인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것을 요즘 우리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아이들은 학교 가는 날과 가지 않는 날로만 구분하기 때문에 이런 국경일을 그냥 '노는 날'로 인식하고 왜 놀게 되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너무 유감스럽고 안타깝기까지 하다.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 이런 날을 잊지 않게 해 주시기를 바란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할 수 있고 시행착오조차 용납되는 것, 그것은 젊음의 특권입니다. (p.71)

 

이 구절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거나 페이스북의 글을 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한다.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젊음이 요즘은 있을까?

 

 

이 외에도 저자는 학교의 왕따문제와 심각성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시와 방법까지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보자고 하기도 하고, 다문화 가정과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도,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 범죄도 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가자는 마음으로 글을 몇편이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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