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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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라는 곳이 현재 서울에 존재한다고 하지만 달동네를 직접 보거나 경험한 적이 없어 그저 오래전 한 시대를 상징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내가 버린 도시, 서울>은 아주 오래전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 한 소년의 이야기다. '나'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가난한 달동네는 이웃에서 부부싸움이라도 나면 고스란히 다 들려 사생활이 없을 정도다. 특히 옆집의 일수 아버지는 술을 마시는 날엔 꼭 부부싸움을 했고 항상 돈이라는 주제로 싸웠다. 일수 아버지는 공사장 막노동꾼으로 일하는 날보다 일을 쉬는 날이 더 많아 부부싸움이 잦았다. 나의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갔고, 그런 할머니를 도와 폐지를 주우려고 하지만 그것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할머니가 병이 났고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나는 매일 굶게 된다. 배가 너무 고파 이웃에게 쌀을 빌리거나 돈을 빌려 겨우 끼니를 해결했지만 그것도 잠시 할머니는 계속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곳에 살게 된 사연이 있겠지만 할머니 역시 어린 손자를 혼자서 키우며 힘들게 폐지를 주워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고아였던 할머니는 일찍 결혼을 했지만 남편이 병사하게 되고 아들 하나만 남게 된다. 아들을 키우기 위해 온갖 일을 하며 작은 가게를 가지게 되었고, 열심히 일해 가게는 점점 커지고 아들은 대학까지 가게 된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부도의 위기에 할머니는 아들의 부도를 막아주려 재산을 팔았고 마지막 집까지 팔았다. 그렇게 아들을 위기에서 구한 줄 알았지만 아들은 돌연 외국으로 이민을 가 버린다. 재산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할머니는 달동네에서 폐지를 주워 하루 벌어 하루 살게 된다. 달동네에서는 무엇보다 가정에서 싸우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소리를 모두 듣고 자란다. 게다가 누구보다 먼저 어른들이 겪는 현실을 겪으며 자란다.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고,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이웃을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어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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