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 - 계속 쓰는 사람 정지우의 연결과 확장
정지우 지음 / 해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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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이나 업도 아닌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좋아하는 취미나 여가생활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흥미가 떨어지면 그만둘 수도 있다. 하지만 글쓰기 모임에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은 어떤 의미에서 대단한 일이고 글쓰기 모임에서 있었던 일들이 궁금하기도 하다. 글쓰기 모임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좋은 글쓰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시도한다. 물론 좋은 글쓰기의 기준은 매우 폭넓고, 어떤 글이든 써 오면 저마다의 매력을 찾는 모임도 있다. 글쓰기 모임의 멤버들이 어떤 목표와 어떤 목적으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공적이지 않고, 형식적이지 않고 즐거운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그 모음은 수명이 길어질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 글쓰기 모임을 한다면 중요한 건 작가의 유명세나 실력보다는 글을 얼마나 진심으로 읽는지 여부일 것이다. 리더가 보내는 진심만큼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열성을 다해 글을 쓰려고 할 것이다. 모임 멤버들끼리 서로의 글을 진심을 다해 읽어줄 수 있다면, 리더가 없어도 된다. 글쓰기 모임의 재미 중 하나가 모임을 하면서 글쓰기가 비약적으로 좋아지는 사람을 보는 것이다. 모임 전에는 글쓰기라는 걸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 없다는 사람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글을 쓴다. 또 책 한 권을 함께 쓰는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일이다. 혼자서 책을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로 공저 프로젝트도 재밌는 일이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기 모임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 글쓰기 모임 멤버들이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실제로 모임 멤버 두 사람이 모임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다. 신랑과 신부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 더욱 많은 축하를 했고 그 뒤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며 서로의 작은 일에도 축하해주는 사이가 된다. 이런 새로운 인간관계도 좋지만 처음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들의 만족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올해 한 일 중에 여지 없이 가장 잘한 일이 글쓰기 모임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고, 전환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삶과 세상이 새롭게 열리는 것 같다며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끼는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 참여한 모두와 함께, 삶에서 가장 값진 시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뿌듯한 것이다. 이런 뿌듯함은 성인이 되어서 몇 번 느낄 수 있을까? 삶에서 중요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직업적으로도 깊이 있게 느끼는 것들이 생긴다. 일에서의 핵심은 삶의 핵심에도 닿고, 진정성 있는 삶의 핵심에 도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는 에세이라는 장르에 아주 충실한 책이다.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있었던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소재로 에세이로 쓰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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