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캐시 슬랙 지음, 박민정 옮김 / 로즈윙클프레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텃밭 가꾸기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텃밭에 빠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고 한다. 뿌린 만큼 거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텃밭을 가꾸고 농작물을 얻어 식탁에 올리거나 주변에 나누는 즐거움까지 얻는다는 것이다.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서는 6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1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텃밭은 가꾼 이야기다. 런던 아파트에서 벗어나 코츠월드의 넓은 하늘 아래로 이사를 하며 텃밭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채소밭을 현실인 진짜 세상으로부터 도피처라고 생각했지만 곧 채소밭이 진짜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채소밭은 한 해에 걸쳐 천천히, 아주 조용하게, 호들갑 떨지 않고 삶을 구해주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시골로 이사한 초반 주중엔 날마다 시내까지 출퇴근했고 시골집은 재활원처럼 쉬는 공간이 되었다. 시골로 이사가지 않았다면 번아웃은 예상된 결과였다. 10년 넘게 스트레슬르 받아왔으며 한 해 내내 시차에 시달린 적도 있었다. 육체와 뇌는 몇주에 걸쳐 점점 멈춰가더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병원 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나중에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결국 직장을 그만둔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졌고 그 때 자연은 정말 강력한 치료제가 되었다. 자연은 세상 속에서 자리를 다시 찾도록 이끌어주었고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믿음을 주었다. 자연 속에 있으면 어느 쪽이 옳은 길인지 언제나 알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자연 속에서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수 있는 감각이 생긴다. 자연은 가치관과 자존감, 내면의 평화를 지탱하는 밑바탕이 된다. 임시로 만든 텃밭에 씨앗을 뿌리고서 울퉁불퉁 못생긴 당근을 돌보며 한 해를 보낸다. 텃밭에 넘쳐나는 채소를 소비하려는 목적으로 저녁 식사 모임을 시작하고 모임에서 얻는 유대감이 소중해서 지금도 장소를 바꿔가며 만난다. 채소밭의 리듬에 익숙해지며 자연의 속도에 맞추고 땅이 주는 광경에 빠져들고 씨앗이 싹트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과 다 자란 작물을 먹는 호사를 누리며 자연스럽게 우울증은 없어졌다. 채소밭에서 흙에 손을 담그고 자연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만물의 이치를 눈앞에서 목격하다 보니 마침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