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주현 옮김 / 1984Books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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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에 읽은 에세이와 이 에세이 <빈 자리>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최근에 읽은 한국 에세이들은 자기 자신에 초점이 맞춰진 내용으로 신변잡기와 같이 독자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았다. 뿐만 아니라 너무 깊이가 없는 글짓기 수준의 에세이들도 간혹 읽게 된다. 그에 비해 <빈 자리>는 약 130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으로 외국에세이라 번역체를 얼마나 이해할까 했지만 생각보다는 좋았다. 11편의 에세이가 그리 길지도 않은 페이지지만 에세이의 내용은 깊이가 있었다. '푸른 눈의 고래'라는 에세이에서 책과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당신은 한 권의 책을 품에 안고서 모험을 떠난다'라는 문장이 있다. 모든 종류의 책은 작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에서 사랑을 하기도 하고, 꿈을 찾기도 하고, 우주를 여행하기도 하는 등 상상하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빈 자리>의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의 글은 처음 읽어본다. 처음 읽게 된 보뱅의 에세이는 좀 특이한 부분도 보인다. 삶을 분석하거나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지닌 불확실성과 즉각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인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서사보다는 단편적인 인상이나 정서적 울림을 중요시하는 감성적인 면이 돋보인다. 작가의 느낌을 그대로 글로 풀어 쓰면서도 미화하지 않고 사물이나 상황을 현실적으로 본다. <빈 자리>는 삶의 작은 순간을 바라보고 때때로 멈춰 서서 사유하는 과정이 보여진다. 모호한 경계를 따라 이야기는 흐르고 독자는 그 속에서 보뱅이 포착한 삶의 길을 따라 걷는다. 단순하고 짧은 문장이라도 쉽게 이해하기보다 사유하게 한다는 것이 <빈 자리>를 읽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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