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치호 미치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라는 소설은 참 신기했다. 다 읽고 난 다음에 든 생각이었다. 두 여성의 인연과 우정이 신기하게도 지루하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조금은 봄 햇살처럼 따뜻하기도 하면서 23년이라는 세월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7살 초등학교 2학년인 고타키 유즈는 엄마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낯선 빌라 단지를 방문한다. 엄마가 빌라의 5층에서 한 아저씨 집에 가 있는 동안 유즈는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엄마가 무슨 일로 이곳에 매주 오는지 모르지만 유즈는 그곳에서 동갑의 소녀를 만난다. 아제쿠라 카논이라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 긴 머리를 지저분하게 풀고 있어 유즈가 머리 땋는 법도 알려주고 시계 읽는 법도 알려주며 둘은 우정을 쌓는다. 그렇지만 그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고 유즈가 카논이 살던 빌라에 더 이상 가지 않게 된다.


유즈의 아버지는 병원의 의사라 무척 바빠 만나기가 어렵다. 카논은 아빠가 아예 없다고 했다. 이렇게 비슷했던 두 사람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오랫동안 기억했다. 15살 고등학생이 된 유즈는 S여자고등학교에 등교한다. S여자고등학교는 유명한 에스컬레이터식 학교로 유즈는 초등학교 때부터 다녔다. 배구부인 아사코와 함께 1학년 배구부 중에 쇼트커트를 한 예쁜 아이가 있다는 말에 보러 간다. 쇼트커트의 소녀는 카논이었다. 8년 만에 만났지만 한눈에 알아봤다. 카논 역시 유즈를 알아봤고 유즈를 만나기 위해 사립 S여자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8년이라는 시간은 두 사람의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준다. 카논은 엄마와 떨어져 이웃인 치사와 함께 살며 밤엔 아르바이트를 했다. 유즈는 의대생인 이복오빠 겐토의 친구인 호시노의 과외를 받고 있다. 부잣집 딸인 유즈와 가난한 미혼모의 딸인 카논의 인생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극명하게 격차를 보인다. 7살 때 처음 만나고 15살, 29살에 다시 만나게 되는 유즈와 카논의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우정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