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인연이라는 것은 쉽게 이루어지는 관계는 아니다. 어른들이 하는 말로 전생의 업보와 죄로 현생이 힘들다는 푸념을 하기도 한다. 전생인지, 전전생인지 알 수 없지만 죄를 짓거나 누군가를 해하면 환생해서 반드시 자신의 죄를 후회하는 벌을 받는다고 믿는다. <사라지는 아들>은 기막힌 인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기막힌 인연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지은 죄를 속죄하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벌이라는 것이 우리의 자유를 박탈하고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만이 벌은 아니다. 가장 무겁고 힘든 형벌은 자기 마음속에서 받는 벌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자신과의 싸움으로 괴롭고 힘들다. 가즈오 역시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을 살리면 남자를 구할 수 없고, 남자를 구하면 아들을 만날 수 없다. 아버지 미야즈 가즈오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