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섬과 박혜람 -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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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것을 좋아한다. 소설도 장르가 있고 소설마다, 작가마다 소설의 분위기가 있다. 소설마다 그 스토리에 따라 분위기가 다른데 <김섬과 박혜람>은 초반부터 분위기가 주인공 '김섬'이 말하는 우울증과 번아웃이 느껴질 정도로 쓸쓸하게 가라앉고 차분한 북유럽의 이른 아침 빈 거리를 보는 듯했다.

혜람은 파리에서 미술관 도슨트를 하고 있다. 힘들게 공부해 도슨트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비행기를 탄다. 하지만 비행기 시간은 미뤄지고 우연히 어학 연수 시절 함께 공부했던 수호를 만난다. 수호와 이야기를 하면서 혜람의 과거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혜람은 준오의 연락으로 파리에 왔고 준오와 동거했다. 준오는 파리의 중학교 미술 실기 교사로 일을 하고 있었고 주변에 친구들도 많았다. 반면 혜람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지냈고 자신도 일을 하고 싶다는 말에 준오는 그저 집에 있으라고 한다. 그러다 준오가 경시청 공무원에게 그림을 선물한 것이 큰 문제가 되어 경찰에 체포된다. 경찰은 공무원 마담 롤로가 체류증을 주는 대가로 받은 그림이라 생각해 준오를 체포한 것이다. 당시 혜람은 임신을 하고 있었고 경찰 조사까지 받는다.

타투이스트로 타투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김섬은 간판 밑에 있던 벌집을 없애러 온 소방관 지표를 만난다. 첫 만남이 있은 후 시간이 지나 지표는 김섬의 스튜디오로 와 문신을 새겼다. 지표에겐 사고로 생긴 흉터가 있었고 그 흉터를 덮는 문신을 새겼다. 그렇게 데이트가 시작되었고 연인이 되었다. 지표는 외상 후 증후군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수면제를 복용하며 잠이 들었다. 지표는 자신의 수면제를 김섬에게도 나누어 주었고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지표와의 만남에서 김섬은 아주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다. 김섬이 잊고 있었던 그 순간이 떠올라 괴로웠다. <김섬과 박혜람>은 두 여성의 사랑 이야기다. 보통의 사랑처럼 보이지만 상처 많고 아픈 사랑이기도 하다. 혜람의 사랑은 희망적이고 멋져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은 증오로 변하고 상대를 탓하며 자신의 인생을 망친 존재가 된다. 김섬의 사랑은 시작은 로맨틱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끔찍한 고통을 가지고 있고 그 고통은 내면에 가라앉아 작은 흔들림에도 금방 동요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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