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레이디가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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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俳句)'라는 것은 일본의 정형시를 말한다. 일본의 드라마나 개그 프로 등을 보면 가끔 이 하이쿠를 소재로 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하이쿠에 대해 잘 모르고 그저 '짧은 시'로 생각했는데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 사용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 작품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BBK'라는 모임에서 탄생한 소설이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모여 BBK가 '노망 방지 가라오케'에서 '노망 방지 하이쿠모임'으로 변하면서 모임에 있는 멤버들이 하이쿠를 제목으로 짧은 소설을 써보기로 한다. 하이쿠는 17자로 된 짧은 시로 그 하이쿠를 제목으로 한 12편의 소설을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에서 읽어볼 수 있다.

'산산히 지는 것은 여물고자 함이니 복사꽃'이라는 단편소설은 두 여성의 이야기다. 엄마와 딸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엄마 아키코는 남편과 4년이라는 짧은 결혼 생활을 하고 사별한다. 남편과의 사이에 딸 미쓰하가 태어났고 모녀는 잘 사는 것 같았지만 미쓰하가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8살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고집부린다. 결국 유이치는 사위가 되지만 결혼하고 곧 유이치는 변호사가 되겠다며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일을 그만둔다. 아이까지 태어나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되는데 유이치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공부를 계속한다. 두 여자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다. 그 모든 것을 17자의 하이쿠에 비유적으로 담고있다.


이 작품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의 대표 단편으로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단편일지 궁금했다. 다 읽고 보니 어떻게 이렇게 찰떡 같이 잘 맞아 떨어졌다. 다섯 살 터울의 자매인 노리카와 미노리 자매는 보통의 자매 사이다. 언니인 노리카는 대학생으로 너무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애인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 믿기지 않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언니 노리카에게 멋진 남자친구가 생겼고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고 한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하는 커플이었다. 그런 언니 남친이 궁금했던 미노리는 우연히 남친 다쓰야 씨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언니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미노리는 언니의 연애에 대해 알고 싶다. 이 스토리는 반전을 맞이하고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는 제목이 납득이 된다. 짧은 문장 속에 17글자가 들어가고 그 17글자가 표현하는 내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7자 문장에 단편소설의 핵심이 들어 있다. 12수의 하이쿠와 단편소설이 이렇게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멋지게 하이쿠와 단편소설이 만나 재밌게 읽었다. 17자의 하이쿠에는 자연에 있는 아름다운 것을 노래한다. 하지만 사랑시도 이별이나 설렘, 두근거림, 아픔 등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듯 12수의 하이쿠는 멋진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제목과는 다르기도 하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그리워지기도 하고 아연해지고 숙연해지는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12수의 하이쿠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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