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농담 혹은 거짓말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박성경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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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사랑에 관한 농담 혹은 거짓말>은 2023년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이다.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해 주어 작가들의 다양하고 색깔 있는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다. <사랑에 관한 농담 혹은 거짓말>은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이다. 원래 사랑은 여러 가지 모습이라고 한다. 남녀의 사랑이나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 남편과 아내의 사랑 등 다양한 사람의 모습이 있다. 그 중에 <사랑에 관한 농담 혹은 거짓말>에서는 부모의 사랑, 가족의 사랑, 닮은꼴의 사랑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30세 후반의 달희는 어린 딸을 잃었다. 남편 소우와는 이혼하고 새로운 남편 오재를 만나 결혼한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편 오재는 경제적으론 풍부했지만 자신보다 젊은 달희가 다른 남자를 만날지 모른다는 의심을 한다. 오재의 그런 의처증에도 오재와의 결혼을 유지하는 건 엄마와 오빠가 경제적으로 오재에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달희는 그런 오재의 눈을 피해, 도우미의 감시를 피해 전남편 소우의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다 대리운전을 하는 선정을 만난다. 신정은 25살로 지갑에 아이 사진을 가지고 있었지만 조카라고 한다. 어쩌면 그 아이의 사진으로 달희는 신정과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달희는 신정에게 자신의 오픈카를 운전시키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이 작품 <사랑에 관한 농담 혹은 거짓말>을 읽다 보면 내용이 슬프다기보다 주인공 '달희'가 슬퍼보인다. 달희는 슬퍼서 울거나 우울해하거나 자신의 삶을 비관하거나 아픔을 표현하진 않는다. 한때 가족이었고 아이의 아빠였던 전남편 소우를 만나도 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딸을 떠올리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달희가 안 슬픈 것이 아니다. 딸이 보고 싶을 때마다 소우의 집을 찾아가 잠을 잔다. 담담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도 이상하게 '달희'의 행동이나 말이 슬픔이 가득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린 딸을 일찍 보낸 엄마이기에 그 슬픔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이고 또 소설에서도 크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달희의 모든 행동이나 말이 슬퍼보였다. 달희가 슬픔에 잠식되어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은데 달희의 주변 사람들 그 누구도 달희의 슬픔을 알지 못하고 신경쓰지 않는다. 달희가 슬퍼 보이지 않기에 슬프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히려 달희는 슬픈데도 말이다. 달희의 슬픔을 알아봐주는 이가 바로 남인 신정이다. 신정 역시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물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슬픔의 모습 또한 다 다르다. 신정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아픔과 과거를 가지고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그런 신정을 알아봐 준 사람도 달희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알아봤고 서로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 달희와 신정은 서로의 아픔에 대해 거짓말과 농담으로 슬픔을 가진다. 그렇게 가린다고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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