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두꺼운 베일 같아서 당신을 볼 수 없지만 - 오늘의 시인 10인 앤솔러지 시집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권민경 외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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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시간은 두꺼운 베일 같아서 당신을 볼 수 없지만>은 '오늘의 시인 10인 앤솔러지 시집'이라는 부제가 있다. 10인의 시인들의 시를 모아 만든 시집 <시간은 두꺼운 베일 같아서 당신을 볼 수 없지만>인 것을 알겠는데 '앤솔러지'라는 어려운 단어가 보인다. '앤솔러지'는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들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 출간한 것을 말한다. 그러니 10인 시인의 시집이란 의미다. 2023년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인 <시간은 두꺼운 베일 같아서 당신을 볼 수 없지만>은 시인들의 시를 모아 만든 책이다. 시인이라고 하면 특히 대접받지 못하는 문학인들 중에서도 더욱 가난하고 힘든 직업일 것이다. 한국에서 시인으로 살아가는 시인 10인의 시를 만나본다. 시인 10인은 보통 4~5편의 시를 선보이고 있고 이르게는 1994년에 등단하거나 늦게는 2016년에 등단한 시인도 있다. 이미 시집을 여러 권 낸 시인도 있고 한 권의 시집을 가진 시인도 있다. 이들의 시인으로의 경력이 다양한 것처럼 시도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이런 10인의 시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아무래도 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권민경 시인의 '나무의 무쓸모'라는 시는 도심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조경을 당하고 신도시가 들어서는 과정을 노래한다. 상수리나무는 모자를 가지고 있고 도심에서 싹을 틔운다. 도시에서 사람보다 많은 나무가 있지만 신도시를 만들 면서 부록처럼 조경당한다. 조금이라도 튀어나온 것이 있다면 잘라버린다. 그렇게 신도시들이 만들어진다. 임지은 시인의 '가장 좋은 저녁 식사'라는 시는 요즘 많은 어느 1인 가구의 저녁 식사 모습을 시로 보여준다. 1인 가구도 많지만 혼자서 밥을 혼밥족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항상 밥을 먹을 때 밥친구라고 하는 동영상을 보며 밥을 먹는다. 시에서도 간편하고 소소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먹는 영상을 보며 같이 밥을 먹으면 같이 밥을 먹는 득한 기분을 느낀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영상을 보고 차를 마실 때, 책을 읽을 때도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것처럼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흔한 1인 가구의 모습을 시로 쓰고 있다. 임지은 시인의 또다른 시인 '똑똑'은 재밌는 시였다. '똑똑'이라는 단어의 동음이의어를 다양하게 한 편의 시에서 표현한다. '똑똑'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이고, 수돗물이 떨어지는 소리도 된다. 또 명석하고 총명하다는 똑똑하다의 의미도 있고 뭔가 떨어질 때 '똑'하고 나는 소리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의미를 시로 표현하는 것이 재밌었다. 윤의섭 시인의 '기억흔적'은 인간의 삶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시인의 통찰을 보여주는 시이다. '희미해지고 아물고 지워지면 그러니까 해변의 발자국이 파도에 쓸려 가면 새벽별이 아침 햇살에 녹아버리면...'라는 시로 흔적은 인간 존재의 '있음'을 나타내고 우리는 그것을 확인하며 인간이 성찰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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