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나기
김현원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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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나기>라는 제목을 보면서 혹시 '겨울나기'를 잘못 쓴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곧 왜 제목이 <거울나기>인지 알 수 있었다. '거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거울로 <거울나기>는 거울처럼 너무나 닮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고 있다. 처음부터 두 사람만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할아버지도 계셨지만 지금은 할머니와 둘만 살고 있다. <거울나기>에는 할머니와 손자의 일상 이야기가 있지만 그 속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할머니와는 매일 아웅다웅 싸우기도 하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챙겨주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 감동이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어렸을 때 손자는 밥도 잘 안 먹고 할머니와 투닥거리기도 자주한다. 그래도 할머니가 좋아하는 수박만 보면 사서 할머니랑 나눠 먹을 생각을 하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믹스 커피도 타 드린다. 할머니 생각만 나는 것은 아니다. 가끔 할아버지 기억도 생각나는데 경비일을 하시면서 밤에 야참으로 나오는 크림빵을 항상 챙겨와 손자에게 주었다. 할아버지가 가져다 준 크림빵을 너무 맛있게 먹어 할아버지가 먹지 않고 가져다주었다. 그땐 할아버지가 크림빵을 안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손자 먹는 모습이 예뻐 야참을 먹지 않은 것이다. 할머니 부순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났고 소학교에 다니는 것도 시험을 봐야했다. 너무나 학교가 가고 싶어 시험을 봤지만 당시 일본말을 할 줄 알아야 소학교에 갈 수 있었는데 부순은 일본말을 할 줄 몰랐다. 그래서 닭발 그림을 보고 닭발이라고 해 시험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순을 너무나 다니고 싶었던 소학교 합격 소식을 듣고 울었다.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는 네컷만화로 되어 있는데 아주 재밌는 사실은 이 짧은 네컷만화에서 두 사람은 아주 대화가 잘 통한다고 볼 수 없다. 할머니와 손자는 언제나 자신의 말만 하는 듯 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엔 이 네컷만화가 다음 페이지에서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게 더 매력있고 일상같고 재밌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항상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잘 '옘병'이라고 한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한 할머니의 욕은 음성지원이 되는 듯 너무 정겹기도 하다. 손자는 어느 순간 할머니가 너무 작고 조그맣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거인의 나라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 그래도 할머니가 아주아주 오래 건강하게 손자와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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