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는 저자의 이름 뒤에 '유고 산문집'이라는 글이 보인다. 이미 작가는 2021년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유품을 정리하며 노트북에 있던 어머니의 글을 보고 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유고 산문집'이 되었고 어머니로, 아내로, 여자로, 딸로 살아온 시간들을 글에서 읽어볼 수 있다.

어린 나는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오 남매에 시동생 둘까지 여덟 식구의 생활을 책임져야 했던 엄마를 어떻게든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학교 소풍이나 졸업 여행을 가지 못했고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았다. 결혼을 하고 남편의 폭력을 오래 참다 황혼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과 결혼해 25년을 열심히 살았고 명절이면 100명 가까운 손님을 혼자 감당하기도 했다. 시가 가족들은 이북에서 넘어와 유난히 끈끈했고 종갓집 종부로 살았고 시어머니 칠순 잔칫날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다. 이혼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허물었고 피폐해지는 모습을 본 딸이 공부를 해보라고 한다. 늦은 나이에 사이버대학 문창과에 들어가면서 인생의 2막이 열렸다. 동기들도 생기고 밤늦게 스터디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호스피스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봉사활동까지 한다. 선천적인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무슨 소리인지 정확하게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청기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중학교에 가서야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았고 소외감을 떨치려고 수화를 배운다.

 

인생을 살다보면 가장 큰 보물이자 복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일 것이다. 저자도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 사람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사흘을 굶고 물로 배를 채울 때 자장면을 사주시던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생님은 집으로 쌀을 보내주셨다고 한다. 쉰넷이 넘어 사이버대학에 입학하고 만난 사람들도 그렇다. 마음을 나눠주신 교수님과 동기들이 서로에게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힘들 때 도움을 준 오랜 친구도 있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일흔이 넘은 나이엔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남겨둔 글들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