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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평점 :
조선시대엔 여자 노비가 출산을 하면 100일의 휴가를 주었다고 한다. 100일이라고 하면 약 3개월로 노비에게 3개월의 휴가는 엄청난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력이 전부였던 시대에 한 사람이라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농본주의 사회의 일상인데 노비가 출산으로 3개월이나 쉰다는 것은 주인집엔 큰 손해일 수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관례적으로 여성 노비의 출산휴가 7일에 100일을 더해 총 107일의 휴가를 주었다. 이 출산휴가 제도는 출산에 임박해도 복무를 해야했던 노비들이 격무에 시달려 유산하거나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 출산을 하기도 해 산전 휴가의 필요성을 느껴 적당한 보완 법령을 만들었다고 한다. 농사 중심의 사회에서 출산은 아주 중요한 일이고 노동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는 것도 농촌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 대전통편의 기록에 따르면 여성 노비에게 출산 전 1개월, 출산 후 50일의 휴가를 주고, 그 남편에게는 출산 후 15일의 휴가를 준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출산휴가는 지금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은 조선시대의 다양한 복지제도에 대해 알려준다. 조선의 복지 정책은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웠던 구황이나 진휼, 환곡과 같은 제도로 고통받는 백성들을 위한 제도였다. 취약 계층 지원 정책으로 엄격한 선별적 복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진휼과 환곡이 수혜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 신청 후 검토 체계로 운영했다면 환과고독을 위한 복지 정책인 사회 취약 계층 정책은 관청에서 대상자를 조사하여 추진했다. 조선시대에 또 흥미로운 복지 제도가 있는데 그것은 아동복지이다. 농촌의 가족중심 사회였던 조선은 아동복지 정책은 주로 유기아라고 해서 부모를 잃은 아이를 대상으로 했다. 부모 잃은 아이만 국가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의도인데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대부분 길거리를 헤매다 굶어 죽거나 각종 전염병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유기아를 개인이 보호하다가 노비로 삼는 것은 조선 이전부터 내려오던 관습이었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이를 금지하고 정부에서 보호하며 아이의 부모 또는 친척을 찾아 양육 책임을 맡기는 정책을 시행했다. 조선의 복지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정치철학이 매우 중요하며 국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통치권자의 의지에 따라 정책 의도가 달라질 수 있었다. 나라의 근본인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과 같이 우러러 보고 천재지변으로 해마다 흉년이 들면 환과고독을 비롯한 궁핍한 자들이 고통을 받으니 백성이 굶줄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