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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 - 지리덕후들의 입체적 문학 여행
김경혜 외 지음 / 하모니북 / 2021년 1월
평점 :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의 제목을 보면서 참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랩의 라임처럼, 광고 카피처럼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를 보며 지도를 들고 떠나는 여행이 상상된다.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설과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다녀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한강의 '소년이 온다,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등의 소설들이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의 주요 소설이다.
여기에 나오는 소설들은 대부분 읽어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학창시절 필독서로 읽어야 했던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과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눈에 들어왔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되는 곳은 경남 통영이다. 통영의 아름다움은 소설 첫 부분에서도 알 수 있는데 일제 강점기로 급변하는 시대에도 평화로움이 변함없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김약국의 딸들'을 보면 우리 문화의 중심이 되었던 대가족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줄줄이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좁은 통영에서 김약국의 삼대가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경성의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으로 일하던 김첨지는 오랜만에 운수 좋은 날을 보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아내는 그렇게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먹지도 못하고 비극을 맞이한다. 김첨지가 누볐던 경성은 아직 조선시대 한양의 흔적을 가지고 있었고 한양도성을 기준으로 도시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소고기 도축을 금지하는 우금정책을 펼치고 있어 왕족이나 성균관 유생을 제외하고 일반 백성들은 소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김첨지의 아내는 설렁탕이 먹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몇 해 전에 읽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너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현대사의 아픈 한 단면을 보았다. 80년 대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한때 민주화 운동은 금기시되었고 계속 묻어두어야 하는 상처였다. 그러나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휩쓸리게 된 소년의 이야기로 죽은 동호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술된다. '소년이 온다'는 당시 독재정권하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6인을 통해 당시의 상황이나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갈등과 슬픔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지금까지도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