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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혐오'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다. '혐오'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도 아닌데 자주 쓸 일이 어디에 있을까 싶지만 듣기는 자주 듣는다. 최근에 읽는 책들에서도 '혐오'라는 단어는 심심치않게 볼 수 있으며 <헤이트>는 아예 '혐오'를 주제로 하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는 혐오란 말을 쉽게 말하고, 쉽게 듣게 되는 단어가 되어버린 걸까?
혐오적 표현의 극단성과 적나라함은 긍정적인 삶의 의욕마저 꺾어놓을 수 있다. 누구나 살기 힘든 시대라고 하는데 거기다 누군가를 향한 혐오라는 감정은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한다. 성, 인종, 종교, 나이 등을 매개로 하는 차별과 혐오의 문제는 어쩌면 인간 사회의 영원한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차별과 혐오가 생활에서 표현되고 계속 터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혐오라는 감정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대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공감'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 공감은 긍정적인 감정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을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느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타인의 관점에서 그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을 느끼고 이해해보는 것을 공감이라 하면 타인은 누구일까? 혐오는 우리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집단이나 이타적인 행위를 위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공감이라는 양면과 뒷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것이 혐오가 가지고 있는 은밀한 속성이다.


'혐오'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은 온라인이 아닐까 싶다. 온라인에서의 혐오발언은 성별이나 인종 등에 근거해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다. 특히 성별에 대한 혐오는 특정 행동이나 모습으로도 강하게 표현한다. 혐오표현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전이가 된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잘 인지하고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감수성이라고 한다. 둔감화는 반대의 개념으로 어떤 자극물에 자주 노출이 되면 이를 당연하게 여기게 되고 작은 자극에는 더 이상 눈도 깜빡이지 않게 된다. 혐오나 증오발언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시민들에 대한 신뢰를 감소시키고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혐오표현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 표현들에 드러난 혐오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널리 퍼져 있다라는 점이다. 혐오가 표현되는 공간을 없애고 실명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 또는 증오는 가짜 뉴스, 허위 정보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들이 많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 인지적인 편향 등을 잘 인지하고 이로 인해 우리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생각이 언제나 옳고 바른 것은 아니다. 내 생각이 잘못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이트>는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라는 제목으로 혐오의 정체를 파헤친다. 다양한 전공의 학자들이 모여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엮은 책으로 우리 사회의 '혐오'에 대해 다각도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