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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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끔은 책제목에 끌려 좋아하는 장르도, 선호하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책이 읽고 싶기도 하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는 제목이 너무 좋았다. 갑자기 약속이 취소되면 취소된 약속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취소된 약속보다 나에게 다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기쁨을 더 먼저 생각한다. 때론 이렇게 생긴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을 땐 실내형 인간이 되는 것이 현대인의 워라벨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이 일상이 되어 택배나 배달 음식을 많이 시킨다. 1인 가구에서 택배나 배달 음식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많이 이용하고 대중적인 배달이 누군가에겐 공포나 무서움을 줄 수도 있다. 이미 1인 가구 여성들이 배달이나 택배를 시킬 때 흔하게 사용하는 이름이 있다. '곽두팔'이라는 이름은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한두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고 중년의 아저씨 같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1인 가구 여성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혼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상상의 인물을 만들어야 불안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사회가 아쉽다.    

가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어떤 일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반응이 '좋겠다, 편하겠다' 등으로 시작한다. 처음엔 직업에 대한 고충이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별로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직업을 체험해 보지도 않고 어느 한 부분만 보고 아주 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일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도 있다. 저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아 무척 공감했던 이야기가 있다. 출판사와 일한다고 하면 첫 마디가 멋지다는 반응이다. 출판사와 일하는 것도 다양한 일이 있고 정확하게 어떤 일인지도 모르지만 막연하게 멋지게 보이고 그런 분위기라고 짐작해 말하는 것이다. 거의 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과 의견이 다르다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쟁을 이어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금의 열정도 없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도 하고 못 들은 척, 못 본척 하며 만남이 끝이나기를 바라기도 한다. 우리는 오늘도 이런 만남을 할 수도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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