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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깡이 (특별판) ㅣ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8월
평점 :
부산 영도는 부산에서도 섬처럼 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영도다리를 통해 영도에 갈 수 있는데 지금은 관광객들도 많이 가는 유명한 곳이 되었다. 영도를 소개하는 영상엔 '깡깡이 아지매'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하는데 그 영상에서 '깡깡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선착장에 배가 들어오면 온갖 조개며 이물질이 배에 붙는다고 한다. 그런데 배의 특성상 기계를 사용해 그 이물질을 제거할 수 없고 오직 사람의 손으로 떼어내야 하는데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깡깡이'라고 불렀다. 남자들은 뱃일을 나가거나 전쟁에 나가 주로 여자들이 '깽깽이'를 했다고 해서 '깡깡이 아지매(아주머니)'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소설 <깡깡이>는 깡깡이 아지매로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워낸 한 할머니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어른들이 쓰는 말로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이 있다. '정은'은 오남매 중 첫째이다. 그렇다보니 부모님은 정은이 살림 밑천이라 말하며 어려운 살림에 정은이 중학교를 가지 않고 집안일을 도왔으면 했다. 아버지는 작은 어선의 선장이지만 살림은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어선 사고로 아버지는 큰 빚을 져야 했고, 그 빚은 다 갚기도 전에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려 집을 나가게 된다. 엄마는 혼자서 오남매를 먹려 살리고 빚까지 갚아야 했다. 그러니 장녀인 정은이보다 장남인 동식이 공부를 해 집안을 세우길 바랐다. 결국 정은은 깡깡이로 일하는 엄마 대신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 살림을 맡아하다 더이상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은은 신문 배달을 하지만 첫달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엄마와 신문 보급소장과 싸우기도 한다. 그러던 중 정은의 유일한 친구였던 숙희는 신문 보급소에서 숙식하던 남자애와 하룻밤을 보내 집안이 난리가 나더니 언니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영영 소식을 듣지 못한다.


정은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아주 가난했다. 자신이 선택해서 할 수 있었던 일이 하나도 없이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버텨야 했다. 지금 엄마는 요양원에 있는 노인이 되었지만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야 했던 이야기가 정은의 어린시절을 통해 이야기한다. 정은의 어린시절은 그 시절, 그 시대엔 보통의 삶이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교를 가지 못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학업의 뜻을 포기하지 못해 늦깎이 학생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정은의 어린시절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정은이 고집스럽게 중학교를 가겠다고 했다면, 동생들에게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