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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읽는 시간
보경 지음, 권윤주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절에 사는 동물을 많이 봐 왔다.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듯 있는 개나 고양이를 여러 번 봐왔는데 <고양이를 읽는 시간>에서도 절에 살고 있는 고양이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생명은 다 소중하듯 절에 찾아온 고양이를 스님은 보살피기 시작하는데 남매 고양이도 찾아오고 이름 모를 엄마 고양이도, 길고양이도 있고, 그 고양이들이 낳은 새끼 고양이들도 돌보면서 절에는 많은 고양이가 있었다.
큰절로 올라가는 길에서 새끼고양이 세 마리를 만난다. 집도 없는 어미고양이지만 새끼들을 얼마나 잘 돌보던지 감탄한다. 어미고양이는 지나다니면서 마주친 적이 있는 고양이로 언제 새끼고양를 낳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어미 혼자서 새끼들을 낳고 탯줄을 자르고 혀로 씻기까지 하며 새끼들을 잘 보살핀 모양이었다. 여름이 다가오고 장마 기간까지 겹치면서 새끼고양이들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어미는 그 누구보다 새끼를 잘 돌봤다. 절에 참배객들이 늘어나자 어미고양이는 새끼고양이들을 숨기기도 하고 너무 더운 날은 움직이지도 않고 시원한 곳에 누워 있기도 한다. 그런 고양이들을 보며 인생과 삶에 대한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순한 삶이 어려운 것인데 고양이들은 아주 단순하게, 때론 멍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고양이로의 삶에 충실한 생활을 한다.


무더위가 지나고 산사에도 가을이 왔다. 절에는 고양이 남매가 있었는데 점점 자라면서 교미를 할 시기가 되었는지 심하게 울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새끼 몇 마리를 낳아놓고 집을 나가고 또 다시 새끼를 낳아두고 집을 나간다. 정을 붙였던 고양이가 이렇게 집을 나가면서 이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물과 정들어 이별이 힘든데 사람은 어떨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애쓰는 만큼 더 달라붙기 때문에 오히려 집착이 커져간다. 이별이란 가족과의 이별, 친구나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이들과의 이별 또한 어렵다. 불교에서는 만남과 이별에 대한 괴로움을 합하여 인생의 팔고라고 한다. 잘 만나는 것도 좋지만 좋은 것과의 이별도 성숙된 자세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고양이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스님 역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불교에서 중요한 마음수행은 현대인들에겐 화를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화를 다스리는 묘약은 결국 사랑과 자비밖에 없다. 삶의 행복을 일구려면 이타행, 타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