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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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지만 내가 원하는 곳으로 당장 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그래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엔 남미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남미를 여행하고 싶은 이유는 남미의 색깔 때문이다. 남미만의 분위기도 있지만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감이 사람들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준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에서도 남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탱고와 유럽과 아메리카의 문화가 섞여 있는 것 또한 매력이다. 남미엔 흑인 노예들의 경쾌하고 즉흥적인 리듬과 술 취한 쿠바 선원들의 슬픈 템포의 하바네라와 같이 만들어진 삶의 모습이 여행에세이에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다. 그리고 잉카 문명의 공중도시 마추픽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흙먼지 길과 구불거리는 길을 걸어 고산병까지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 같았다. 해발 4,000미터의 산등성이를 미니버스를 타고 올랐다. 마추픽추는 아침 공기가 차고 맑고 구름은 집들 사이로 몰려다니며 비를 뿌릴 듯 무거워 보인다.   



여행자마다 여행의 모습은 다른데 먼 곳으로 여행을 갔지만 한 장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에서도 일주일 동안 부다페스트의 아파트 민박집에서 빈둥거리게 된다. 해질 무렵 부다페스트의 거리로 나가보니 의외로 사람들이 많아 놀라웠다. 함께 민박집에서 머무는 여행자와 술을 마시게 된다. 여행을 하며 마시는 술은 사치와 같았다. 여행지에서 여행자는 이방인이고 여행은 이방인의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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