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
임요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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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할 때 길 잃는 것을 약간 즐긴다. 지도를 보지만 크게 많이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길을 잃곤 하는데 올바른 길을 찾는데 짧게는 몇분에서 길게는 하루종일 길을 찾기도 한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버건디 여행 사전>의 저자도 여행지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고 한다. 사람 사라는 골목들은 너무도 비슷하기 때문에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을 했다. 철학자 발터 베냐민은 도시 여행가였다. 나치를 피하기 위해 도주하다 안타깝게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발터 베냐민은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세계사를 꿰뚫는 놀라운 시각을 갖기까지 베냐민은 수없이 많은 길을 잃었다고 한다. 타고난 길치로 지도 보는 법을 익히는 데 30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길 잃기 기술'은 궁극의 '길 읽기'였다는 것이다. 길을 잃음으로 많은 경험을 하고 전체를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중에 제일은 '길 잃기'로 보고 생각하고 느낀 점 들이 아닐까 한다.  

 


<버건디 여행 사전>엔 전엔 인식하지 못했던 '버건디'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세계에는 버건디 철 구조물이 많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버건디이고, 벨기에의 안트베르펜 중양역이 버건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이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사로 꼽힌다는 것이다. 건물이 아니더라도 쉽게 주위에서 버건디를 찾을 수 있다. 달콤한 맛이 나는 뱅쇼는 요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와인이다. 와인에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시나몬 스틱 등을 넣고 뭉근히 끓이면 마실 수 있다.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거의 날아가기 때문에 유럽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아플 때 감기약 대용으로 마시기도 한다고 한다.  


편지를 쓴지 오래 되었지만 여행을 가면 현지의 우체국을 찾아 엽서를 보내는데 우리나라 우체통은 버건디이다. 우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 우체통 역시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어느 여행지에서나 길에서 우체통을 만날 수 있다. 국내 명소에 가면 '느린 우체통'이라는 것도 있어 1년 뒤 수신인에게 편지를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느린 우체통으로 보낸 편지는 미래의 나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초심을 생각나게 하거나 삶의 윤활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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