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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지음, 이명선 그림 / 니들북 / 2019년 12월
평점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의 제목만 보아도 이 말의 뜻을 안다면 참 철든 사람이지 싶다. 이 말의 뜻을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가끔은 '엄마'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 마음이 제대로 표출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오히려 반대로 엄마니까 화내고 짜증내고 맘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엄마는 다 이해해주고 알아줄 것 같기 때문이 아닐까? 시집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엄마에 대한 시들이 많은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시의 제목이기도 하는 동시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아주 오래전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엄마는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가끔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넑두리 인줄만 알았다. 그렇게 엄마는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한다. 그런 희생에 고마워할 줄도 모르는 것이 자식이다. 엄마에게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에서는 엄마뿐만 아니라 부부나 가족, 인생, 삶, 자연, 시 등에 관한 시들도 있어 다양한 주제로 씌여져있다. 부부를 노래하는 시에는 동행의 의미를 많이 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어머니에 대한 시와 대비되게 부정적이고 '사랑할 수 없던 그 이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애증의 담고 있는 이름이 아버지인데 그래도 아버지가 나이들고 아픈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다.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는 약간의 웃음과 약간의 울음과 절반의 탄생과 절반의 죽음과, 그 이상의 그리움 등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들이 수채화의 그림처럼 동화 같고 따뜻한 내용들도 많지만 '슬픈 가을'을 현대의 대한민국 현실의 한 단면을 담고 있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소식들이 우리 이웃들의 죽음과 탄식, 슬픔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슬픈 가을에 그런 소식들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 쓸쓸해지고 쌀쌀해지는 가을이라도 누구라도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사회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시를 읽고 있자니 참 쓸씁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