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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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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고민을 한두개씩 가지고 살아간다. 고민이 없다고 해도 알고보면 크고 작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이 했고 큰 고민은 '일'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의 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을 하는 장소를 옮기고 싶었다. 장소를 바꾸고 싶었던 이유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해서였다. 그렇게 고민한 시간이 1~2년으로 좀 길었다. 직장을 구하는 일도 힘들지만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직장에서 관계가 좋지 못한 동료는 있을 수 있다. 가정 환경이든. 생활 환경이든. 직장 환경이든, 어디든 관계가 매끄럽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관계를 풀지 못해 그 환경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까? 잠시는 해결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장소를 옮기기보다 마음을 옮기는 것이다.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는 인간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스스로 조종할 수 있는 의지인 '자유 의지'가 있기 때문에 타인을 원망하고 탓한다고 했다. 또 누구도 스스로를 바꾸기란 불가능하며 애초부터 인간에게 자유 의지 따위는 없다고 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필연적이며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다는 뜻인데 이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옮기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관계가 불편한 사람은 어떻게든 꼭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고 마음을 먹으면 편해지게 된다. 어쩌면 상대방에 대해 체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은 25가지 고민에 대한 해답을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데 인생에 있어 25가지의 고민만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자기자신과 일, 자존감, 연애와 결혼, 인생, 죽음 등에 대한 공통된 고민을 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쳇바퀴 돌 듯 일상을 살고 있었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간 뒤 느끼는 약간의 허무함이 있다. 쳇바퀴 돌 듯 열심히 일상을 살았다고 느끼지만 큰 결과나 수확물은 없이 인생을 허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일상에 헛헛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일본 종교 철학자인 도겐은 평범한 일상 속에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잠재해 있다고 한다. 오히려 일상의 잡다하고 평범한 일에서 깨달음을 얻기 쉽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그 일상에서 찾는 깨달음이야말로 누구나 찾을 수 있을 것 같이 쉬워 보이지만 아무나 찾을 수 있는 깨달음이 아닌 것이다. 도겐은 잡다한 일을 하는 가운데 아무런 생각 없이 손을 사용하며 자기 자신을 잊으면서 깨달음으로 몰입해갈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