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 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
경신원 지음 / 파람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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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쇠퇴한 지역에 기존 주민보다 부유한 주민이 유입됨에 따라 나타나는 경제적, 환경적인 개선을 뜻한다. 이로 인해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기존 주민들의 비자발적 이주 현상이 동반되는 현상이다. 이는 책에서만 사용되는 전문용어가 아니다. 얼마전 한 유명인의 기사를 읽다보니 14년동안 이태원에서 식당을 했지만 몇 년 전부터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개의 식당을 가지고 있고 식당업으로 성공했다는 연예인이었지만 이태원 골목의 상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좁고 작은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부작용으로 유명 골목이 된 상권을 점점 변화시키고 있다.


이미 2015년 무렵부터 이태원 골목길에 나타난 변화는 많은 대중매체에서 다루었다. 2000년대초 영국에서도 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났고 한국은 주거지의 고급화, 즉 주거지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대규모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다 오래된 골목길의 낡은 주택은 경제적 자본은 제한적이지만 문화적 자본이 풍부한 새로운 소상공인들에 의해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한때 '0리단길'이라고 하는 골목길들이 유행하면서 매스컴이나 SNS에서 핫플레이스라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상권이 활기를 띄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뒤엔 꼭 상가 임대료의 상승이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 오히려 소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상권이 점점 죽어가게 된다. 그리고 또다른 '0단길이' 생겨나게 되는 반복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어디든 도시나 골목길은 발전하고 확장되고 축소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상공인이나 소비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만 번성했다가 이젠 더 이상 핫플레이스가 아니라면 죽은 골목길이 되어 버리는 현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이 비단 이태원에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이태원 골목길에 나타난 변화를 이끈 직접적인 행위자는 소상공들로 이들은 탈산업화 시대의 새로운 계층이다. 자신만의 자유와 목적을 가지고 자신만의 능력을 펼치던 소상공인들로 제한된 경제적 자본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소규모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이들은 해외 거주 경험이나 유학 등으로 외국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 엘리트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포용할 수 있던 자유로운 장소가 이태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태원은 약 10년이 지난 뒤 많은 부작용으로 아파하고 있다.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은 이태원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서울의 작은 골목길의 미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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