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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가끔 읽었던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읽었던 책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할 때도 있고, 실제로 읽었던 책을 또 읽으며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을 못할 때도 있다.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는 앞 페이지 몇 장을 읽고 읽었던 책을 확신했다. 그래서 제목과 저자의 이름으로 검색을 하니 읽었던 책으로 메모도 해 두었다.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라는 제목이 아니라 '사라지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먼저 나왔던 이 책은 절판이 되었지만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글들과 새로운 글을 합쳐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로 탄생했다. '사라지고 있습니까'를 읽었을 때도 내용이 좋았던 에세이로 기억하는데 시간이 흘러 다시 읽어봐도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있었다.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는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던 학생이 한강에서 사진을 찍고 있자 한 아저씨가 말을 건다. 자신은 욕실과 화장실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자로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모델링한 집을 찾아다니며 변기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 작업으로 예상치 못하게 돈벌이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엔 개근상을 탄다는 것은 그만큼 성실한 학교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개근상을 타는 학생이 예전보다는 많지 않다고 한다. 저자 역시 어릴적 개근상을 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등교를 하기 싫을 땐 동네 야산을 오르기도 하고 혼자 놀기도 잘 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여학생이 따라왔고 산동네 가난하게 살던 집의 모습을 보여 주기 싫어 친구도 데리고 오지 않았던 집이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소녀가 따라와 산동네 집을 보여주게 되어 화가 났던 것인지 여학생의 가슴팍을 찼다고 한다. 넘어진 여학생은 울며 가 버렸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 소녀를 만났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다. 어쩌면 소녀는 그 기억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소년은 미안했던 마음에 기억을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