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 묻어둔 목소리를 되찾는 여정”긴 공무원 생활 동안 침묵에 익숙해진 한 사람이 읽기와 쓰기, 사진으로 자신과 재회하는 과정을 담은 책. 작가는 타인에게 무심했던 이유가 실은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했기 때문임을 깨닫고, 렌즈 뒤에서 세상을 응시하고 글로 감정을 포착하며 비로소 내면의 웅성거림을 알아차리기 시작합니다. 책 속 모든 사진도 직접 작업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한 사람이 자기 존재를 되찾아가는 시각적, 문학적 기록물이 아닐까 싶네요 “삶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언어”이책이 다정하게 느껴졌던 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시적 언어로 포착하면서도, 그 안에 단단한 사유 구조를 담아낸다는 점이에요. 계절과 사물, 관계와 풍경을 오가며 기록된 문장들은 익숙함에 묻혀 지나쳤던 감정들을 환기시키고, 독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보도록 초대해요. 특히 사진과 어우러진 서사는 감성적 여운을 길게 남겨주고요! 무엇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은은하게 전달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제안하는 점이 추천 포인트
하루에도 수백 번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타인의 삶에 몰입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본 적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살짝 독특하게 다가왔어요. 24가지 질문과 실천 과제로 독자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도록 설계된 워크북 형태거든요.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내가 자서전을 쓴다면 제목은 무엇일지" 같은 질문들이 처음엔 단순해 보여도, 막상 답하려니 생각보다 오래 멈칫하게 되더라고요? 페이지마다 마련된 여백을 나의 생각과 감정으로 채워가는 과정에서, 진짜 '나만의 책'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¹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안의 무수한 손길이 소설을 읽고 나면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요. 교열자 오기서의 깐깐한 원고 검토부터, 편집자 석주가 작가와 나누는 섬세한 소통까지,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가 겹겹이 쌓이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거든요. 활판인쇄 시대의 출판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면서, 김혜진 작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책’이라는 매체에 담긴 보이지 않는 노동을 가시화합니다. 새삼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안에 스며든 수많은 손길과 시간, 정성이 느껴지네요. ² 일이 곧 삶이 되는 순간작가는 ‘편집’이라는 직업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질문을 던져요.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인가, 아니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인가? 주인공 홍석주가 교열자에서 편집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단순한 직업적 성공담이 아니었어요. 계획할 수 없지만 매일 새롭고, 우연적이지만 필연적인 편집의 세계가 곧 삶 자체의 은유처럼 다가왔거든요. 석주가 원고 속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역할을 찾아가듯, 우리 역시 주어진 삶 속에서 ‘나만의 것’을 엮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¹ 언어유희가 만들어낸 정서적 깊이'구석'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중성을 이토록 섬세하게 풀어낸 그림책이 또 있을까요. 신순재 작가는 공간적 의미의 '구석'과 성격이나 마음을 뜻하는 '구석'을 교차시키며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해수가 발견하는 찬이의 다양한 구석들—귀여운 구석, 치사한 구석, 엉뚱한 구석—은 한 사람이 가진 다면적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거든요. 그러다 찬이가 물리적 '구석'에 숨어 자신의 감정적 '구석'을 감추는 장면에서, 이 언어유희는 단순한 재치를 넘어 깊은 정서적 울림으로 전환됩니다. 김지혜 작가가 그려낸 색종이 세계는 이러한 다층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완성하는 환상적 장치예요.² 존중으로 완성되는 관계의 문법저는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내게 보여주지 않은 구석이 있어도 괜찮아요. 그건 그 애만의 구석이고, 비밀일지 모르니까요"라는 문장에 녹아져 있다고 생각해요. 관계 속에서 우리는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몰라도 괜찮음'을 이야기하거든요. 상대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억지로 들추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존중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주인공 해수가 찬이에게 건네는 고백은 단순한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성숙한 태도의 선언입니다.☺︎ັ#그림책추천관계 속에서 자신의 어떤 면을 감추고 싶었던 경험이 있는 어른타인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어린이수용과 존중의 가치를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은 양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