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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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안의 무수한 손길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요. 교열자 오기서의 깐깐한 원고 검토부터, 편집자 석주가 작가와 나누는 섬세한 소통까지,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가 겹겹이 쌓이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거든요. 활판인쇄 시대의 출판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면서, 김혜진 작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책’이라는 매체에 담긴 보이지 않는 노동을 가시화합니다. 새삼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안에 스며든 수많은 손길과 시간, 정성이 느껴지네요.

² 일이 곧 삶이 되는 순간
작가는 ‘편집’이라는 직업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질문을 던져요.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인가, 아니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인가? 주인공 홍석주가 교열자에서 편집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단순한 직업적 성공담이 아니었어요. 계획할 수 없지만 매일 새롭고, 우연적이지만 필연적인 편집의 세계가 곧 삶 자체의 은유처럼 다가왔거든요. 석주가 원고 속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역할을 찾아가듯, 우리 역시 주어진 삶 속에서 ‘나만의 것’을 엮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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