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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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언어유희가 만들어낸 정서적 깊이
'구석'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중성을 이토록 섬세하게 풀어낸 그림책이 또 있을까요. 신순재 작가는 공간적 의미의 '구석'과 성격이나 마음을 뜻하는 '구석'을 교차시키며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해수가 발견하는 찬이의 다양한 구석들—귀여운 구석, 치사한 구석, 엉뚱한 구석—은 한 사람이 가진 다면적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거든요. 그러다 찬이가 물리적 '구석'에 숨어 자신의 감정적 '구석'을 감추는 장면에서, 이 언어유희는 단순한 재치를 넘어 깊은 정서적 울림으로 전환됩니다. 김지혜 작가가 그려낸 색종이 세계는 이러한 다층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완성하는 환상적 장치예요.

² 존중으로 완성되는 관계의 문법
저는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내게 보여주지 않은 구석이 있어도 괜찮아요. 그건 그 애만의 구석이고, 비밀일지 모르니까요"라는 문장에 녹아져 있다고 생각해요. 관계 속에서 우리는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몰라도 괜찮음'을 이야기하거든요. 상대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억지로 들추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존중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주인공 해수가 찬이에게 건네는 고백은 단순한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겠다'는 성숙한 태도의 선언입니다.

☺︎ັ#그림책추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어떤 면을 감추고 싶었던 경험이 있는 어른
타인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어린이
수용과 존중의 가치를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은 양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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