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햇과 함께한 세계 여행 - 23년 동안 살아 본 8개국 지구촌 이야기
박홍섭 지음 / 좋은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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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한두 달 다녀오는 것과 한 나라에 상주하면서 평생 8개국을 체험한 이야기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해서 읽게 되었다. 하드햇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 자랑스러워 졌고, 8개국이 마치 내가 살았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리비아의 건설 현장 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비행기에서 술도 마시고 담배까지 피웠다고 한다.

맨 처음 간 곳은 리비아. 싸대기 술을 나눠 먹었다고 해서 검색해 봤다. 리비아는 이슬람 국가라 술을 못 마신다. 그래서 싸대기라는 술을 몰래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였다. 30도가 넘는 독주인데 원액부터 마시면 속이 메슥거리고 '싸대기'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서 붙여진 이름.

두 번째 나라는 말레이시아. 여기서 두리안이 크림치즈 같은 맛이라고 한다. 어떤 맛인지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예전에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냄새가 너무 고약해서 안 먹어 본 걸 후회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어만 사용하는 게 아니고 영어가 기본에 말레이어, 중국어, 힌디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2~3개 언어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티오만섬 여행 시 꿀팁도 얻었다.

탑다운, 핸드더그케이슨, 시방서, 보링테스트, 배근, 타설, 캐비티, 전 같은 모르는 용어들이 있는 페이지는 매우 낯설었다.

세 번째 나라 싱가포르에서는 말레이시아 차이니스를 말차, 싱가포르 차이니스를 싱차라고 하는 것을 알았다. 난 말차라고 해서 일본 가루 녹차인 줄 알았다. 하드햇hard hat이 안전모인 것도 처음 알았다.

예전에 싱가포르 친구가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넘 잘해서 부러웠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배경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콩글리시라고 하는데 싱가포르에선 싱글리쉬라고 한다. Are you going home? 을 You go 마?처럼 말해서 싱가포르에서 오래 살면 그나마 좀 했던 영어가 다 망가져 온다는 말이 재밌었다.

싱가포르의 명물은 칠리크랩이다. 지금도 팜 비치 레스토랑은 유명하다.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칵테일도 맛있어 보였다. 게다가 싱가포르가 작은 도시국가인 것도 알게 되었다. 제주도보다도 작아 보여서 깜짝 놀랐다.

네 번째 나라 대만에서는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과 온천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밍산陽明山이라는 화산과 베이토北投라는 온천촌에는 노천온천도 있고 지열곡이 장관이다. 또, 매월 삭망(초하루와 보름)에 삭망제를 올리는데 거리 곳곳에 향과 종이돈을 태워서 연기가 자욱하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어를 모르면 소통이 안 된다. 중국은 간체자를 쓰는데, 대만은 번체자를 쓴다. 타이베이 101타워를 다시 찾은 저자님, 감회가 담 달랐지 싶다. 크리스털 아트월은 101 타워 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 이름이 새겨져 있다.

버블티 이야기가 나와서 우리나라에도 성업 중인 공차가 생각났다. 그런데 공차의 원조가 중국이 아니고 대만이다.

다섯 번째 나라 두바이. 4년간 40대 후반을 보냈던 두바이를 2022년에 회갑 기념으로 찾아가 시공에 참여했던 건물과 살던 동네를 다시 둘러보셨다는데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추억여행이지 싶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에 우리나라도 참여했다니 자랑스럽다. 두바이 하면 버즈 알 아랍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나 멋진 초고층 빌딩들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두바이 실내 스키장은 오일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열사의 땅에 인공 스키장을 만들다니.

여섯 번째 나라 인도에서는 6년을 살았다고 한다. 인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는 영화, 결혼식, 축제다. 카스트제도 때문에 엄청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도비가트라는 세계에서 제일 큰 빨래터가 아직도 있다니 맘이 짠했다.

인도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의 발상지다. 그리고 모든 종교는 국가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암리차르 황금사원과 타지마할이 유명하다. 알폰소 망고와 잭푸르트라는 과일이 특이했다.

인도가 무서운 것은 아디다스 모기라 불리는 댕기 모기에 의한 댕기열이다. 죽지는 않겠지만 워낙 모기에 잘 물리는 나는 댕기 모기 때문에라도 인도에 가고 싶은 맘이 사라졌다.

일곱 번 째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메트로에 삼성물산도 합류했다니 자랑스러웠다. 역이 영화에서나 봄직하게 너무 멋있다.

마지막 여덟 번째 나라 방글라데시. 이곳의 다카 국제공항은 2024년 말에 준공 예정이다. 방글라데시는 의류산업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마지막 근무지인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받았다.

인도는 세발 전동차, 방글라데시는 인력거 같은 릭샤가 대조적이었다. 방글라데시 최대의 항구인 치타공 항구를 다룬 한국의 다큐멘터리 아이언 크로즈도 있다.

저자님과 함께 한 세계여행을 통해 우리가 지구촌 주민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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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 성경에 묻다
이원재 지음 / 좋은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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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경, 지성, 성도 세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지성의 질문에 성경 선생님이 대답해 주신다.

하나님의 성품과 성경, 구원, 자유의지, 구속 사역에 관한 4가지 토론 주제와 심화 토론인 음부와 영원과 특별 은총에 대해서이다. 심화 토론 부분은 어려워서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실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이 이 책에 다 있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구원과 종말에 대해 성경 말씀을 근거로 해서 설명해 주니 이해가 쏙쏙 된다.

성경과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거나, 더 깊이 있게 공부하실 분들이 읽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교회를 다니면 무조건 다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진심으로 믿으면, 믿음이 행위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 한다. 믿음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교회를 다니는 사람 일 뿐이다.

왜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죽으면 영원한 지옥으로 간다고 하는지 거의 3페이지에 걸쳐 직접 성경 구절을 살펴본 것도 참 좋았다.

나도 교회를 다녔을 때, 문맥을 통해 성경을 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도 맞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님의 성품이라고 한다. 모든 불신자들에게 사후 영원한 지옥 형벌을 주는 것이 하나님의 성품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성경 선생님은 본인의 의견이나 생각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성경 구절을 일일이 찾아 인용한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 더 신뢰가 갔다. 그리고 진짜 이런 구절이 있었나 하는 생소한 구절도 많아서 다시 성경을 찾아보며 읽었다.

심화 토론 부분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재밌었다. 음부는 구약과 신약이 다르다. 음부와 무저갱에는 누가 있을까? 영벌과 영생이란? 구약의 사람들은 십자가를 통하지 않고 어떻게 구원을 받았을까? 등의 문제를 다룬다. 나는 스올과 하데스에 대한 것뿐 아니라 게헨나라는 장소도 처음 들어봤다.

제대로 알 지 못했던 용어들과 궁금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던 의문점들이 풀렸다.

살아서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죽은 자는 모두 지옥에 가는가?라는 질문에 비록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했지만 그 삶 가운데 하나님의 자녀로서 최고의 증거인 사랑을 완전하게 보여 주는 자가 있다면 하나님은 그런 자를 어찌하시겠습니까?라는 대답으로 마음이 편안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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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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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정신적 만족을 주는 작업은 무엇인가?

그것이 당신의 예술이다.

그리고 그것을 단 한 번뿐인 당신의 삶에서 행할 때, 당신에게 예술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다른 대상이 아닌, 당신 자신이 된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을 설명해 주는 책이 아니다.

툭 던져진 질문에 자꾸만 자꾸만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을 처음으로 조금 느껴 볼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정답 맞히는 것에 익숙한 나는 예술 작품을 접할 때, 내 느낌이 틀리리면 어쩌나? 뭔가 더 심오한 뜻이 있을 텐데... 하며 답이나 해설지 찾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역시 너무 이해하기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나 예술 작품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럼 내가 배웠던 수많은 해설들은? 그냥 감상하신 분의 의견이고 생각일 뿐이었던 것.

예술은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예술은 나 자신과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이 책 자체도 예술작품이이다.

책을 읽다가 그림을 보고, 그림을 보다가 일상의 묘사를 읽는다.

평범한 풍경의 세상이 선물해 주는 예술의 순간들...

이 책을 읽다 보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예술 작품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글로 그림으로 감동을 주는...

첫 부분에 나오는 온 카와라라는 화가의 작품은 도장을 찍었나 했는데, 그림으로 그린 것이었다. 제작한 날짜를 써서 색칠하고, 뒤에 신문을 오려 붙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나도 날짜 도장을 매일 찍는다. 단순한 일상이다. 의미 자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시간은 온 카와라를 만나 우리도 시간을 느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우환 화가의 작품은 나도 본 적이 있다. 벽지 모양인가? 싶었다. 그런데 매일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을 점과 선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책에서 배운 대로 다시 그림을 보며 나의 느낌을 찾았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니까 내 맘대로 생각했다. 모호함... 끝없는 단조로움... 다 같아 보이지만 같지 않음... 끝을 알 수 없음... 내 인생 같다.

인생도 예술처럼 정답이 없다.

예술은 정답이 없어 좋다.

삶도 정답이 없어 좋다.

이우환 화가님의 어머니 이야기는 늘 집안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쌀을 씻을 때마다 매일 다르게 느끼셨다는.

화가님도 어머님도 예술가다. 아무리 허접한 일도 매일 새롭다. 매일 새로우니 매일 즐겁다. 매 순간이 전혀 새롭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행위. 이를 우리는 예술적 행위하고 부른다.

보기를 스스로 결정하며 살고 있느냐는 물음이 너무나 당연해서 생소했다. 누구나 스스로 보기를 결정하고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짧은 동영상도 내가 선택해서 본다. 그런데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내가 결정한 듯 보이지만 실은 끌려다녔던 것이다.

왜 나는 안 보는 것을 결정한 적이 없었을까?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뒤샹의 변기를 뒤집어 놓은 <>이라는 작품은 좀 황당했다. 그러나 자신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 진정 자신의 예술이었다는 말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추하고 더러우면 뭐 어떤가.

살아 있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이지 않은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순수한 행위예술이 어디 있겠는가?

유명 화가들의 허접한 초기 작품들은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유명한 작가들의 초기 작품 사진을 구하신 건지? 작가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나는 이 책에서 최정화의 '소쿠리 탑'과 고흐의 만종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소쿠리 탑'은 어릴 때 엄마랑 갔던 그릇 가게에서 사이즈 별로 팔던 기억이 나서 였을까? 아니면 마트 개업할 때 받았던 빨강, 파랑 소쿠리가 떠올라서 였을까? 어떻게 흔하고 평범한 소쿠리가 이런 거대하고 감동적인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압도된다는 단어를 처음으로 느낀 예술작품이었다.

그리고 고흐의 만종은 허접한데...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

고흐가 밀레의 만종을 따라 그린 습작이 왜 고흐의 유명한 작품보다 더 감동을 주나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의 고흐가 느껴져서 일까? 실력이 아닌 진심이 느껴져서 였을까?

작가는 마지막에 묻는다.

당신의 사적 정체성은 무엇인가?

사회적인 것이 아닌 사적私的 정체성은 처음 듣고 처음 생각해 본다.

나도 사적 정체성을 일찌감치 정립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았어도 됐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내 정신의 뿌리인 사적 정체성을 내 힘으로 탐구해서 밝혀내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조금씩 찾아가 보자.

매일 나에게 물어보자.

나의 사적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또 싫어하는가?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러고 보니 나에게 단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었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배우는 능력.

독학력

우리 본연의 능력

저자는 스스로의 힘으로 체험하고 공부하고 훈련하며 나 자신만의 독특한 지적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독학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런 아름다운 책이 나온 것 같다.

세상은 우리에게 진전을 원하지만 예술가는 자신의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길 즐겁게 반복한다.

오랫동안 커피 독학으로 행복을 만들고, 덤으로 받은 일상의 쾌거인 '이게 정말 커피냐'라는 평가에 나도 덩달아 기뻐지는 오후다.

매 순간은

오직 단 한 번뿐인

전혀 새로운 순간이다.

일기일회라는 말처럼, 차를 마시는 지금 이 순간은 평생에 단 한 번 일어나는 일임을 가슴에 새겨 차 한 모금을 아주 새롭게 음미한다는 마음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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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앤드 러브 - 일과 사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마이라 스토로버.애비 데이비슨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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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선의 선택을 위한 5가지 도구를 배우는 책이다. 나는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고 고민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배우고 싶어 읽게 되었다.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1장은 5C 프레임 워크를 활용해서 내 삶에 적용하는 툴을 제공한다. 그리고 나머지 장은 사랑과 결혼, 아이 갖기, 가사분담, 주거 문제, 일과 육아, 노년의 삶 등 5C 프레임 워크를 이용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5C 프레임워크는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Clarify - 명확히 하기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과 분리하는 것이다.

 

Communicate - 소통하기란 상대방과 자기가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을 나누는 것이다.

 

Consider a Broad Range of Choices - 대안 알아보기는 선택지를 광범위하게 고려해 보는 것이다.

 

Check in - 다른 사람의 의견 듣기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도 최적의 해결책이 나올 수 있으므로 책이나 인터넷 검색뿐 아니라 다양한 소리를 듣는 것이 좋다.

 

Explore Likely Consequences - 예상 결과 따져보기는 비즈니스 업계에서 자주 쓰는 사전 부검과 비슷한 기법이다. 실패할 경우를 가정해 그 원인을 사전 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다.

 

2장과 3장에서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디서 살지, 돈 관리는 어떻게 할지, 아이는 언제 낳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선택지를 제시한다.

 

요즘은 결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져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확실하다면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 살 수 있게 되었다. 혼자도 좋고 둘도 좋다.

 

그런데 만약 배우자를 원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원하는 건지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5C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고 내 삶에 적용하기로 연습해 보자. 결혼하기 전에 이 부분은 꼭 읽고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

 

소통하기에서는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스스로 멈출 때까지 경청하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자꾸 중간에 내 의견을 말한다. 말 끊으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이 잘 안된다. 이 부분은 내가 제일 먼저 연습하려 한다.

 

대안 알아보기는 지금 교제 중인 사람이 흘러간 대안만큼 좋아 보이지 않으면 다른 대안 찾기를 계속하는 게 낫다고 한다. 예상 결과 따져 보기는 힘든 시간이나 여행 같은 상황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예상해 보는 것이다.

 

결혼은 왜 하기로 했는지, 또는 하지 않기로 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결혼을 통해 자신이 열망하는 꿈을 부부가 각자 이루거나 함께 이룰 수 있는가? 결혼은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배우자가 될 사람과 나누어 보자.

 

4장은 아이 갖기인데 아이를 가지려는 이유와 갖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갖는다면 언제 가지는 게 좋을지, 몇 명 낳을지 5C 프레임워크를 활용해서 현명하게 부모 되는 법을 배운다.

 

5장은 가사분담이다. 가사 노동은 반드시 해야 하고, 쉼 없이 몰려오고, 과소평가되고, 눈에 잘 띄지 않고, 지루한 일이다. 어느 한 쪽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현명하게 가사 분담을 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집안일의 최저 관리 기준과 중요도를 정하고,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분담할지 고민한다.

 

6장은 어디서 살 것인가이다. 나는 아이 때문이라도 친정 근처에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도 부모님 집 가까이 사는 것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나온다. 부부가 의논해서 함께 결정하면 될 것 같다.

 

7장은 맞벌이와 육아이다. 나도 엄청 고민했던 부분이다. 결국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파트타임을 하기로 했었다. 지출을 줄이는 것도 소득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부부가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직장 복귀 준비에 대한 팁도 있다. 8장에서는 이혼을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을 알려준다.

 

9장은 노후의 삶이다.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에게도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 미리 준비하고 생각해 두어야 한다.

 

마지막 10장에서는 직장과 가정에 필요한 변화다. 변화를 주도하려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어던 변화를 왜 원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명분이 확고하면 도중에 어려운 장애물을 만나도 뚫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5C 프레임 워크를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막막할 때,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습 문제들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쉽게 내 삶에 적용 해 볼 수 있다. 5C 프레임워크로 돈과 사랑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고 현명하고 명쾌한 결론을 내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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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난 창
박지향 지음 / 좋은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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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돈으로 사는 게 아니야 만들어 가는 거지.

살아 보니 알겠더군

집의 중심에 엄마가 있어야 하고,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집은 건강하고 튼튼하지

(p.136)

물리학 교수였던 할아버지는 연구와 강의에 몰두하느라 아내는 늘 뒷전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곁을 떠난다. 그 때서야 비로소 할아버지는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한 긴 세월들을 후회하며 한 말이다.

만약 아들이 있어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할 건 그 무엇도 아닌 아내를 많이 많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말해 줄 거라며...

집에서 살림을 한다 는 것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고 눈에 보이는 소득이 통장으로 찍히는 것도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다. 인정받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희생을 각오해야 한 가정의 행복이 지켜지는 것이다. 남자가 살림을 하는 경우에는 아내를 남편으로 바꾸어 읽으면 된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으면 그 사람의 좋은 면만 보겠다는 각오를 하자. 그리고 서로 맞춰 가는 것이 사랑이다. 사람 다 거기서 거기라는 흔한 말처럼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저자가 캐나다 밴쿠버 리타이어먼트 홈에서 만난 분들 이야기도 나라와 환경은 다르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는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 평생을 행복하게 살고 상처 하나 없는 인생 역시 없었다. 살아온 세월만큼 쌓인 한과 사연을 가진 한 분 한 분의 삶은, 흔들어 놓은 콜라병 같았다고 한다. 그렇게 터져 나온 이야기들을 시처럼 엮어 낸 것이 이 책이다.

평생 한 여자를 사랑한 일이 눈부신 성공이었다고 말하는 《노트북》이란 영화 속 노아와 같은 해리 할아버지. 치매에 걸려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아내를 홀로 두고 돌아와 서쪽 하늘을 바라본다. 등으로 우는 남자를 본 적이 있는가? 커다란 등이 들썩일 때마다 굵은 눈물방이 뚝뚝 떨어지는 남자를 본 적이 있는가? 아내는 해리 할아버지에겐 집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서쪽으로 난 창이란 제목은 리타이어먼트 홈 2층의 통유리 창문이 서향이라, 저무는 황혼과 일맥 상통해서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책 표지의 모래시계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세월일까. 저 서쪽으로 난 창은 지금도 그대로 일 텐데... 창을 바라보던 분들만 밀물과 썰물처럼, 모래시계처럼, 과거와 현재를 드나들고 계실 것이다.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왕년에 할머니.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생 한 적도 없고, 나밖에 모르던 할머니. 잘나가는 남편에, 유명 인사가 된 딸도 있다는 왕년에 할머니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에 왕년에 누렸던 화려한 장식품과 물건들에 둘러싸여 왕년을 사신다. 왕년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래도 무방하지 않은가.

또 선교사로 우리나라에 오셨었다는 은퇴한 교수님은 1950년대의 우리나라에 시계가 귀해서 시계 밀수까지 하셨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배를 타고 그 옛날 울 엄마가 사시던 시대에 한국에 오셨었던 분을 만나다니.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작가님이 대신해 주는 이야기를 통해 만나도 반가웠다. 이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 분들이 더 많은,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지친 저녁에도 밥 한 끼 같이 먹으려고 쌀을 씻는 엄마의 일상이 사랑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 외엔 아무것도 이뤄 놓은 게 없다는 분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한 평생 감사히 잘 살다 간다고~

한 분 한 분의 평생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모르는 음악과 영화, 꽃과 나무도 찾아보았다. 무더위 속에서 캐나다로 떠났던 가슴 먹먹한 책 속 여행이었다.

글로 집을 짓는 사람을 작가라고 한다. 집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안식처다. 이 책은 스트레스가 쌓였거나 힘들고 지쳐 쉬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휴식 같은 책이다.

국적 불문, 학벌 불문, 나이 불문, 성별 불문하고 한 인간의 삶은 이룬 것이 있건 없건 마지막 순간에 잘 살았다고 느끼건 후회만 가득 하건 다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이왕 사는 인생 신나게 탱고 리듬에 맞춰 웃으며 석양을 향해 가자. 책 마지막 문장처럼~

혼자도 좋고, 둘 이면 더 좋은

인생은 탱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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