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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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퀀텀의 세계』를 썼던 카이스트 이순칠 명예교수님은 쏟아지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하여 개정판까지 냈지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다음 두 가지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가 어려워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1. 언제 쓸 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가? 2. 어떤 형태의 양자 컴퓨터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그래서 나도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양자 물리학을 바탕으로 한 양자 기술 과거, 현재, 미래를 다룬 책이다.

1. 언제 쓸 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가?

암호를 풀 정도의 훌륭한 양자 컴퓨터라면 2035년 정도는 되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1000 큐비트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2025년에 시작해서 2033년에 완성하기로 로드맵 되어 있는데 IBM에서는 2023년에 이미 100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발표했고,10년 정도 수준차가 있다고 한다. IBM에서는 2033년까지 10만 큐비트를 가진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공표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업 비밀이 10년 후에는 공개되어도 괜찮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 양자 컴퓨터가 뚫지 못하는 양자 내성 암호를 걸어두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양자 컴퓨터는 공개 키 암호체계와 비밀키 암호체계의 격파에 모두 효율적이므로 암호를 제대로 푸는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암호화폐 계정은 모두 해킹당할 수 있으며 채굴도 독점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당연히 암호화폐는 무용지물이 된다. 저자는 지금 비트코인의 시세는 1억 원도 넘는데 나 같으면 10년 이내에 모두 처분하겠다고 한다.

전자 서명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소인수 분해에 기반한 공개키 암호체계 대신에 양자 컴퓨터가 효율적으로 뚫지 못하는 격자 암호 등을 사용하면 된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국정원의 후원으로 양자 내성 암호 국가 공모전을 열고 있다.

2. 어떤 형태의 양자 컴퓨터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초전도, 이온덫, 중성원자, 광자, 양자점, 점결함 양자 컴퓨터와 위상 양자 컴퓨터 중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책에 나온 비유가 인상적이다.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확률을 총책임자에게 물으면 100%, 중간 관리 책임자에게 물으면 60%라고 답하는데, 맨 아래 실무자에게 물으면 날아가면 기적이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의 오류 정정과 확장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컴퓨터 개발이 넘어야 할 산들을 생각하면 이 농담이 웃을 일은 아니라고.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 중에 양자 컴퓨터 회사 주식을 가진 사람은 없고, 앞으로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어 큰 변화를 일으켜도 돈을 많이 버는 연구자는 없을 거라고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여기까지 온 것만도 기적이라니, 앞으로도 기적 같은 혁신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나는 암이나 치매, 당뇨병과 같은 대표적인 노화성 질환의 기전을 분석해서 불로 장생을 가능하게 하는 신약이 개발되지 않을까 한다. 비만 약 위고비가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라는데, 만약 양자 컴퓨터가 노화를 역전시키는 약을 개발하면 한 달에 100만 원만 받을까? 저자는 앞으로 20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은 양자 컴퓨터 덕에 영생을 얻을지도 모르니, 이를 대비해 돈을 좀 많이 벌어두라고 한다.

양자 컴퓨터 덕분에 계산 능력이 아주 좋아지면, 전쟁을 하기 전에 상대방과 나의 전력을 정확히 입력해서 내가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도 알게 되므로 전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이 사용되는데, 이왕이면 기술이 빨리 발전해서 전쟁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양자 컴퓨터 기술은 녹색 비료, 분자 모델링, 단백질 접힘, 탄소 포집, 태양전지 디자인, 배터리 디자인 등 분자 시뮬레이션 연관 문제를 해결한다.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최우선으로 적용될 분야를 분자 시뮬레이션 분야라고 보았다. 분자 시뮬레이션의 대표적 응용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원작 폭탄보다 기후 온난화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는 요즘 탄소 제로나 중립은 인류가 당면한 숙제다. 양자 컴퓨터는 탄소 중립에도 기여한다. 탄소 포집이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물질을 찾고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변환하는 효율적인 화학 결합을 찾는 일이다. 양자 컴퓨터는 분자 결합을 시뮬레이션해서 이런 물질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현대자동차, 미츠비시 벤츠 등은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전극이나 촉매 물질이 새로 개발되어 배터리의 효율을 2%만 높여도 나머지 배터리 회사들은 전멸할 것이다.

경로 최적화, 전력망 최적화처럼 최적화 문제는 양자 컴퓨터의 응용이 가장 먼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금융산업에서는 파생상품 가격 결정과 포트폴리오 최적화다. 슈퍼컴퓨터로 어떤 문제를 푸는데 150억 년이 걸린다면 그 문제는 풀기가 불가능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하루 또는 일주일에 풀 수 있다면 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양자 컴퓨터도 우리가 쓰는 고전 컴퓨터처럼 이진법을 쓴다. 예를 들면 원자에서 전자가 가장 반경이 작은 궤도를 도는 상태와 그보다 반경이 큰 궤도를 도는 상태를 0과 1로 사용할 수 있다. 양자 상태가 고전적인 상태와 가장 다른 점은 중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산에서 0과 1을 나타내는 상태를 비트(Bit)라고 부르듯, 양자 컴퓨팅에서는 양자 비트라는 뜻으로 큐비트(Qubit)라고 부른다. 비트가 0 또는 1 중 하나만 갖는다면, 큐비트는 0이면서 동시에 1인 상태를 가질 수 있다.

Q : 양자 컴퓨팅에서 0과 1이 중첩된 상태에 NOT 연산을 가하면 1을 0으로 바꾸는 동시에 0을 1로 바꾼다. 10개의 큐비트가 있다면 개개 큐비트가 2개씩의 상태를 가지므로 모드 몇 개의 상태를 만들어내는가? (p.88)

A : 10개의 큐비트가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전체 상태의 개수는, 큐비트 1개가 0과 1, 두 가지 상태를 가지고, 큐비트 2개는 00, 01, 10, 11의 네 가지 상태를 가지는 식으로 계산하면, 큐비트 10개는 2를 10번 곱한, 2의 10제곱인 1,024개의 상태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중첩된 상태에 연산을 가하면 1024개의 숫자에 동시에 연산이 된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 개의 연산을 하는 것을 병렬 처리라고 부른다.

10큐비트가 1,024라면, 30큐비트는 약 10억이고, 50큐비트만 해도 약 1,125조이다. 내친김에 100큐비트는 얼마인지 AI에게 물어보니 12억 6천7백65경 조 개 또는 12 해 6765경 개라고 한다. 1해는 1억의 1억 배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숫자가 나왔다.

호기심 발동! 그럼 1000큐비트는? 약 10의 301제곱 개다. 전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를 가지고도 일반적인 계산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계산할 수 있는 값이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1000큐비트 수준의 양자 컴퓨터를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의 시대로 보는 이유다. 이 정도 큐비트가 되면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절대 풀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병렬 처리가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데이터 검색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고전 컴퓨터로는 300년쯤 걸리는 검색을 양자 컴퓨터를 쓰면 1분 정도면 찾을 수 있다. 양자 컴퓨터와 우리가 쓰고 있는 고전 컴퓨터의 계산 속도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그 차이가 커진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세상의 모든 것은 저절로 더 무질서해지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란 어지럽혀진 정도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냅두면 지저분해진다는 뜻. 엔트로피를 줄이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그냥 우리집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확 될 것이다. 하루만 설거지를 안 해도, 하루만 빨래를 안 해도 엉망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깨끗한 집을 원한다면 매일 청소를 하고 설거지도 하고 쓰레기도 바로바로 갖다 버려야 한다. 나의 노력인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아파트가 있다. 이것은 질서 있는 형태다. 하지만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무질서한 상태인 돌무더기나 흙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건물을 다시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돈을 들여 수리를 하거나 보수를 해야 한다.

두 개 이상의 양자 입자가 얽혀 있을 때, 한 입자의 상태를 알게 되면 다른 입자의 상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여전히 증가하며 이는 양자 얽힘이 시스템의 정보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방식과도 연결된다.

이렇게 어지러워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엔트로피는 옛날 고전적 열역학에서 현대의 양자역학까지 자연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이다. 이 엔트로피는 단순하게 어질러진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가진 정보와 에너지가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지 보여주는 중요한 잣대다.

이 책은 양자 기술의 원리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 기술의 근간이 되는 속성인 얽힘(Entanglement)에 대한 내용은 맨 뒤에 부록으로 빼놓았다. 얽힘은 양자 세계의 속성 중에서도 가장 양자스러운 것이어서 이 속성을 이용한 양자 기술은 또 한 번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벨 부등식 실험을 통해 양자 얽힘의 실재를 입증해서 2022년 노벨 물리학 상을 받은 알랭 아스펙트 (Alain Aspect) 등이 증명한 내용은 이 책의 부록을 읽어보자. 벨 테스트(Bell Test)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벨 테스트는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이라는 수학적 규칙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교양 과학 서적을 읽는 독자 중에서 2022년도 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 사유를 이해하고 있는 분은 극소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이해할 수 있다면 멋진 일 아닐까?

양자 컴퓨터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양자 통신은 보안 분야에, 양자 센서는 국방과 의료 분야에 주로 사용될 것이고, 양자 컴퓨터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같은 철학적 문제들에 관심이 크다면 양자 컴퓨터를 공부해보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실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면 적어도 혼란은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양자 기술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어려운 내용인데도 재밌게 술술 읽힌다. 교수님의 지식의 깊이를 알려주는 듯하다. 이해가 깊을수록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검색하고 동영상을 보며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읽으니 더 재밌었다. 양자의 세계는 정말 신비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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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나나 - 매일매일 쓰는 제미나이 AI 매일매일 AI 시리즈 2
문수민 외 지음 / 생능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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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구글이 만든 아주 똑똑한 그림 그리기 AI인 나노 바나나에 대한 책이 나왔다! 포토샵으로 하는 전문적인 보정 기술이 없어도, 프롬프트에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다 멋지게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사진 편집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간단한 입력으로 배경을 바꾸거나, 물건을 새로 넣거나 없앨 수도 있다.


나노 바나나 코드명이다. 구글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할 때, 내부적으로 과일 이름을 코드명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 나노 바나나 역시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 기능을 부르던 내부 코드명이다. 이 재미있는 코드명이 뛰어난 성능과 맞물려 사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면서 공식 명칭 대신 별명으로 굳어진 것이다.


단순한 이미지 편집 기능뿐만 아니라, 사람 얼굴도 바꿀 수 있고, 생성한 이미지를 바로 영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이미지를 조합해서 완전히 새로운 장면도 연출한다. 나도 이 책 겉 표지 사진 찍은 것을 프롬프트에 추가하고, 초등학생이 컴퓨터를 하는 모습 안에 넣어 달라고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어 준다.


PART 1. 기본

파트 1에서는 나노 바나나의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노하우 10가지를 배운다. 주체와 행동 그리고 배경을 작성하는 뼈대 구성하기, 방해되거나 모호한 키워드 제거하기, 형용사를 활용한 이미지 묘사하기, 원하는 화면 비율과 조명, 색감, 와이드샷, 하이 앵글 샷과 같은 시점, 지브리나 반 고흐, 팝아트 스타일을 사용하는 프롬프트에 대해 배운다.


입체감을 살리는 강한 주광, 오렌지색 보조광, 네온사인 간판 조명, 배경광, 정면광, 측면광, 역광 따뜻한 빛, 푸른빛 조명 등 인물의 실루엣을 표현하는 배경광 등 조명 프롬프트도 책의 사진을 참고하여 내가 원하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이미지 구도를 결정하는 카메라 샷 프롬프트도 매우 유용하다. 와이드샷, 웨이스트 샷, 바스트 샷, 셀프샷, 드론 카메라 샷, 오버 더 숄더 샷, 클로즈업 샷,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 하이 앵글 샷, 로우 앵글 샷, 크레인 샷, 더치 앵글 샷 등 생소하지만 이런 프롬프트 이름을 알아야 자유롭게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PART 2. 편집 및 합성

제미나이 무료 사용과 구독하는 방법 및 프롬프트 입력 창의 구성을 알아본 다음 조금 더 고급 기술을 익힌다. 나노 바나나 화보처럼 사진 변경하기, 광고 사진처럼 부분 채도와 듀오톤 보정하기, 옆면 일상 사진을 정면 증명사진으로 만들기, 간단한 손 그림으로 원하는 포즈로 수정하기, 동일한 캐릭터 복사하기, 피부 보정과 표정 변경하기,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핫스폿 여행 장소 합성하기, 패션 책 목업 만들기 등등 재미있는 프롬프트가 가득하다. 와~그저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다!


나노 바나나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정보를 조합해서 이미지를 생성한다. 책에는 푸들과 말티즈 이미지를 합성해서 말티푸 이미지를 만든 후, 강아지 하우스와 합성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법이 나온다. 이미지에서 인물의 의상과 소품을 자유롭게 분리하고 재구성도 할 수 있다.

PART 3. 디자인 스킬

사진에서 특정 부분만 추출하여 일러스트 스타일의 로고로 변환하고, 문자를 수정해서 로고를 완성한 후, 이를 인물 사진과 합성하여 최종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다.


상품 사진 하나로 다양한 연령 인종 체험의 모델에게 적용시켜 볼 수도 있고. SNS 홍보용 사진과 전단지를 만드는 법도 너무 간단하다. 


에코백 디자인하는 법, 팝업 광고창 이미지 만드는 법, 반려동물 사진으로 캐릭터 디자인 시트 만드는 법, 캐릭터로 다양한 동작의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법 등등 이런 모든 과정을 프롬프트 입력으로 한다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제품 이미지 하나로 분해도와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 이미지까지 프롬프트 입력으로 가능하다니! 이 손 선풍기처럼 어떤 것이든 다양한 작업을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할 수 있다.


원본 녹색 자동차 이미지 하나로 생성한 분해도도 놀랍다. '자동차 외형은 유지하면서 전기차 부품 구성으로 분해도를 작성해 줘, 생성한 분해도에서 전기차 부품의 명칭을 영문으로 표기해 줘, 외형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전기차 형태로 디자인해서 완성차로 보여줘' 이런 식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이사 가기 전, 거실 사진을 찍고 책상과 소파 좌우 배치, 천정과 벽면에 전등과 작품 배치, 빈티지 인테리어, 팝아트 인테리어, 미드 모던 센추리 인테리어, 한옥 목조 인테리어, 얼음&빙하 인테리어 등 인테리어도 다양한 스타일로 바꿔볼 수 있다. 


캐릭터로 굿즈를 만들기 전에 나노 바나나로 굿즈 제작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해보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러 디자인을 비교해서 제작 효율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PART 4. 실무 콘텐츠 제작

나노 바나나는 인물 사진만으로 프로필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월 19.99불을 내야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유튜버, 빠른 시각화가 필요한 디자이너 및 기획자 등 유료 버전이 꼭 필요하신 분들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무료 버전만으로도 충분하다.


무료 버전으로 책에 있는 3D 애니메이션 스타일에서 고양이만 추출해서 커튼 밑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그려줬다. 


책에서 구글 지도에서 개선문을 찾고, 개선문을 3D로 합성하는 곳을 읽다가 이 책 표지 사진을 다시 추가해서, '파리의 개선문을 배경으로 한 거리에 놓인 이 책을, 하늘은 별이 가득한 밤에 따뜻한 조명을 받고 있는 이 책을, 오른쪽 끝으로 보내서 입체적으로 표현해 줘'라고 생각나는 대로 엉성하게 프롬프트를 입력했는데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너무나 근사하게 만들어 줬다.


영상에 효과음과 성우 목소리 넣기, UI와 인포그래픽 프로필 커버 만들기, 이미지를 3D로 만들기, 메쉬에서 2D 이미지를 3D로 생성하고, 윈도우 3D 뷰어로 불러와 확인하기, 위스크로 생성된 이미지로 영상 만들기, 캡컷으로 영상 합치기,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나노 바나나 활용하기 등 천천히 하나씩 따라 해 보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전 과정을 사진으로 알려준다.

합성 외에도, 이 책을 참고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진 편집을 카톡 대화하듯 나노 바나나에게 부탁하면 된다. 처음에는 그냥 내가 이 사진을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는지 자꾸 연습하다 보면, 좀 더 다양한 명령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때는 이 책이 그 다양한 명령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난 처음에 나노 바나나라고 해서 사진 편집 앱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애용하는 제미나이의 사진 편집 기능을 나노 바나나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제미나이 프로 버전은 일일 이미지 생성이 1,000개인데 반해, 무료는 100개지만, 이것만으로도 매우 충분하고, 너무너무 만족스럽지 않은가? 나노 바나나 안 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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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정세권 - 집을 지어 나라를 지킨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
김경민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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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북촌익선동 한옥마을이 떠오르면서 정세권(鄭世權)이라는 이름도 저절로 기억이 난다. 꼭 이곳이 아니라 한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바로 생각날 것 같다. 나는 평소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데, 우리나라를 위해 애써 준 것이 고마워서인지 이름이 그냥 뇌리에 새겨져 버렸나 보다.

우리는 왜 정세권을 기억해야 할까? 고마움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그를 기억한다는 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평안함이 일제 강점기 때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이런 숨겨진 위인들 덕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세권의 호는 (基本農舍)의 줄임말인 기농(基農)이다. 농사는 농업이라는 뜻이 아니고, 살아가는데 기초가 되는 집이라는 뜻이다. 한옥을 통해 민족의 기본을 세우는데 근본이 되는 집을 지어 민족의 삶과 문화를 보전하겠다는 건축 철학이 담겼있다.

기농 정세권은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민족운동가다. 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보통 개발업자라고 한다. 땅을 사서 어떤 건물을 지을지 기획하고, 돈을 마련하며, 설계, 시공사 선정, 공사 관리, 마케팅, 분양 및 임대까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모든 절차를 기획, 총괄하고 책임지는 전문가다.

그는 일제가 주도하는 도시 개발과 토지 정책에 맞서 북촌 일대에 한옥을 대량으로 건설하고 보급한 독립운동가이자 기업가이다. 청계천을 기준으로 위쪽은 북촌, 아래쪽은 남촌이라고 했는데, 일본 사람은 남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촌에 모여 살았다.

정세권은 일제가 우리 주거지를 차지하려는 것을 막고, 우리가 살 수 있는 기본적인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북촌에 개량 한옥을 대량으로 보급했다.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분양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고, 우리의 주거 공간을 지킬 수 있었다. 사람 수가 국력이다!

p.49 아버지는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 수가 힘이다.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 정세권의 둘째 딸 고 정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개량 한옥을 다양한 계층의 조선 사람들에게 보급되었다. 그래서 북촌 여러 지역에 건설된 한옥 대단지에는 이전보다 많은 수의 조선인이 거주할 수 있었고, 일본 거주 지역이 남촌을 넘어 북촌으로 확장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디벨로퍼로서의 그는 개발 업자이자 부동산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낸 창조자였다. 집값이 올라 많은 서민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한옥의 규모를 축소하고, 아파트와 비슷한 편리한 구조로 바꾸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했다.

대규모 근대적 한옥 집단 지구가 탄생한 것이다. 소유자인 디벨로퍼의 입장에서는 10평 원룸 한 채를 소유하는 것보다 5평 원룸 두 채를 소유하는 것이 소득이 더 많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다.

일본인의 경제력은 조선인에 비해 월등해서, 만약 자본력을 갖춘 조선인 디벨로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일본인들이 북촌 지역의 토지를 대량 구입했을 것이며, 적산 가옥 주택 건설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북촌 한옥마을이 아니라 대규모 적산 주택 단지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조선인 디벨로퍼들의 존재는 단순히 조선식 한옥을 대량으로 공급했다는 측면을 넘어서 일제 강점기 경성 내부에서 유일한 조선인 거주 공간이었던 북촌을 지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조선인의 북촌이 있었기에 삼청동 계동 익선동의 근대 한옥 집단 지구가 지금까지도 보존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동산 개발 회사인 건양사(建陽社)를 설립했다. 건양사를 통해 공급된 이 개량 한옥은, 전통미는 살리고, 생활은 편리하게 만든 도시형 한옥이었다. 작은 규모의 개량 한옥을 대량 공급한 결과 중산층 이하 서민 계층이 경성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다. 경성은 서울의 옛 이름이다.

정세권인 본인이 건설한 한옥의 품질을 검수하려고 한옥 집단 지구를 개발하면 온 가족이 일정 기간 그곳에서 거주했다. 실제로 살아보면서 집의 하자 등을 고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포디즘(Fordism)은 20세기 초반 미국의 헨리 포드가 도입하여 발전시킨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생산 방식이다. 제품과 부품, 그리고 작업 과정까지 표준화하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으로 세분화한다. 이렇게 하면 미숙련 노동자도 생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건양사가 개발한 창신동 한옥 집단 지구의 모습은 스케일은 작아도 미국 롱아일랜드 소재 레빗 타운과 비슷한 모양새의 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한 흔적이 너무 비슷했다.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표준화와 규격화는 필수 요소인데, 한옥을 지을 때 표준화된 규격화를 시도한 점이 놀랍다. 그 덕에 더욱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조선 사람들에게 건양사의 주택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정세권은 신간회, 조선물산장려회, 조선어학회 등을 후원하면서 민족운동의 대열에 참여했다. 정세권은 조선물산장려회관을 직접 건설하여 기증하고, 회관 운영비와 기관지 등 연간 운영비의 반액 이상을 지원했다. 정세권의 재정적 후원과 노력 덕분에 한때 침체했던 조선물산장려운동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조선물산 장려회관은 다양한 상공업자들이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했고 이를 정세권의 건양사가 도맡았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회관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을 모아, 진열관에서 전시하고 판매했다. 생산과 판매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염매시(廉賣市)는 싸게 파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조선물산장려회가 주관했던 행사의 명칭이다. 국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 장터 역할을 하며 대 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조선물산장려회를 민족운동으로 간주한 일제의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해산된다.

정세권의 조선어학회 참여는 목숨을 건 독립운동이었다. 그는 조선물산장려운동 중 이극로를 만나면서 조선어학회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출판업계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이극로의 활동도 전폭으로 지지했다. 안재홍도 가담했는데 이들 모두 조선어학외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고문을 당했다.

정세권에 대한 연구는 건축학계에서는 근대식 한옥 집단 지구의 작은 한옥을 건축한 집장사로, 역사학계에서는 조선물산장려회의 재정을 담당한 인물로, 한글학과 인문학계에서는 조선어학회를 후원하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탄압을 받은 인물로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 흩어져 있던 정세권에 대한 기록을 모아 정세권을 통합적으로 연구해서 이 책 <건축왕 정세권>을 발간했다. 그래서 그가 단편적인 활동가가 아니라, 집을 지어 나라를 지킨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위대한 애국지사이며 민족 운동가임을 온 세상에 알렸다. 이 점에서 이 책이 가진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북촌과 익선동 한옥마을은 수많은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분비는 관광 명소다. 그곳에 혹시 방문할 일이 있다면, 이제는 경성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건설한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민족운동과 정세권을 기억하자. 그리고 이 책과 이 책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것을 그곳에서도 팔아서 <건축왕 정세권>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정세권이 실천한 일들은, 내가 가진 능력이 무엇이든, 그것을 함께 나누고 공유할 때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역사책인데 한 인물을 중심으로 누구나 익숙하고 친숙한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지루하지 않고 더 재밌게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큰돈을 가져서가 아니라 누구나 다 각자가 가진 만큼 내 가까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찌보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정세권 선생님이 계셨고 이런 일들을 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작은 일 역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안함은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이다. 우리가 각자 있는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건,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밝고 행복하게 만드는 건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행복한 ''라는 유산을 잘 지키고 나누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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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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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도어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에 있는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는 말이 너무 와닿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크건 작건 불안을 경험한다. 붙을 줄 알았던 시험에 떨어지면 트라우마도 남는다. 그럼 내가 불안 한지 아닌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책에 나온 다양한 증상들을 읽으면서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면 된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처럼 진단명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형태의 불안을 다루고, 실질적으로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불안을 느끼는 일반적인 상황이나 증상에 초점을 맞추고, 스스로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실천 위주의 책이다.

불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는 방법을 환자들의 예를 통해 배우고 연습한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걱정과 불안한 생각 다루기, 불안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스트레스 관리,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를 걱정하는 불확실성 관리, 트라우마를 다루는 법 등을 수용과 유연성을 중심으로 알려준다.

트라우마는 상처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다. 외상이라고 번역한다. 외상이 몸에 입은 상처만을 가리키다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손상을 주는 경험까지 포함하는 학술용어가 되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에서 외상 후라는 말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손상인 외상을 겪은 후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불안을 활용해서 심신의 기능을 개선하는 법을 배운다. 불안은 우리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할 때 문제가 된다. 시험이 코앞인데 불안해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임상 심리학자인 키렌 슈나크 박사님의 책을 읽으며 스스로 불안을 치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하거나 불필요한 압박을 주지 않는 것이다. 천천히 과제를 수행하다 보면, 즐거움과 편안함으로 불안을 영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새로운 기법을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볍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미래의 불안에 미리 대처하고, 불안이 문제가 되지 않게 예방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회피는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 감각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행위로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부른다. 불안을 회피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불안에 갇히고 많은 것이다. 불안하다고 술 담배나 드라마 몰아보기, 게임 같은 것으로 피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통을 없애려는 시도가 오히려 고통을 키우는 꼴이 된다고 한다.

이때 해결책은 바로 불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말은 포기하거나, 패배를 인정하거나, 고통을 당연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고통을 인정하고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불안에 저항하거나, 도망치거나, 없애기 위해 애쓰지 말자. 당분간 불안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불안을 단번에 고치는 약은 없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우리 안에는 변화를 위해 노력할 능력과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엄습해 오더라도 각자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가끔 있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서평단을 했더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되어 쉽게 지나갔던 것 같다. 만약 내가 스트레스받는다고 서평단을 포기했으면 고통이 계속되거나 더욱 고통의 강도가 세졌을 것 같다.

뜨개질, 색칠, 퍼즐 맞추기, 청소, 정리정돈, 악기 연주와 같이 반복적인 활동도 불안감을 줄인다. 집중하다 보면 불안한 생각이나 감정에서 벗어나기 쉽다.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반복적인 작업은 긴장을 풀고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불안할 때는 씹기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라벤더 오일의 향기를 10분만 맡아도 불안이 크게 감소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향기를 좋아하는 나는 바로 라벤더 디퓨저를 샀다. 아로마 스톤을 사서 라벤더 오일을 뿌리거나 숙면을 위해 라벤더 섬유 향수를 베개에 뿌리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불안을 없애려 들지 말고 그저 경험하면서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보자.

얼음찜질도 불안을 빠르게 다스리는 방법이다. 열이 나거나 다리를 삐었을 때만 얼음찜질을 하는 게 아니었다. 얼음의 강렬하고 차가운 감각은 마음을 안정시켜 현재에 집중하고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얼음은 신경계에서 감각계로 주의를 옮기고, 체온을 조절하여 불안으로 인한 안면 홍조 증상을 개선하는 데 특효다. 체온이 내려가면 전반적으로 걱정과 불안감이 줄어든다.

음악을 들으면 도파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를 자극하여 불안감은 줄어들고 기분이 좋아진다. 음악은 기분 조절 기억 감정 처리와 관련된 신경 경로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불안 감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음악으로 주위를 돌림으로써 주의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불안감이 높을 때 도움이 된다. 차분한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는 이완을 촉진한다. 아직 좋아하는 음악을 모아놓은 재생목록이 없다면 이번 기회에 만들어보자. 노래 부르기나 허밍 역시 큰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푸른 자연을 접할 때 기분이 개선되고 행복도가 높아지며 불안이 줄어든다. 특히 오감에 집중하는 방법을 연습하면 주의력과 유연성이 향상되면서 산만한 생각이 감소한다. 일상에서 주의력 훈련을 계속하면 주의력의 근력이 점점 강해져 불안 문제를 겪을 위험이 줄어든다. 책을 참고해서 오감을 통한 집중력 훈련으로 정신건강을 지키자.

불안이 엄습할 때는 환경을 빠르게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불안한 생각이 들면 방 밖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외출하거나 내가 해야 할 다른 일을 막 마무리하는 컷이 좋다. 이렇게 장소를 바꾸면 갇힌 느낌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어. 불안한 생각과 충동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나에게 위안을 주는 말을 1~3개 정도 정하고 매일 그 문구를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이 문구를 말한 다음, 현재 시간과 날짜를 말하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음은 과거로 돌아갔지만 나는 그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안전하게 존재한다고 확언한다. 이렇게 반복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한다.

작은 성공을 꼭 기억해서 자신의 성취를 인정하고 기뻐해야 한다. 그러면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불안을 극복하고 있음을 자각한다. 성취를 인정하면, 뇌에 있는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나만을 위한 시간과 휴식, 충분한 수면, 영양가 있는 식단으로 균형 잡힌 일상을 유지한다.

보상은 물건보다 즐거운 경험에 몰입하는 쪽이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그러니까 당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 주는 활동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당신이 주로 즐기는 활동을 목록화해 보자. 경치 좋은 곳으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하는 등 간단한 것도 상관없다.

살면서 크고 작은 불안은 늘 마주하기 마련이다. 이때 스스로 불안의 실체를 파악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아주 든든하고 강력한 무기가 된다. 특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단계부터 조금씩 나누어 변화를 시도하도록 안내하고, 결국에는 큰 변화를 이룰 수 있게 가이드 해 준다.

불안한 생각을 파악하는 법이 너무 쉬워서 나도 따라서 기록하고 있다. 불안한 생각에 대처하려면 먼저 그 생각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불안한 생각을 파악하는 법은 정말 간단하다. 불안한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기록하는 것이다. 마음이 다시 차분해지면, 무슨 생각이 떠올랐었는지 기억나지 않으므로 불안한 생각이 떠오른 즉시 적어두어야 한다.

불안한 생각은 불쑥 떠오르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불안한 감정이나 불안에 자기도 모르게 반응하는 모습에서 불안의 기운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러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찾아서 꼭 기록해 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생각이 이미지로 떠오를 수도 있는데 그 이미지도 똑같이 적고, 이미지와 함께 떠오르는 생각도 기록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은 계속해서 떠오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일단 꾸준히 기록하면 생각의 패턴이나 반복적인 주제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나의 불안을 알기 위한 가장 쉽고 바로 실천할 수 있고 확실한 방법은 불안한 마음이나 기분이 들었을 때 바로 기록하는 것이다! 불안이 찾아오면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면서 그대로 머물게 두면 불안감을 더욱 낮출 수 있다. 이것을 꾸준히 연습하면 불안한 생각에 영향을 받거나 그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빈도가 줄어든다.

이렇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불안을 알고, 흔들리지 않는 다양한 방법들을 꾸준히, 천천히, 밥을 먹듯이 지속적으로 생활 속에서 연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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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ELLOW 신남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Rainbow Series
김숙현 지음 / 여가로운삶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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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가로운 삶"에서 나온 무지개 여행 시리즈 4권을 한꺼번에 선물 받았다! 와! 이렇게 실용적인 여행서는 처음이다! 막연히 "여행 가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이 책이 바로 실천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먼저 4권 중 지금 가장 마음에 드는 색깔을 고른다. 나는 노란색이었다. 노란색을 보니 신남 여행이나. 요새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고, 감기도 걸리고, 뭔가 축 늘어지는 게 나도 모르게 신나고 싶었나 보다. 그럼 그중에서 가상현실, 번지점프, 사격, 스노클링, 출렁다리, 카트, 케이블카, 승마 등등 어떤 게 가장 하고 싶은지를 몇 개 고르고, 그중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곳으로 정하면 된다. 


여가란 일부러 짬을 내서 쉬는 일이다.  우리는 정말 주말에 잘 쉬고 있을까? 숨 쉴 틈도 없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쁠까? 그런데 사람은 왜 주말마다 쉬는데 더 피곤할까? 머릿속을 비워야 하는데 자꾸 채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드라마 몰아보기는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해서 보니까 머릿속을 비운다고 생각했는데, 지속적인 도파민 자극으로 뇌가 더 피로를 느낀다고 한다.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으로 도파민이 계속 분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떠나야 한다. 떠나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머릿속을 비워야 쉬는 것이다.


내가 꼭 가보고 싶은 신남 여행지는 7곳인데, 나는 운전을 못해서 관심 없지만, 남편은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를 예약해서 가기로 했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위주로 뽑았기 때문에 이곳은 제외.

1위는 충남 부여의 열기구. 사진으로만 봐도 신나는 곳이 너무 많아서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영화에서만 보던 열기구를 직접 타보는 것도 좋을 듯. 여의도의 서울달, 서천의 벌룬 어드벤처 코리아, 수원의 플라잉 수원에서도 열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2위는 춘천 의암호의 체험 카누다. 춘천의 킹카누 나루터, 충주의 장자늪 카누 체험, 홍천의 배바위 카누마을, 진천의 백곡카누도 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신기한 곳이 많았다니! 

3위는 스카이 워크와 루지 중 어떤 곳으로 할까 망설이다 둘 다 가보고 싶어서 공동 3위로 뽑았다. 먼저 루지. 부산의 스카이라인 루지, 여수의 챌린지 파크 루지, 총리영의 스카이 라인 루지, 평창의 휘닉스 평창 루지랜드도 있다. 충북 단양의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알파인 코스터와 원통형 슬라이드, 40인승 모노레일 등 즐길 거리가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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