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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평점 :
"이 세상에는 10종류의 사람이 있다(p.63)"
이진수 10을 십진법으로 고치면 2가 된다. 그래서 이 농담을 십진수로 말하면 "이 세상에는 2종류의 사람이 있다. 이진법을 이해하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가 된다.
이진수는 각 자릿수를 2의 거듭제곱으로 나타낸다. ←… 2 2 22 (←… 8 4 2 1) 이진수 '1 0'은 2자리 전구가 꺼져 있고 2자리 전구가 켜져 있는 것이므로 2인 것이다. 나는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지만 책을 참고해서 조금 생각해 보면 전구의 비유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나는 컴퓨터에서 쓰이는 이진수의 개념을 처음으로 알게되어 기뻤다.
저자는 거의 10년간 수학과 담을 쌓고 살다가 친구의 말에 힘입어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어린 시절의 자신은 물론 수포자들과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몸과 마음과 영혼을 위한 수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을 위한 수학은 친숙한 주제를, 마음을 위한 수학에서는 조금 낯선 주제를, 영혼을 위한 수학에서는 4차원 클라인 병과 같은 추상 수학을 다룬다. 총 46장으로, 각 장마다 문제가 1개씩 있다. 수학 좋아하는 분들은 이 문제만 풀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기린의 무늬, 잠자리 날개의 혈관 무늬, 진흙이 갈라지는 무늬가 모두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었다.
달까지의 거리는 대략 38만 3340㎞라고 한다. 종이를 42번 접으면 36만 8644㎞, 43번 접으면 73만 7288㎞쯤 되므로 종이를 43번 접으면 달에 닿을 수 있다. 이제 아이에게 너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종이를 43번 접은 만큼 사랑한다고 말해보자.
어릴 때 하던 연필 떼지 않고 집 그리기 문제가 나와서 반가웠다. 이 집 그리기는 오일러의 경로라고 한다. 그래프는 꼭짓점과 꼭짓점을 연결하는 변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그래프의 모든 꼭짓점이 연결되어 있고 꼭짓점에 연결된 변의 개수가 짝수인 것이 오일러의 회로다. 오일러가 '위치에 관한 기하학'이라고 했던 수학이 현재 이 그래프 이론이다. 이 이론은 염기 서열을 파악하거나, 대중교통이 움직일 길을 만들 때, 질병이 퍼져나가는 경로를 파악할 때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피보나치수열이란 1과 1을 쓰고 그 다음 항부터는 바로 앞의 두 개의 항을 더해 만드는 수열이다. 1과 1을 더해서 2를, 1과 2를 더해서 3을 쓰는 식이다. 1, 1, 2, 3, 5, 8, 13, 21, 34, 55, 89... 이 수열은 해바라기 가운데 씨앗의 배열 모양이나 선인장, 솔방울, 조개껍데기, 데이지 꽃, 파인애플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세상 모든 국가 지도자 가운데 나이가 같은 사람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은 비둘기집 원리 로 증명할 수 있다. 비둘기 집이 4개인데 비둘기가 5마리라면 한 집에는 비둘기를 2마리 넣어야 한다. 즉 n 개의 사물을 m 개의 공간 안에 넣을 때 n이 m보다 크면 하나 이상의 사물이 함께 들어가는 공간이 적어도 한 곳은 나온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195개 나라가 있고 지도자가 1명씩 있다. 사람의 수명은 150년을 넘지 않으므로 1세부터 150세까지 들어가는 방이 150개 있다면 방의 수 보다 나라의 수가 더 많으니까 두 지도자가 들어가는 방이 적어도 한 방은 있을 것이다. 그 방에 있는 지도자들은 나이가 같다. 이렇게 증명하는 것이 비둘기집의 원리다.
나는 25장 가능하면 단순하게 바꾸라는 말이 좋았다. 0.9999… =1로, 99.9999… =100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수학을 공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 때도 가능하면 간단한 게 좋다. 왜냐고? 0.999999…는 1이니까. 관계도 업무도 공부도 단순하고 간단한 게 좋다. 할 일도 최대한 줄여야 삶에 여유가 생긴다.
국제 표준 도서 번호인 ISBN은 출간된 책에 부여하는 13자리 고유번호이다. 처음에는 978이나 979를 쓰고 국별 번호 2자리를 쓴다. 그다음 발행자 번호 4자리와 서명 식별 번호 3자리, 마지막 체크 기호 1자리를 쓰는 것이다. 체크 기호를 생성하는 방법도 나와있다. 집에 있는 책들의 ISBN을 확인해 보니 정말 처음은 모두 978이나 979로 시작한다. 이 책의 ISBN은 979-11-6405-234-9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직 개발하지 않은 엄청난 수학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호기심, 열망, 끈기로 내 안에 있는 수학자를 깨워보자.
이 책의 분량은 유한하지만, 수학에 관한 대화와 공부는 무한하다(p.334)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