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
홀거 담베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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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조차 때때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만, 다행히 그 뒤로는 동료들에게 돌부리의 위치를 알려준다. 수학은 언제나 결말이 아니라 과정이다. 처음 발견된 해답이 가장 우아한 해답이 아닐 때도 있다.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은 나와 같은 수포자의 뇌도 깨울 수 있었던 재밌는 퀴즈 책이었다. 뇌도 근육처럼 쓸수록 튼튼해진다. 특히 잘 안 풀리는 문제를 풀어 보는 게 좋다고 한다. 굳이 머리 아프게 풀리지도 않는 문제를 왜 고민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를 풀 수 없더라도 답지를 보면 다양한 해답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고정관념을 깨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팁도 얻을 수 있다.

저자인 홀거 담베크는 6년 전부터 독일 '슈피겔'사이트에 퀴즈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벌써 300회가 넘었다. 이 책에서는 그중 저자가 선별한 논리학, 기하학, 조합론의 인기 퀴즈 100개를 만난다. 16개의 점을 연결하는 문제랑 성냥개비 문제가 재밌었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해답을 보고 아하! 하는 식이었다.

준비운동을 위한 퀴즈 중 물 6리터를 담는 것은 해답을 보고도 한참을 생각했다. 차근차근 이해를 하고 혼자서도 다시 풀 수 있게 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흔히 머리 좀 쓰라고 하는데, 이 말이 무슨 뜻인지 풀이를 보며 이해하는 과정에서 느꼈다. 머리를 쓰는 것, 생각하는 것도 엔도르핀이 나오나 보다. 이 맛에 퀴즈를 푼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좋은 문제들도 많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 수 없을 때는 어떻게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 논리 퀴즈 문제는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힘을 키워준다. 나도 해설을 보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경험을 해 보니 뒤죽박죽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2019쪽으로 되어 있는 책에 쓰인 말에 대한 진실 찾기, 마술사의 단 한 가지 질문, 교차로에 선 산타클로스 문제는 오오~소리가 날 정도로 재밌었다.

수학은 추상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기하학은 아주 구체적이다. 기하학 퀴즈 중 나무 열 그루를 다섯 줄로 만들고, 한 줄에 네 그루씩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냐는 문제는 ☆모양이라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16개의 점을 적어도 한 번은 지나게 선 6개로 연결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12개가 넘는다는 것에 놀랐다. 독자들의 다양한 해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어떤 일을 의논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내면 훨씬 다양한 방법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 모양 정육면체를 직선으로 자르면 정삼각형, 오각형, 육각형이 나온다. 만드는 방법만 봐도 신기하고 예뻤다. 룰렛, 카드게임, 체스, 양말 복권과 주사위의 확률 문제는 수학을 모르면 풀기 어렵다. 학생들이 확률 공부할 때 이런 퀴즈를 내면 아주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설 공주에 나오는 여왕님의 거울 퀴즈는 거울을 걸 때도 수학을 이용하면 이렇게 최적의 위치에 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줬다. 일상생활에서 수학은 쓸 데가 없다는 나의 고정관념도 무너졌다.

무게, 크기, 색깔이 모두 같은 알루미늄 공과 구리공이 있다. 긁거나 다른 실험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어떤 공이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아내는 문제는 밀도와 질량을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다. 이 퀴즈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한쪽 발로 균형을 잡는 피루엣 회전에서도 팔과 다리를 회전축 가까이에 둘수록 더 빨리 회전할 수 있게 질량 분포를 바꾼 것임을 알았다.

동쪽에서도 일몰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는 문제는 당연히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주선과 초음속 비행기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이렇게 당연함에 의문을 갖는 것에서 수학과 과학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퀴즈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의외로 고정관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지금은 당연히 그걸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혹시 고정관념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말한다.

수학 퀴즈를 풀면서 명확한 표현을 하는 것의 어려움도 느꼈다. 어떤 문제는 문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7개의 마디로 되어있는 은 팔찌로 7일간의 숙박료를 내는 문제였다. 번역이 빠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한 마디를 하룻밤 숙박료로 하고 팔찌 손상을 최소화하지 위해 딱 한 마디만 떼어 내라고 했는데, 한 마디를 떼어낸 다음, 한마디를 더 떼어야 한다는 말이 빠져 있었다.

100문제 중 90번부터는 진정한 도전이라 할 수 있는 어려운 퀴즈다. 끝까지 이해가 안 되는 고난도 문제도 있다. 그러나 해설을 꼼꼼히 읽다 보니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이 된 것 같다. 나의 뇌에게 기쁨을 선물해 준 시간이었다. 오늘도 나를 대접한다는 오나대를 음식이 아닌 퀴즈로 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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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2024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 세상을 변화시키는 DX 플랫폼
윤커뮤니케이션즈 디지털미디어랩 지음 / 연두에디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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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 책은 DX 플랫폼 전문 기업인 윤커뮤니케이션즈에서 발행한 디지털 전환과 현재 IT 트렌드에 대한 책이다. 챗GPT에 대한 것은 물론 우리가 실생활에서 쓰기 좋은 앱과 프로그램도 추천한다. 제목에 있는 DX가 뭔가 했더니 Digital Transformation의 약자였다. Trans를 줄여서 X라고 표시하므로 DT가 아니고 DX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마케팅과 비즈니스 분야에서의 DX는 Digital eXperience의 약자다. 


나는 그저 DX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디지털로 전환되었는데 왜 또 전환을 한다는 것일지 궁금했다. 쿠팡의 예로 DX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너무 쉽게 이해가 됐다. DX 말고 UX는 들어본 것 같아서 찾아보았더니 User eXperience, 사용자의 경험이다. 최대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사용자가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하는것이다. UI는 User Interface로 사용자가 보는 화면, 즉 디자인이다. 


쿠팡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물류센터 자동화에 성공했다. 물류 로봇이 작업자들과 협업해 위험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맡고, 산업용 로봇, 효율적 공간 활용이 가능한 자동창고, AGV(Automatic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로 반복적인 재료 이동을 효율적으로 대체했다. 대구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인 대구 FC(Fulfillment Center)는 로봇 1,000대로 물류혁신을 이루었고,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한다. 그래서 새벽 배송이 가능해 진 것이다. 


쿠팡의 디지털 전환 성공은 나스닥 상장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의 축소라는 현상을 가져왔고, 오프라인 매장은 경험과 체험을 위한 공간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인식을 굳혔다. 집값에도 쿠팡 새벽 배송이 가능한 지역인지가 영향을 줄 정도라고 한다. 


 넷플릭스와 스타벅스를 살린 것도 디지털 전환이었다. 디지털 전환을 이룬 스타벅스가 들어온 곳의 상가 임대료는 다른 곳 보다 훨씬 비싸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근처에 있는 상권이라는 스세권이라는 말도 있다니 부동산 시장까지 스타벅스가 영향력을 행사한다. 


월마트는 텍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 지역에서 드론 배송도 시행 중이다. 로레알, 하기스, 시세이도 역시 디지털 전환 중이며,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기업 K-water(구 수자원공사)도 '디지털 혁신 전략'을 내 걸고 다양한 물 문제를 디지털 전환으로 해결하고 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핸드폰에을 대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되는 태그리스(Tagless) 페이도 확산중이다. 직접 벨을 누를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하차벨을 누르면 된다. 그러나 태그리스앱을 사용하려면 이중으로 돈이 나갈 수 있어서 기존에 사용하던 교통카드 앱을 지워야 한다. 스마트폰을 가방에서 안 꺼내도 된다니 너무 편한 것 같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보험회사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고 상품을 들고나오면 자동 결제가 되는 인공지능 스마트 편의점도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 오픈했다. 셀프서비스 스토어 기술이 적용된 완전 스마트 매장인 이마트 24 코엑스점, 완전 무인 편의점 CU도 전국 4곳에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6년까지 공공서비스 1,500여 종을 통합해서 하나의 아이디로 단 한 번만 로그인하면 모든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그동안 국민이 몰라서 누려야 할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AI가 개인에게 맞춰 정부 혜택을 알려주는 '혜택 알림이' 서비스가 24시간 작동하게 된다. 


OpenAI는 2024년 2월 글자만 입력하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 주는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 소라(SORA)를 선보였다.  생성형 AI는 금융과 보험업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이나 삼성의 공 모양 로봇 볼리(Ballie)는 영화가 현실로 이루어진 느낌이다. 분당에 있는 네이버의 1784사옥에는 배달 로봇 루키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고, 비서봇을 통해 사내 카페와 식당의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하고 주문하거나, 사옥 내 주차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과 애플에서 스마트 링을 출시한다고 한다. 스마트 폰, 스마트 워치, 스마트 링 등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종합의료 서비스인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산되면 원격의료도 가능하고, 뇌졸중 초기 징후를 식별해 더 빠른 치료를 할 수 있게된다. 카카오와 네이버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적극적으로 동참 하고 있다. 


뒷부분에는 걸으면서 돈 버는 캐시워크, 음악 듣고 돈 버는 뮤직앤캐시, 설문조사하고 돈 버는 패널나우, 영단어 공부하며 돈 버는 똑똑보카  같은 유용한 앱들을 소개한다. 검색, 번역, 맞춤법 기능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네이버 스마트 보드는 바로 다운 받아서 애용 중이다. 


나는 가족 호칭을 거의 모르는데 해피 트리 앱으로 어떻게 부르면 좋은지 알게 되었다. 응급의료 정보제공 앱은 야간이나 주말에 진료 가능한 병원과 약국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점점 더 편리해 지고 빨라지는 세상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여유 있게 알짜배기기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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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의 이해 - 처음 만나는 표준/IEC 기반
서효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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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의 목적은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표준화가 잘 이루어진 표준 법이 유지되는 선진국을 살고 있다. 표준을 이해하고 국제표준 문서 작성까지의 여정을 함께 해 보자. 


내 신발 사이즈는 250이다. 이것은 mm를 단위로 한다. 누구나 다 자기 신발 사이즈 정도는 알고 있다. 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을 이 책 <표준의 이해>를 통해 돌아보게 되었다.


만약, 우리에게 표준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옷의 경우만 하더라도 S/M/L 라는 표준 사이즈가 없었다면 전부 입어보거나 눈대중으로 사야 한다. 그런데 사이즈는 M이지만 브랜드마다 크기가 다르면 아주 불편할 것이다. 또, 배추를 절일 때 소금 한 움큼을 넣으라면 그 한 움큼은 손의 크기와 개인의 감에 따라 전부 달라진다. 그래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한데 이것이 표준이다. 


주유소의 주유기는 법정 계량기에 해당한다. 이를 조작하거나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과징금을 부과한다. 가스나 수도 계량기, 전력량계, 저울, 혈압계, 온도계, 체중계 등에 표준이 없다면 과연 이렇게 널리 쓰일 수 있었을까?


동전처럼 동그란 리튬 건전지의 포장은 가위 없이는 떼기 힘들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호기심에 먹는 일이 많아서 일부러 뜯기 어렵게 한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뱉어내게 쓴맛으로 코팅 처리한 건전지도 있다. 리튬 전지가 식도에 걸려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식도에 구멍이 뚫린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기반 '어린이 제품 공통 안전기준'을 만들게 되었다. 표준 이전에 우선시 될 것은 안전이기 때문이다. 


예전엔 정육점에 가면 소고기 한 근만 주세요 했는데, 요즘은 100g당 가격으로 표시한다. 동네 마트까지 갈 것 없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고기를 한 번 검색해 보았다. 정말 전부 100g 단위로 표시가 되어 있다. 고기 먹으러 가면 메뉴판을 확인해 보자. 모든 고기는 100g 당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것이 법정계량단위 표기이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50만 원을 물어야 한다. 아파트도 제곱미터로 표시하고 평의 사용은 금지되었다. 


내가 표준의 편리함을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C 타입 충전기다. 핸드폰은 물론, 무선 이어폰, 헤드폰, 미니 선풍기, 모기 퇴치기, 자동 쉐이커 등 요즘 판매되는 거의 모든 제품이 C 타입으로 충전할 수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8핀은 아이폰만 쓰고 있고 5핀을 쓰는 제품도 가끔 보이긴 하지만 C 타입으로 전 세계 전자제품이 통일되면 매우 편리할 것 같다.


해외여행도 전압이 220볼트가 아닌 곳에 가려면 멀티 콘센트를 사야 하고 불편하다. 전압까지 통일하긴 어려워도 앞으로 국제표준을 적용한 제품이 많아지면 좋겠다. 신호등만 해도 세계 어떤 나라를 가도 빨간불에는 멈추니까 편리하지 않은가? 안 지키는 나라도 있지만 빨간불에는 멈추어야 하는 것은 안다. 


그럼 국제 표준은 어떻게 정할까? 국제 전기기술 위원회(IEC) 및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공통의 합의를 도출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IEC의 국제표준은 IEC 적합성 평가 시스템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와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에서 정의한 기술장벽을 통과시키는 관문의 역할을 한다. 이 책에는 IEC 기반의 항목과 범위를 표로 정리해 놓았다.


항목 TC 62의 범위는 의료 장비,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이다. 62C는 방사선 치료, 핵의학 및 방사선량 측정인데, 4장에 IEC TC62C 업무 경험 사례가 나온다. 특히 방사선 치료 기기의 표준 분야는 한국 같은 신규 국가가 들어가기에는 기존 전문가들의 영향력이 세다.


저자가 진행했던 중성자 포획 치료기(NTC) 표준화 과정도 소개한다. 2022년 3월 1일에 일본이 <중성자 포획 치료 의료 기기에 대한 안전과 필수 성능에 대한 개별 규격>에 관한 국제 표준 신규 제안(62C / 835 /NP)을 제출했고 6월 10일 100%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의료기기처럼 우리의 목숨이 걸려 있는 제품을 안전하게 쓰려면 합리적인 표준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돈과 신용에 견줄만한 것이 표준이다. 전기차 충전기가 회사마다 달라서 그 회사 제품이 설치된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면 아무도 전기차를 타지 않을 것이다. 빠르게 전기차가 보급될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충전기의 규격이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국제표준을 적용한다. 


표준은 기업의 이익은 물론 소비자들의 편리함도 추구한다. 세계 공동의 선을 추구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회사가 표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뒷부분에는 국제 표준안을 제안하는 절차와 표준안 작성법이 실려있다. 국제표준종합지원 시스템에 들어가 기술 작업지침서를 다운로드해 보았는데 한국어로도 전부 번역이 되어있다. 물론 나는 법전을 읽는 느낌이었다. 


선한 의지로 표준에 참여하는 기업과 국가들이 많아져, 전 세계의 표준이 통일되어가면 좋겠다. 대부분 표준 업무는 이해관계보다 과학에 기반한 안전한 방법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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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의 이해 - 처음 만나는 표준/IEC 기반
서효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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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표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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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를 바꾼다는 것 - 트랜스젠더 모델 먼로 버그도프의 목소리
먼로 버그도프 지음, 송섬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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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변한다. 영영 변치 않는 사람은 없다. 어떤 방식으로 건 우리는 모두 트랜지션 한다.  


내게 트랜지션이란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로잡는 것이었다. 트랜지션이란 보이지 않는 것과 실체적인 것을 일치하도록 만드는 자기 발견이고,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일이다. -먼로 버그도프


트랜스젠더 하면 하리수가 생각난다. 남자로 태어났던게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도 너무 예쁘다. 이 책 <젠더를 바꾼다는 것>은 왜 그냥 태어난 성으로 살 수 없었는지, 트랜지션이란 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고 싶어 읽게 되었다. 


하리수도 어릴 때부터 여자아이와 노는 것이 더 편했듯 먼로 버그도프도 여성인 것이 더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감옥같은 학교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수치심과 내가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는 죄책감에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사회가 정한 틀에 억지로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 애썼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우리는 태어날 때 지정되는 성별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가정하는 데 동의하는 걸까?


이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남자와 여자로 태어난대로 구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로는 말한다. 트랜스젠더를 깨닫는 결정적 순간을 겪은 사람도 있으나 보통은 아주 오랫동안 하나씩 떠오른 단서들이 합쳐져 같은 방향을 가리키게 된다고. 내게 가깝고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방향을 향해 중력처럼 이끌렸을 뿐이었다고. 


먼로라는 별명은 윗 입술 왼쪽 피어싱이 마릴린 먼로의 점과 비슷해서 친구가 지어줬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홍보 대행사에 취직했지만 많은 업무와 상사의 무시로 번아웃에 시달리다가 그만둔다. 그 후, 낮에는 아트 갤러리의 접수원으로, 사진작가 조수로 일했고, 식당 예약을 받고, 잡지 일을 했다. 저녁에는 웨스트엔드의 밤 문화 속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찾아갔다.


먼로는 23살에 호르몬 요법을 시작했다. 2011년 어쩌다 보니 모델 일을 하게 되었고, 업계 내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되니 또 다른 모델 일로 이어지곤 했다. 모델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4년 가까이 호르몬을 투여하다가 26살 때 엄마에게 트랜스젠더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엄마는 아들을 잃어렸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행복한 아이를 얻는 거라고 이해시키려 했으나 그 때는 이해받지 못했다. 


우리는 관계에 있어 우리가 파트너로부터 무엇을 바라는지 보다 현 상태에 맞게 스스로를 바꾸기를 택한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를 의식하며 관계를 맺어 간다. 먼로가 진정한 모습으로 살기 전 가장 큰 장애물은 혼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고 한다. 즉, 먼로의 인정 욕구가 뿌리내린 곳은 청소년기 내내 느끼던 고립감이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미워하는 한 타인이 나를 사랑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먼로는 스스로 다름을 받아들인다. 


많은 흑인은 백인이라는 것을 추구해야 할 미적 기준으로 삼도록 길들여졌다. 흑인에겐 매력을 찾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관념들이 먼로의 무의식에 자리 잡았다. 어린 시절 상대방에게 많은 학대와 이용을 당하면서 상대와 연결되지 못하는 관계는 공허할 뿐임을 깨달았다. 스스로 진정으로 찾는 것, 원하는 것은 진정한 연결감이었던 것이다. 


먼로는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게 힘든 게 아니고, 비정상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왜 다름을 싫어할까? 우리는 모두 다 부족한 존재임을 인정하기 싫어서 일까? 트랜스젠더여서 차별받고, 피부 색으로 차별받고.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나이가 많다고 차별받는 이유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지만 서로 너무도 다르다. 바로 옆에 있는 남편과 아이만 해도 이렇게 다르니 말이다.


가족으로 살아가려면 우리 모두 나름대로의 전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는 것, 엄마 아빠가 되는 것, 학생에서 사회인이 되는 것 역시 트랜지션이 아닐까. 먼로는 사회가 트랜스젠더의 트랜지션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시각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다른 전환들은 뚜렷이 보이지 않으니까. 나도 사춘기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엄마가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어른이 되어 가는 트랜지션은 참 행복한 일이다.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보면 얼마나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인종이든 성별이든 다 떠나서 말이다.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시선이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를 위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다면, 작은 개구리 한 마리도 다 나름대로 귀엽고 예쁘다. 우리가 모두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면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트랜지션을 통해 자기 자신이 된다는 건,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아차리는 일이다.(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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