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켕기는 사람들 - 노래에 얽힌 그리움
박노열 지음 / 미문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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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노래였다고 한다. 가사와 멜로디는 삶의 위로와 희망이 되어주었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노래를 통해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 책은 총 4편 41곡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좋아했거나 특히 와닿은 곡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1. 맘 켕기는 날

<맘 켕기는 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노래다. 김소월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진 사실도 몰랐다. 켕긴다는 말은 마음에 걸리다, 찜찜하다, 신경 쓰인다는 말인데, 좀 더 깊은 뜻이 있을 것 같았다. 『맘 켕기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에는 그리움뿐 아니라 마음 한편에 오래 남아 자꾸 생각나는 미안함, 고마움, 아쉬움 같은 마음까지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그리운 사람들이 아니라 이 제목을 택한 게 아닐까?


<과꽃>

나도 좋아했던 곡이라 더 와닿았다. 저자의 어머니는 85세에 돌아가시고, 9남매 중에서 부산에 사는 책을 좋아하는 90세 누나와 저자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북한에 있는 큰 누나 이야기와 형제들 이야기를 들으며, 참 단란한 가족이란 생각을 했다. 나도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고향이 황해도였는데, 이산가족 찾기를 했지만, 결국 아무도 찾지 못했다. 저자의 큰 누나처럼, 엄마에게도 끝내 만나지 못한 가족이 그리우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보리밭

<보리밭>

박화목의 시인 '보리밭' 가사 중에 맨 마지막 "저녁놀 하늘만 눈에 차누나"에서 빈이라고 표기한 책이 있어서 뵌으로 바로잡는다. 사람들이 마지막 가사를 틀리게 부른다는 것. 박화목 시인은 '보이다'를 '뵈다'라고 쓰는데, 여기서도 저녁놀이 '보인'하늘이라는 뜻의 '뵌'이라고 쓴 것이다. 노래와 함께 떠오르는 사람들과 심지어 선생님들 이름까지 기억하는 저자가 놀라웠다.


<소나무>

독일 선교사 안톤 트라우너 신부님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신부님은 매일 많은 편지를 타자로 작성해서 독일 친지들에게 보내 그들의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그는 심지어 자기 집 재산을 다 팔아서 우리나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모두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분이 즐겨 부르셨다는 노래라니 나도 학생 때 배웠던 '오 탄덴바움'을 들어본다. 독일어로 탄덴바움은 전나무.


3. 그 집 앞

<얼굴>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7년간 교편을 잡으며 억울한 학생들 편에 섰던 저자가 너무 멋있었다. 학생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돕게 하자 성적도 월등하게 올랐다고 한다. "나 때문에 학생들이 행복하면 나 또한 행복한 선생이 된다"라는 말에 나까지 행복해졌다. 그때 매일 학생들과 이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에 이런 선생님을 만난 학생들이 부러웠다.


<떠나가는 배>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총재 이야기가 나온다. 하마터면 권력기관이나 정치 세력에 말려 들어갈 뻔했다고 회상하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떠나가는 배'를 부르며 가난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던 세대의 마음도 느껴졌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한국은 경제 규모 세계 10위, 군사력 세계 5위, K-팝, K-뷰티, K-드라마까지, 세계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가 된 게 아닐까?


4. 고향의 봄·오빠 생각

왜 4편의 노래 제목은 나란히 둘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원수·최순애 부부라서 그런 거였다. 부부가 각각 '고향의 봄'과 '오빠 생각'을 쓴 것처럼, 저자 부부 이야기도 아름다웠다. 아내는 집안이 꽤 넉넉했는데 저자와 함께했다. 아들 결혼식 축의금을 한 푼도 안 받고, 명절을 사돈 내외와 함께 보내는 삶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1983년 발생한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이 나온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269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었는데, 저자가 유학 시절 친하게 지낸 이 소령 가족도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마음 아팠다.


저자가 들려주는 교편생활, 아내와의 인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시절 추억들을 따라가다 보니 내 추억도 함께 떠올랐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 미안함, 고마움, 잘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이런 복잡한 마음이 맘 켕기는 거였다. 『맘 켕기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더 와닿았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그렇게 오래도록 맘 켕기는 사람이 한두 명쯤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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